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연 세계 첫 전기차 충전시스템 국제 표준 평가기관 뽑혀

한국전기연구원(KERI)이 국제전기차충전협의체 ‘차린'으로부터 세계 처음으로 ‘전기차 글로벌 상호운용 적합성 평가기관’으로 지정됐다.

지정식은 KERI 유동욱 원장 직무대행, 차린 코리아 이민정 이사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29일 연구원에서 열렸다.

안상필 KERI 스마트그리드시험실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내 제조사의 수출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프로세스와 연계해 제도를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첫걸음이 바로 이번 전기차 상호운용 적합성 평가기관 지정이다"고 강조했다.

▲한국전기연구원과 국내외 전기차 관련 업체들이 급속 충전 시 발생하는 오류를 점검하고 있다.ⓒ한국전기연구원

차린은 배터리로 구동되는 모든 종류의 전기차 충전시스템의 국제 표준 개발에 적합한 시험인증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국제 민간 기술협의체다.

현재 현대, 기아, BMW, 폭스바겐, GM 등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전기차 제조 대기업뿐만 아니라 충전기 관련 업체까지 약 216곳 기관이 차린의 핵심 멤버로 참여할 만큼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전기차 급속충전 시장에서는 충전 인프라의 외형적 호환성은 준수되나 통신 그리고 충전 시퀀스 관련 소프트웨어적 호환성 문제로 인해 여러 차례 에러가 발생해 사용자가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전기차 시장에서 다수의 완성차 기업들과 다양한 충전기 기업들이 인프라 구축에 참여하다 보니 제조사별로 표준 해석의 차이가 발생해 급속충전 시 현장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전기차충전협의체 ‘차린'은 전기차 시장이 확대될수록 더욱더 큰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판단해 전기차-충전기 간 상호 운용성을 사전에 점검 가능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국제공인 시험인증 기관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차린'은 3년 4개월간의 준비와 자격 검증을 거쳐 최근 KERI와 독일의 데크라를 세계 처음으로 ‘전기차 상호운용 적합성 평가기관’으로 공동 지정했다.

‘전기차 상호운용 적합성 평가기관’ 선정을 위한 주요 조건으로는 다수의 전기차와 충전기를 동시에 시험할 수 있는 전기, 전력 인프라 구축 여부와 전기차 충전 시스템 시험인증 프로그램 구축 등 국제 표준 개발에 도울 수 있는 전문가 보유를 비롯해 다양한 시험인증 경험, 국제무대 활동 보유다.

KERI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전력을 탑재한 고전압 시험 설비를 기반으로 아시아 최초 차린 전기차 기술분과 팀 리더인 서우현 팀장을 배출하는 등 전문인력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국내외를 대표하는 전기차 대기업, 충전기 제조사들을 한자리에 모아 기술적 문제를 점검하는 ‘국제 테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풍부한 시험인증 경험도 가지고 있어 세계 최초 국제 적합성 평가기관이 될 수 있었다.

이번 KERI의 적합성 평가기관 지정 성과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의미가 대단히 크다. 전기차 완성차, 충전기 관련 국내 제조업체들이 비싼 운송비와 시험료를 내면서 해외 시험기관에 갈 필요가 없이 KERI에서 시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국가 간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국내에 시험인증 기관이 있는지가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을 좌우하는 등 체감효과가 더욱 크다.

KERI 스마트그리드시험실에 따르면 전기차 1개 모델 기준 물류비, 시험료, 출장비 등을 포함한 약 1억4000만 원 비용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충전기 제조사는 1개 모델 기준 약 1억 원의 비용 절감과 약 2개월의 제작기간 단축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안상필 KERI 스마트그리드시험실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내 제조사의 수출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프로세스와 연계해 제도를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첫걸음이 바로 이번 전기차 상호운용 적합성 평가기관 지정이다"고 전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앞으로 전기차 내 인증서를 통한 자동결재 기술, 전력망 연계 충·방전 기술 등 다양한 전기차 충전 신기술에 대한 현장 이슈의 확보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험인증 범위를 지속해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오는 10월께 아시아를 대표로 차린과 국내외 제조사들이 함께하는 ‘2021 국제 전기차 테스티벌’을 열어 전기차 급속충전 관련 국제 표준을 선도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