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국적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불러온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장면을 찍은 10대 흑인 소녀의 삼촌이 경찰차에 치여 숨졌다.
플로이드의 사망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공유한 다넬라 프레이저는 6일(현지시간) 삼촌이 강도 용의자를 추격하고 있던 미니애폴리스 경찰차가 일으킨 차량 충돌 사고로 죽었다고 밝혔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7일 보도했다.
프레이저의 삼촌 르넬 러몬트 프레이저(40)는 차에 타고 가다가 미니애폴리스 경찰차에 들이받혔다. 당시 경찰은 강도 용의자를 잡기 위해 이 도시 북부에서 고속 추격전을 벌이고 있었으며, 르넬은 경찰이 추적하던 대상이 아니었다.
르넬은 6일 새벽 차를 몰고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던 도중에 이런 참변을 당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2시 30분께 강도 및 차량 절도 용의자가 탄 도난 차량을 추적하고 있었다. 경찰이 이 차량을 세워 심문하려 했으나 차량은 도주했고 이어 주거 지역에서 8개 블록에 걸친 추격전이 벌어졌다.
그러다가 교차로에서 순찰차가 르넬이 몰고 있던 차량을 들이받는 등 3중 충돌 사고가 벌어졌다.
르넬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프레이저는 페이스북에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내 삼촌을 죽였다…또 다른 흑인이 경찰 손에 목숨을 잃었다!"면서 "미니애폴리스 경찰이 우리 가족 전부에게 큰 상실을 안겼다…오늘은 비탄과 슬픔으로 가득 찬 날이었다"라고 썼다.
이 교차로에는 신호등이 설치돼 있었지만 경찰은 당시 누가 신호를 위반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또 순찰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이 지장이 없는 부상만 입고 퇴원했다. 교통사고에 얽히지 않은 강도 용의자는 도주했다.
미네소타주(州)는 이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당시 사고를 일으킨 순찰차가 경찰 규정을 지켰는지, 비상등과 사이렌을 켜고 추적을 하고 있었는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주 공공안전국은 조사 결과를 검찰에 제출해 살펴보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프레이저는 "삼촌이 죽은 장소에 가서 아름다운 꽃과 촛불을 놨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그가 되돌아올 수는 없다"며 "경찰이 사람을 죽이며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밝혔다.
프레이저는 2019년 5월 미니애폴리스의 한 편의점 앞에서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의 무릎에 목이 짓눌린 채 "숨 쉴 수 없다"고 거푸 호소하는 플로이드의 마지막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이 사건을 전 세계에 알렸다.
쇼빈은 지난달 25일 법원으로부터 2급 살인 등의 혐의로 22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프레이저는 지난달 퓰리처상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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