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대선 경선 일정이 다가오고 있다. 현재 9명의 후보가 나선 상황이다. 그 중에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있다. “도와주는 국회의원이 1명 있다”고 말하는 그는 “줄세우기 방식”의 경선이 과거지향적인 ‘구태’라고 규정한다. 모든 유권자를 직접 대면하기 어려운 시대의 구습이라는 거다. 지금은 온라인으로 직접 유권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럼에도 인지도는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정치권에서 강원도는 변방이다. 전국 인구의 3% 수준이 강원도민 인구다. 최 지사의 ‘온라인 캠페인’은 어떤 것일까.
MBC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사회부 ‘민완기자’로 불렸던 최문순 지사는 황우석 사태 때 MBC 사장을 지냈고, 당시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을 보도한 MBC에 대한 비난이 거셀 때 뚝심으로 버텨냈다. 이후 2008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로 나선 엄기영 전 MBC 앵커에 맞설 인물로 ‘차출’된다. 그리고 ‘거물급’ 후보 엄기영을 제치는 이변을 만들었다. 이후 강원도지사를 내리 3선했다.
최 지사는 다음 대선의 시대정신을 ‘불평등, 불공정, 빈부격차’ 해소라고 규정했다. 문재인 정부도 이를 해소하는데 실패했다고 단언했다. 여권이든 야권이든 모든 후보가 분배 정책 중 ‘복지’에 집중할 때 자신은 ‘취직’을 말하겠다고 했다. 취직은 일자리와 다르다. 최 지사는 ‘일자리 만들기는 허상’이라며 “실업자를 취직시켜 노동분배를 개선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그가 내놓은 브랜드는 ‘취직사회책임제’이다. ‘일자리보장제’라는 용어보다 ‘취직’이라는, 조금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시중의 언어를 사용했다.
대권 도전을 천명한 ‘강원도 감자’ 최문순 지사를 22일 <프레시안> 사무실에서 만났다. 인터뷰는 박세열 편집국장이 진행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편집자
"110만명 모든 청년실업자 취직시키겠다...취직사회책임제, 이미 나는 하고 있다"
프레시안 : 대권에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 ‘대통령이 돼 어떻게 대한민국을 만들어보겠다’하는 비전은 무엇인가.
최문순 : 지금 대선 후보들이 여러 정책을 발표하고 있는데 제가 볼 때 시대정신을 정확하게 규정하고 그에 맞는 정책을 내놓는 분이 없다. 청년들이 우리 당에 분노하기 시작한 지가 오래됐는데 그것의 원인이 무엇인지, 해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금 한국사회의 불공정, 불평등, 빈부격차 문제를 다음 대통령이 해결해야 하는 것, 그것이 시대정신이라고 본다.
빈부 격차, 불평등의 원인은 ‘분배’의 문제다. 분배는 두 가지가 있다. 1차 분배와 2차 분배다. 1차 분배는 노동소득, 월급이다. 즉 취직의 문제다. 그 다음 2차분배는 복지의 문제다. 그런다 다른 후보들은 모두 ‘2차 분배’ 복지나 기본소득 이런 부분만 이야기 한다. 하지만 복지는 빈부격차를 해결하는 수단이 아니다. 노동분배가 중요하다. 노동소득을 높여야만 근본적으로 빈부격차가 완화될 수 있다. 임금소득을 높이는 쪽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나섰다.
프레시안 : 시대정신으로 불평등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노동소득을 늘리는 방식의 분배를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최문순의 정책 브랜드는 무엇인가.
최문순 : 외국에 ‘일자리 보장제’가 있다. 잡 개런티(job guarantee)라고 한다. 저는 이보다 더 강한 표현으로 청년 입장에서 ‘취직 사회 책임제’라고 이름을 붙였다. 미국에서는 민주당 경선에 나섰던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가 ‘잡스 포 올’(jobs for all)이라고 한 슬로건이 있다. 그것과 비슷하다. 좌파 정책으로 ‘잡스 포 올’이 있고, 우파 정책으로 ‘기본소득’이 있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 여기(한국) 들어와서 막 뒤섞다. 뿐만아니라, 기본소득 등이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이 아닌데 우리당의 주요 정책처럼 됐다. 이렇게 가면 우리가 정권을 잡아도 또 실패한다.
이 논의를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나섰다. 한국 사회는 신자유주의 구조가 관철돼 있다. 1997년(IMF구제금융 사태) 이후로 주주 자본주의, 승자독식, 무한경쟁이 자리잡은 이 구조를 뜯어고쳐야 한다.
프레시안 : '우리가 정권을 잡아도 또 실패한다'고 표현했는데, 현 정부가 공정이나 평등의 문제에서 실패했다고 보는가.
최문순 : 해소를 못 했다. 문재인 정부뿐 아니라 1997년 이후 모든 정권이 신자유주의적 구조를 내면화 해 왔다. 정도에 따라 이명박 정부같은 경우는 더 심화시키기도 했다. 저는 이것을 신자유주의라는 거대한 사기극이라 평가한다. 문재인 정부도 그것을 교정하는 데 실패했다. 더 과감하게 했어야 했다. 소득주도성장도 최저임금 올리는 정도에 그쳤다. 그런데 그것 가지고 되는 게 아니다.
나라의 구조 전체를 ‘고용국가’로 바꿔야 한다. 고용중심국가다. 지금은 ‘이윤 중심 국가’가 됐다. 이윤 중심 국가는 ‘영업 이익’ 중심 국가다. 그런데 영업이익이 늘면 고용은 줄어든다.
프레시안 : 취직사회책임제가 최문순의 브랜드인가.
최문순 : 그렇다. 강원도에서 이미 하고 있다. 2011년에 강원도는 취업률이 전국 최저였다. 지금은 5~6위, 중위권으로 올라갔고 올해 더 올라갔다. 강원도에서 제가 한 정책은 기업이 한 사람을 채용하면 월급 중 100만 원을 도에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기업과 지방정부가 ‘취업책임’을 같이 지는 것이다. 단순한 정책이지만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 정책이다. 저희가 처음에 1만 명 정도를 예상하고 예산을 편성했는데 1만7000명이 신청했다. 기업은 기업대로 좋고 취준생은 취준생대로 좋고. 반응이 아주 폭발적이다.
프레시안 : 이것도 직접적인 일종의 현금지원이다.
최문순 : 그렇다. 중요한 것은 이게 ‘당사자 우선주의’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나라는 일자리에 예산을 어마어마하게 쓰고 있다. 그런데 당사자 우선주의가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일자리는 창출되지 않는다.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도 일종의 사기라고 생각한다.
당사자 우선주의가 필요하다. 여기서 당사자는 기업과 취업을 하려는 사람이다. 이 두 주체를 국가가 돕는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다. 그것이 즉시 효과가 있고 예산도 적게 든다. 지금 대한민국에 실업자가 110만 명이다. 청년들이 그중 절반이다. 110만 명에게 당사자 우선주의로 ‘취업 책임제’를 시행하면 13조 원이 든다. 이번에 재난지원금을 준다는데 그게 15조 원이다. 재난지원금 주는 대신 취직사회책임제를 하면 우리나라 실업자 전체를 다 취직시킬 수 있다.
프레시안 : 정치권에서 ‘다음 대선의 핫 이슈’로 대부분 ‘기본소득’을 꼽는데 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최문순 : 말도 안 되는 정책이다. 기본적으로 우파의 정책이다. 기본소득으로는 빈부격차 해소하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 기본소득을 연 50만 원 준다고 하면 월 4만 원이다. 월 4만 원 가지고 무슨 빈부격차 해소한다는 건가. 기본소득으로 마트에서 소비하면 그 돈은 마트 본사로 간다. 그리고 기본소득을 얘기할 때 사람들이 예를 들어 로봇이 발달하는 사례를 든다. 로봇이 발전하면 일자리가 줄어드니까. 노동은 로봇이 하게 하고 로봇세를 걷어 기본소득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나는 무엇보다도 그런 논리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본다. 로봇에 세금을 매겨 줄어드는 일자리를 벌충하자는 것은 신자유주의 사기극 2탄이라고 본다. 로봇에 세금을 매긴다는 건 알고리즘에 세금을 매긴다는 것인데, 알고리즘에 세금을 매길 수 없다. 사기극이다.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도 일자리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 그냥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일자리라는 건 돈벌이의 수단이 아니고 자아실현의 수단이며 인간에게는 자부심이고 자기표현이고 존엄의 표현이다. 단순하게 봐서는 안 된다.
프레시안 : 현재 정부 지지율이 위태위태하다. 지난 4월 재보선에도 여당이 참패했다. 재보선 패배 이야기를 하면 당내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을 이야기 안할 수 없다.
최문순 : 너무나 잘못한 일이다. 저희로썬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제일 아픈 부분이다. 제가 크게 충격적을 받은 게 춘천에 ‘민주당은 성추행 당’이라는 현수막이 붙었다. 참 그게, 쳐다볼 수가 없었다. 변명을 할 수 없다. 변명하는 태도로는 안 된다. 저는 (박원순, 오거돈 성비위) 사건 발생 후의 (당의) 태도가 매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말하기 힘들 정도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누구도 무슨 이런저런 핑계를 대선 안 되는 일이다.
프레시안 : 경선 연기에 관한 입장은 어떤가.
최문순 : 어느 쪽이든 결정이 되면 따라야 한다. 다만 저는 공식 의결기구인 당무위원회에 올려야 한다고 본다. 당무위에서 경선 연기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도록 당헌 당규에 그렇게 돼 있다. 경선 후보 등록을 23일부터 해야 한다. 행정적으로 이미 경선 일정이 딜레이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11월에 후보가 나온다. 우리는 9월에 후보가 나온다. 코로나로 인해 경선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이걸 몇 달 늦추자는 게 입장이다.
프레시안 : 경선 연기 문제 외에도 경선 방식과 관련해서도 쟁점이 있을 것 같은데.
최문순 : 그렇다. 일단 토론방식이다. 지금 후보가 9명인데, 주루룩 앉혀놓고 토론하면 전부 1등만 공격한다. 옛날에 많이 보던 방식이다. 시청자들 입장에서 변별력이 생길 수 없다. 그렇게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대일로 하든지 그룹별로 하든지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테면 3-3-3 방식으로 세 명씩 조를 짜서 토론을 하는 방식도 있다.
프레시안 : 너무 오래 걸리지 않나.
최문순 :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 경선 방식을 두고도 저는 당 지도부에 ‘쟁점을 전부 한꺼번에 올려서 일괄 타결해 룰을 만들자’고 강조하고 있다. 경선 방식 관련해 그때 그때 갈등이 생기면 봉합하고 또 봉합하고 하는 방식으로 하지 말고, 쟁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모두 올려서 일괄타결하면 (후보들 간에도) 서로 간에 양보할 게 생길 수 있다.
"시대정신에 대한 절실함이 없다. 정치권이 '귀족화'되고 있다"
프레시안 : 현재 야당 지지율은 오르고 있고 ‘이준석 현상’같은 말도 회자되는데, 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의 지지도가 흔들리고 있다고 보나.
최문순 : 불평등, 불공정, 빈부격차를 해소하라고 입법권력과 행정권력 다 몰아줬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권력을 받았는데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데다, 집값은 상승하고 결과적으로 (민심에) 역행하는 쪽으로 갔다. ‘내로남불’로 많이 요약되는데, 그 밑바탕에는 결국 빈부격차가 있다고 본다. 계층이동을 할 수 없는 젊은이들의 고통이다. 젊은이들에게 ‘하나의 단어로 정부에 원하는 걸 말해보라’고 하면 취직이다. 취직이 돼야 결혼도 하고 집도 사고 차도 사고 교육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취직이 핵심인데, 자꾸 (다른 정치인들이) 딴짓들을 하고 있다. 현재 정치권은 실력이 없는 것이다. 시대정신에 대한 절실함이 없다. 저는 귀족화라고 표현한다.
이렇게 보자. 우리 당이 지난 대선 총선에서 입법권력, 행정권력에서 압승한 이유는 20대 청년들이 70% 이상의 지지율로 밀어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재보선에서는 거꾸로 됐다. 20~30대가 돌아섰다는 말이다. 계속 지지해 줬는데 본인들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이준석 현상이 벌어졌다. 이준석 현상을 정확히 읽지 못하면 다음 대선에서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프레시안 : 이준석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
최문순 : 이준석 현상은 20대들의 좌절의 상징이다. 2007년도에 <88만 원 세대>라는 책이 나왔다. 당시 20대들이 받는 사회적 임금을 상징한 숫자다. 그리고 2011년에 ‘삼포세대’라는 말이 나왔다. 취업,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는 거다. 그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대였다. 그 20대의 상징이 바로 이준석 대표다. 노동소득, 임금의 부족, 불안정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본다. 복잡하면 안된다. 지금부터 20~30대들을 전원 취직시켜야 하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 취직하고 결혼하고 하는 일들이 안되면 그들이 속한 가족 모두가 부담이 되고 힘들어지게 된다.
저는 스웨덴의 정책을 참고하고 있다. 우리는 예산을 국가적 단위로 결정한다. 일자리 예산 얼마, 저출산 예산 얼마 등. 저출산 예산으로 작년에 47조를 썼다. 스웨덴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개인 단위, 가족 단위, 가정 단위로 예산을 편성한다. 강원도에서는 예산 편성을 당사자 우선주의로 했다. 아기를 낳으려는 부모에게 돈이 가야지, 저출산 예산 수십조 해봐야 안된다. 우리 도는 취직 사회책임제로 100만 원을 지원하고, 아기 한 명을 낳으면 그 가정에 40만 원을 지원한다. 이건 ‘육아사회책임제‘라고 부른다. 강원도 출산율이 세종시 다음으로 높다. 세종시는 특수한 경우니까 전국에서 제일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대학 무상 등록금 제도가 있다. 강원도립대학이 2014년도부터 대학 무상등록금을 시행하고 있다. 강원도가 전국에서 제일 돈 없는 지자체인데도 이걸 직접 하고 있는데 왜 국가가 이걸 못하느냐.
프레시안 : 이준석 대표가 가진 철학이라는 게 공정한 경쟁이다. 공정해야 한다는 말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저는 경쟁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보다 공동체가 중심이 돼야 한다. 스웨덴 복지국가의 슬로건이 가족국가, 가정국가다. 국가 공동체 자체가 ‘가족’, ‘가정’처럼 서로 보호한다는 뜻이다. 국가는 집이나 가정이라는 컨셉이다. 가족끼리는 경쟁을 안 한다.
"윤석열은 민주주의 파괴자...이재명은 지금이라도 기본소득 약속 파기하길"
프레시안 : 야당 후보들이나 다른 경쟁자들에 대해 묻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어떻게 보나.
최문순 : 거짓 정의의 사도다. 그러니까 조국 전 장관은 ‘불공정한 악마’, 윤석열 전 총장은 ‘정의의 사도’로 프레임을 가져가는데, 악마를 때려잡은 정의의 사도라는 ‘동화적 프레임’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사실 윤석열 전 총장은 대선에 나와선 안 되는 사람이다. 조국 장관이 못마땅하니까, 자기가 조국이 장관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을 할 수는 있다. 이건 정치 행위다. 그렇다면 대통령에게 이건 안 된다 얘기하든지, 기자회견을 하든지, 국회에서 얘기하든지 해야 했다. 근데 자기 뜻이 관철 안 되니까 수사를 했다. 정치를 수사로 가져간 것이다. 정치를 사법화하고 사법을 정치화했다. 이건 민주주의에 대한 큰 파괴행위다. 민주주의를 파괴한 당사자가 대선에 나서면 안된다.
최재형 감사원장도 마찬가지다. 감사원장 자리에 있으면서 정치 행위를 한다. 두 사람이 가졌던, 가진 자리는 정치적 독립성, 중립성을 보장하고 권력으로부터 영향 받지 않게 하려고 임기를 보장해 놓았다. 그런데 그걸 가지고 정치행위를 했다. 그 두 사람은 나올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다음 불공정 문제에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불공정 행위를 한 삶으로 규정지었다. 조국이 더 나쁜 사람이 됐다. 사실은 국가권력, 검찰권, 감사 권력을 정치에 이용한 게 훨씬 더 나쁜 행위다. 군인들이 무력을 정치에 이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제가 도지사로서 도의 예산, 도의 인력을 제 대선 행보에 쓰면 안 되지 않나. 저는 여기 오면서도 휴가 내고 왔다. 차도 공적인 차 안 타고 사적인 차를 타고 왔다. 모든 비용도 마찬가지다. 당적을 가진 제가 그렇게 엄격하게 구분하는데 그 사람들은 국가권력을 가지고 정치를 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는 셈이다.
프레시안 : 지금 여당 내에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어떻게 보나.
최문순 : 저는 이재명 지사가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소득을 내놓는 것을 보고 ‘이건 큰일났다’ 싶었다. 마치 기본소득이 우리 당의 대표공약처럼 됐는데, 아까 언급한대로 완전히 초점이 어긋난, 본질에서 어긋난 것이다. 그래서 걱정이 많이 된다. 지금이라도 이재명 지사가 기본소득 약속을 파기해줬으면 한다. 이재명 지사 자신을 위해서도.
"내가 세가 없다? 줄세우기 방식 경선은 구태...이미 시대는 '온라인 시대'"
프레시안 :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길 수 있다고 보나.
최문순 : 저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국민의힘은 지금 이준석 대표가 있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나오든 최재형 감사원장이 나오든 ‘신자유주의 정당’이고 이념 자체가 ‘가정 중심’, ‘개인 중심’이 아니라 ‘국가주의’적 정당이다. 과거에 머물러있는 사고 체계를 갖고 있는 정당이다. 우리가 이길 가능성이 분명히 있지, 여기에서 지금 말하는 20~30대의 좌절을 극복해내는 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지게 될 수 있다.
프레시안 : 그런 안을 만들 수 있는 자신이 있나.
최문순 : 제가 말한 정책들은 공약이 아니고 강원도에서 이미 성공한 정책들이다. 지금 우리가 공약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다. 반값 등록금처럼, 약속을 해놓고 안 하고 있는 게 문제다. 그래서 신뢰가 없다. 돈이 없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바로 할수 있는 결정을 못 내리고 실행을 못하기 때문이다. 행동과 신뢰의 문제다. (정부와 여당이) 좁쌀 정책으로 좁쌀을 굴리니까 안 되는 거다. 나는 ‘실행하는 대선 후보’가 될 것이다.
프레시안 : 현실적으로 최문순 지사는 대선주자로써 인지도가 많이 낮다. 그걸 극복하는 방법이 있나.
최문순 : 지금 6등 정도 하는 것 같다.(웃음) 컷오프는 통과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앞서 말한 ‘신자유주의적 흐름으로 가는 이 사회를 누군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나섰다.
프레시안 : 어떤 방법들을 생각하고 있나. 과거 최문순 지사는 선거 캠페인이 유쾌하고 재미난 것으로 유명했지 않나.
최문순 : 재미있고 '꼰대'스럽지 않은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 여러 영상을 만들고 있는데 히트를 못 치고 있다. 하지만 계속 다른 걸 준비하고 있다. 비대면 시대에 어울리는 방식으로, 젊은 분들이 좋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프레시안 : 도와주는 의원들, 사람들이 좀 있는가.
최문순 : 이제는 '줄 세우기 방식'의 경선이 아니어야 한다. 그런 방식으로 안 하려고 한다. 과거에는 국회의원이 있고 그 지역의 도의원이 있고 그 밑에 군의원, 이런 식으로 피라미드 방식으로 밑으로 찍어 누르면서 당내 경선을 했다.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지지를 확보하느냐 해서 그런 식으로 줄을 세웠다. 나는 그 방식을 깨보고 싶다. 제가 강원도에 정치 기반을 두고 있는데 강원도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 정도다. 줄 세우기 방식으로는 내가 이길 수 없다. 그런 방식으로 해서는 안 되는 시대도 됐다. 구태의연한 방식이다.
캠페인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해보려고 한다. 직접 국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게 온라인이다. 과거처럼 피라미드 조직을 만들어 퍼져나가게 하는 그런 방법 대신 온라인이나 유튜브 등 직접 소통이 가능한 기술적 기반이 마련됐다,
프레시안 : 가족들은 대선 경선 출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최문순 : 가족들이 대선 출마를 결사 반대한다.(웃음) 우리 딸도 그렇다.
프레시안 : 예전에 따님이 강원도지사 선거땐 홍보도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왜?
최문순 : 우리나라 정치가 험악하지 않나. 험하니까 싫어한다. (아빠가) 상처 입을까 봐.(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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