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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한 번에 최대 9개월간 자동 예찰 해충 포획장치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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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한 번에 최대 9개월간 자동 예찰 해충 포획장치 개발

해충 예찰도 '무인 자동화'…인력·시간·비용 절감 기대

▲자동 해충 예찰 포획장치 '오토롤트랩' ⓒ농촌진흥청

최근 온난화로 병해충 발생이 늘어나면서 피해 예방을 위한 예찰이 더욱 중요해진 가운데 해충 예찰에 들어가는 인력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치가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은 제주대, 산업체와 공동으로 농업 현장에서 문제가 되는 해충을 별도의 인력 투입 없이 장기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자동 해충 예찰 포획장치(오토롤트랩)'를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우리나라에는 2000년 이전까지 약 50여 종의 병해충이 외국으로부터 유입됐다. 2000년대에는 미국선녀벌레, 갈색매미충 등의 해충이 들어왔다. 이에 해충 발생량과 시기를 감시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예찰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사람이 직접 주기적으로 현장에서 트랩(포획장치)을 교체하는 현재의 예찰 방법은 인력과 비용이 많이 들고, 해충 발생 즉시 대응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원격 예찰장치가 연구․상품화되고 있지만, 이 또한 특정 해충만 예찰할 수 있고 트랩 교체나 청소를 위해서는 자주 현장을 방문해야만 한다.

이번에 개발한 '오토롤트랩'은 로봇 트랩으로, 기기 스스로 트랩을 교체해 주기적으로 현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원격 예찰이 가능하다.

오토롤트랩에 장착하는 롤형 점착트랩은 동그랗게 말린 형태로 끈끈한 면(점착면)을 바깥에 노출해 해충을 포획한다.

점착면은 사용자가 정한 시간에 회수되고 깨끗한 점착면으로 자동 교체된다.

장치에는 40회 분의 롤형 점착트랩을 내장할 수 있어 주 1회 조사한다면 280일, 약 9개월간 교체 작업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내부에 달린 고해상도 카메라는 점착면이 회수되는 순간 잡힌 해충의 사진을 수집한다. 크기가 1.5~2㎜ 수준인 총채벌레와 진딧물, 5㎜~4㎝에 이르는 나방류까지 대부분 해충의 또렷한 사진을 확보할 수 있다.

오토롤트랩 내부 카메라에 찍힌 사진은 자체 기억장치(메모리)에 저장되고 엘티이(LTE) 통신으로 서버로 전송된다. 사용자는 휴대전화와 피시(PC)로 해당 장치의 특정일 사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장치는 사용 환경과 목적에 따라 크기가 작은 해충용 트랩, 페로몬 같은 유인제를 이용하는 트랩, 빛을 이용하는 트랩 등으로 형태 변환이 가능해 다양한 농업 해충을 예찰할 수 있다.

연구진이 올해 4~6월 제주도 3개 지역에서 오토롤트랩의 원격 예찰 성능을 분석한 결과, 사방이 열린 구조인 오토롤트랩은 기존 트랩보다 유인력은 2배 더 높았고, 3일마다 사진을 수집함으로써 기존 트랩(7일 간격 현장 방문)보다 정밀 예찰이 가능했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기술과 관련해 5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이 중 4건이 등록됐다.

오토롤트랩을 활용한다면, 연구자나 농가가 현장에 자주 방문하지 않아도 돼 기존 페로몬트랩을 이용해 주 1회 조사하는 것보다 10년 사용 시 1년에 86만5000 원을 절감, 해충 예찰에 드는 비용을 연간 60%가량 아낄 것으로 예상된다.

대량 생산한다면 기기 비용은 이보다 더 줄어들 수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김동환 소장은 "미래에는 병해충 부분에서 농업인의 애로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충 예찰을 자동화하고 방제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오토롤트랩 개발은 해충 예찰의 무인 자동화, 그 첫 단추를 끼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며 "기존에 접근이 쉽지 않은 섬이나 오지에서도 해충을 무인 원격 예찰할 수 있어 디지털 농업 농가는 물론, 광역 해충 감시망 등에도 활용이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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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부성

전북취재본부 송부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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