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두고 서울시와 세월호 유가족 간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서울시는 기억공간 철거를 통보했고, 유가족들은 이에 반대하며 지난주부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오전 7시20분께 김혁 서울시 총무과장은 세월호 기억공간을 방문해 유가족들에게 철거 협조공문을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이 만남을 거부하며 공문 전달은 불발에 그쳤다.
서울시는 유가족과 대화를 이어나가겠지만 "세월호 기억공간을 다른 장소로 이전 설치하거나 광화문 광장 조성 공사 후 추가 설치하는 것은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철거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이후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을 계속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현재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오랜 기간 지연된 광화문 조성공사를 조속히 마무리해 시민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해선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 일대 부지도 8월 초 공사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에 설치돼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이 철거된다고 해도 세월호의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은 결코 잊지 않겠다"며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 일정이 예정대로 추진돼 조속히 시민 모두의 광장으로 재탄생 할 수 있도록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 철거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세월호 관련 단체들은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막기 위해 노숙농성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서울시가 세월호 기억공간 관련해서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 이후 어떻게 할지에 대한 협의나 대안 없이 일방적으로 철거를 강행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철거를 중단하고 재설치 계획 등을 권고해달라며 지난 24일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구제 신청을 내기도 했다.
앞서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재조성 공사를 앞두고 지난 5일 유족 측에 세월호 기억공간에 대한 철거를 통보했다. 4·16연대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측은 "세월호 가족들과 시민들의 기억, 추모의 공간이며 국가의 책무를 묻는 역사적 장소인 기억공간 강제철거를 반대한다"며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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