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급격한 확산세를 보이자, 정부가 방역 상황을 보고 언제든 거리두기 기준을 상향 조치하겠다며 위기의식 공유를 당부했다.
2일 김부겸 국무총리(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는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전체 확진자 중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흘 연속 80%를 넘고 있고, 전파력이 강한 델타 바이러스 감염의 90%가 수도권에서 나오고 있다"며 "활동량이 많은 젊은층에서 확진자가 늘고 있는 것도 우려된다"며 현 수도권 감염 확산 상황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전체 확진자의 40%가량이 20~30대였다.
김 총리는 "수도권에서 코로나19 확산세를 끊는 일이 시급하다"며 "수도권 지자체가 합심해 현행 거리두기 체계를 일주일 연장했으나, 최근 한 주 확진자 수로만 보면, 수도권은 이미 새로운 거리두기 3단계 기준을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현 상황 대처를 위해 "정부는 지자체와 긴밀히 협의해 언제라도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하는 한편, 현장에서 실효성을 갖는 방역조치를 추가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각 지자체에도 "권한과 책임을 갖고 지역별 방역 상황에 따라 적극 대응"해 달라며 "유행 상황에 따라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집합금지와 운영제한, 검사 확대 등 지역별 조치를 탄력적으로 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도권 주민에게는 이달 들어 완화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와 관계없이 "당분간 실내와 실외를 막론하고 마스크를 꼭 써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김 총리는 전했다.
김 총리는 델타 바이러스가 확산함에 따라 다시금 세계의 코로나19 방역 전선에 새로운 상황이 발생했다며 경각심을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총리는 "영국은 방역 조치 완화 이후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하루 확진자가 2만8000명에 이르게 됐고,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었던 이스라엘도 다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으며, 접종 속도가 빠른 미국도 델타 변이를 최대 위협으로 보고 있다"며 "느슨해진 경각심과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 속도가 빠른 미국에서도 최근 일주일간 다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6월 둘째 주 하루 평균 감염자는 1만1428명이었으나, 셋째 주에는 1만2609명으로 약 10%가량 증가했다.
미국은 그 원인으로 델타 변이 확산을 꼽고 있다. 델타 변이 확산세가 빨라지면서, 델타 변이는 수주 내에 미국 내 우점종인 알파 변이를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총리는 민주노총 지도부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3일 여의도 일대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날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집회 금지를 통고한 만큼, 당일 조합원과 경찰 측의 충돌 가능성도 있다.
김 총리는 이와 관련해 "수도권의 대규모 집회는 확산하는 코로나19 불길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행동"이라며 "민주노총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이번 집회를 철회하는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김 총리는 민주노총이 집회를 강행할 경우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 함께 예고 없이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을 찾아 위원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건물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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