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지지자 집회에서 미국인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유세를 갖고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자신의 성과로 자랑하면서 최근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면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바이든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백신은 어떤가? 내가 백신을 생각해냈다. 전문가들은 3년에서 5년이 걸린다고 했다"며 "(백신이) 세계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놀라울 만큼 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바이든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대통령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국민들이 그렇게 (백신을 접종)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은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문제를 오히려 바이든 탓으로 돌리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들이 백신 미접종자들을 중심으로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보다 오히려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무책임한 발언이다.
파우치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NIAID) 소장은 25일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파우치 소장은 최근 델타 변이 확산에 대해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팬데믹"이라며 "미국인의 50%가 아직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문제"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23일 기준 백신 접종 횟수는 53만7000여 건으로 최고치였던 4월 13일 338만 건과 비교해 84% 급감했다. 2차 접종까지 마친 완전 백신 접종률이 50%를 넘기지 못한 주는 50개주 가운데 30개주에 달했다.
백신 접종률이 감소하면서 확진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23일 기준 일주일 평균 신규 확진자는 4만9300여 명으로 한달 전보다 300% 이상 증가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