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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의 근대문화유산 옛 군청사 허물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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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의 근대문화유산 옛 군청사 허물어야 하나

거제시 이달 설계 공모 추진 … 보존방안 찾아야

거제시가 공모사업으로 추진 중인 고현동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에 제동이 걸렸다.

거제시는 현 고현동사무소를 허물어 지하 2층·지상 4층·연면적 6900제곱미터의 복합커뮤니센터를 지을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23일 밝혔다.

시는 신축 건물의 지하 1·2층은 주차장으로, 지상 1층은 공원으로 조성해 지역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 층은 주민센터와 노인복지센터, 주민생활센터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고현동사무소. ⓒ거제시

시는 올해 공공건축 심의와 실시설계 관련 행정절차를 거쳐 빠르면 내년 하반기 첫 삽을 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 문제를 풀어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1956년 준공된 석조건물인 현 고현동사무소 건물이 근대문화재로서의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거제군청으로 사용됐던 이 건물은 'ㄷ'자형 평면을 가진 1층 규모의 화강석 조적조 건물로 정면 중앙에 박공지붕의 돌출 현관 캐노피와 세로로 긴 창의 상·하인방식 내쌓기, 외벽상부 상중 돌출 코니스 등이 특징적이다.

지난 2007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회의록에는 ‘건립당시 규모만을 등록문화재로 등록시키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록돼있다.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차후 신청사가 건립되면 본 건물은 신현읍의 역사자료전시실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거제시는 이 건물의 문화재적 가치와 거제군 청사로 사용된 상징성을 고려 건물을 허무는 대신 지상 1층에 옛 청사의 역사를 남길 수 있는 청사미니어처를 제작·전시할 계획이지만 반대여론은 꺾이지 않고 있다.

▲ 지역 주민들이 당시 화강석 등 건축자재를 조달하고 직접 시공에 참여해 시공하는 모습. ⓒ거제시

전직 신현읍장 모임인 현성회는 “문화재적 가치가 높고 지역 근현대사의 상징인 신현읍 청사를 폐기하듯 허물 대상이 아니라 근대 지역공동체의 역사를 대변하는 지역의 대표적 건물로 보존해야 할 자산이다. 역사적으로 보전되는 (거제시의)정의로운 결정을 염원한다”고 밝혔다.

고현동 신청사 건립은 지난 2010년 전부터 추진된 현안으로 거제시가 공모를 통해 어렵게 국비까지 확보한 사업이다.

거제시는 “청사의 문화재적 가치와 역사성을 감안해 보존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지만 그럴 경우 건물의 효용성이 떨어지고 사업비 또한 크게 증가해 철거가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거제시의회 최양희 의원은 “보존가치가 있는 근대문화재를 누려야 하는 우리 후손들의 문화재 공유권리를 현재 살고 있는 우리가 그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편의를 위해 문화재는 훼손되거나 없애버리면 되 돌릴 수 없으며 그 가치는 176억(고현동청사 신축사업비)보다 더할 것” 이라며 현 청사를 보존하면서 신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근현대문화유산을 버리고 주차장을 넓힐 것인가”를 되묻고 있다. 주차장 건물면적 800제곱미터 만큼 줄이고 현 청사의 벽면을 활용한 건축설계를 한다면 근대와 현대가 함께 어우러지는 멋진 고현동 청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차장 140대를 줄이고 문화유산인 고현동 현 청사를 보존할 것인지 아니면 허물 것인지 거제시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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