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카고 남부의 총기 폭력이 악화 일로를 걷는 가운데 생후 1개월 된 아기가 머리에 총격을 받는 일까지 벌어졌다.
2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찰 발표에 따르면 전날 밤 8시15분께 시카고 남부의 흑인 다수 거주지 잉글우드에서 생후 1개월 된 아기와 15세 소년 등 모두 7명이 총에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토대로 "용의자 3명이 짙은색 지프에서 내려 주류상점 인근에 모여있던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 뒤 다시 차를 타고 도주했다"고 밝혔다.
한 목격자는 "느닷없이 총격이 시작돼 사람들이 급히 흩어졌고 일부는 길가에 주차돼있던 자동차 뒤로 몸을 숨겼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며, 아직 체포된 사람은 없다.
이번 사건에서 총을 맞은 아기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2일 오전 수술을 받고 인공 호흡 장치를 제거했으며, 나머지 부상자들도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기의 삼촌인 지역사회 운동가 찰스 맥켄지는 "누가 갓난 아기의 머리에 총을 쏘았나. 매일 거리로 나와 총기폭력 중단을 호소해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며 절망감을 표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시카고에서 지난 1일 하루에만 32명이 총에 맞아 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시카고 abc방송은 경찰 통계를 인용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시카고에서 최소 172명의 어린이가 총에 맞아 25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어린이가 전체 총격 피해자의 약 9%, 사망자의 약 8%를 차지한다.
일부 주민들은 "로리 라이트풋 시장(58·민주)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실정이 시카고 총기폭력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어린이 총격 피해에 대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데이비드 브라운 시카고 경찰청장은 독립기념일 연휴를 맞아 우범 지역에 경찰 병력을 추가 배치하고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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