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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들 모여 "4.15 총선 부정선거" 공방 벌인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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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들 모여 "4.15 총선 부정선거" 공방 벌인 국민의힘

황교안 돌발 주장에 하태경 반박하며 설전…당내 주자들 '윤석열 견제'

국민의힘 소속 대선 주자들과 당 지도부가 처음 대면하는 자리에서 때아닌 '4.15 총선 부정선거' 주장이 나와 언쟁이 오갔다.

29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이준석 지도부와 대선 주자들 간 간담회에서, 11명의 주자 중 8번째로 발언 기회를 얻은 황교안 전 대표가 '총선 부정선거'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해 총선 패배 직후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대표직을 자진 사퇴했던 황 전 대표가 그동안 음모론으로 치부됐던 '부정선거' 의혹을 재점화하며 대선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황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꼭 강조드리고 싶다"며 "우리가 이야기하기를 자제했던 부정선거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그 동안 많은 의혹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지난달 28일 첫 번째 재검표 과정에서, 과거에 설(說)로 떠돌던 많은 문제가 발견된 그런 표가 다수 확인됐다"며 "예를 들면 투표용지는 깨끗해야 하는데 대부분 흰색인 투표용지 끝부분이 배춧잎처럼 녹색으로 물든 표가 다수 나왔고, 선거관리관 도장이 너무 심하게 뭉개져 관리관 신원을 확인할 수 없었다", "사전투표지는 롤 형태로 나와서 동그렇게 돼있어야 하는데 모두 다 빳빳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황 전 대표는 "도대체 이 투표용지들이 정체가 무엇이냐 밝혀야 할 것"이라며 "제가 특검을 제안했다. 우리 당에 특검해 달라고 요청했다. 선관위도 대법원도 제대로 하지 않는 이 문제에 관해 논란이 지속되면 피해자는 국민이 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가 이같은 말을 하는 동안, 다른 주자들은 난감한 기색이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자료집으로 시선을 떨궜고, 최재형 전 원장과 안상수 의원은 눈을 감았다. 윤희숙 의원은 황 전 대표 발언 중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하태경 의원은 11명의 모두 발언을 마친 후 추가 발언권을 얻어 황 전 대표에 대해 공개 반박을 하고 나섰다. 하 의원은 "4.15 부정선거 논란이 종결됐다고 생각했는데, 만약 경선 과정에서 논란이 계속되면 우리 당에 안 좋은 논란이 된다. 선거에 불복한다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며 "경선 과정에서 부정선거 논란이 더 안 생길 수 있도록 당에서 공식 입장 발표가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 의원은 "저도 지난 총선 이후로 논란이 많아서 분석·검토했는데, 황 후보의 말씀과 전혀 반대로 (부정선거 주장은) 굉장히 왜곡이 심하고 오해도 많다"라며 "주호영 원내대표 시절에 제가 그 문제의 의혹에 대해 보고서도 작성했다"고 했다.

황 전 대표도 지지 않고 추가 발언권을 요청해 "재검표 현장에서 나온 물건 (즉) 부정선거의 증거물이 될 수 있는 투표용지가 나왔기에 이 점에 관해서는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다시 주장하며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 공문서 위조가 될 수 있다. 뻔히 보이는데 그냥 놔둘 수 없다"고 재반박했다.

황 전 대표는 "과거 여러 의혹에 충분히 공감한다"며 "6월 28일 재검표에서 그런 투표용지가 나왔고, 다음달에 두 번째 재검표가, 9월에 서너 군데 재검표가 더 있다. 이게 모이면 투표지가 정당한지 객관적 팥단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간담회 후 취재진이 때아닌 '부정선거 논쟁'에 대한 입장을 묻자 "후보 간의 이견을 당 지도부에서 '어떤 주장이 옳고 그르다'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면서 "그런 부분이야말로 후보들 간 상호 토론에 아주 좋은 소재가 될 것"이라고 후보들에게 공을 넘겼다.

이 대표는 "부정선거 논란에 대한 제 개인 생각은 국민들이 잘 아시겠지만, 경선이 시작될 무렵에 그런 얘기를 끌어올리는 것은 공정함에 있어 좋은 선택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 당시 출마선언문에서 "총선이 끝나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키웠을 때, 그것이 앞으로 사전투표 불참에 따른 표 손실을 계속 초래할 것은 자명했는데 알면서도 다들 외면했다"며 "그것이 억측이었음을 알면서도 당당하게 맞서고 설득해서 조기에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기보다 '부정선거는 아니라도 부실선거는 있었다'는 나약한 주장을 하면서 음모론자들에게 면죄부와 땔감을 제공했다"고 당내 강경보수 세력을 비난한 바 있다.

간담회에서는 당 밖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견제도 나왔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번 대선은 문재인 후보가 출마를 안 한다. 그 말은, 우리가 '반문', '정권심판'만 가지고 이길 수 없다는 것"이라며 "대선은 과거와 싸우는 게 아니라 미래를 놓고 싸우는 것"이라고 했다.

안상수 전 의원은 "장외에 계신 분이 우리 당 (당협)위원장들을 이미 유인해서 (인선을) 확정해 놓고 바로 그날 치맥 파티다 뭐다 해서 국민 앞에서 회담이라고 희희덕거렸다"며 "당과 이준석 대표, 국민을 능멸하는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김태호 의원도 "계파정치 부활 우려"를 지적하며 "특정 후보 중심으로 이합집산을 하게 되면 경선 이후 오합지졸이 된다"고 가세했다.

홍준표 의원은 "우리 당이 내년에 잘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짤막한 인사말만 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경선 룰은 당에서 정해 주신 그대로 따르겠다"며 "정권교체에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당 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 예비후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후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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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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