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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배틀’과 ‘발탁’ 그 차이, 靑 청년비서관 과정의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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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배틀’과 ‘발탁’ 그 차이, 靑 청년비서관 과정의 아쉬움

청와대가 25세 청년비서관을 전격 발탁 임명했다. 많은 국민들이 놀랐다. 일단 나이와 형식의 파격이 놀라움을 안겼다. 그러나 형식의 파격은 높이 살 수 있어도 그 과정의 내용이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청와대의 청년비서관 임명은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해오던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기조에 맞느냐 하는 점이다. 박 청년비서관이 청와대에서 낙점할 만큼 훌륭한 청년 정치인일수는 있다. 그가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에게 발탁되어 청년최고위원을 수행할 만큼 정치적인 감각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박 청년비서관이 민주당 내에서 당직을 맡은 것 외 사회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다. 청와대에서 청년들의 의견과 생각을 전달하는데 있어 나이가 어린 것은 전혀 문제가 안 된다. 그러나 다양한 삶을 마주하는 2030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경험과 도전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다.

특히나 박성민 청년비서관은 전국의 수많은 입시생들과 같이 대학입학시험에 도전 한 것 말고는 스스로의 삶에 어떤 도전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청와대가 박 비서관을 임명한 배경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정치적 반향에 대한 맞불의 성격이 강한 것이라면 이는 더욱 더 임명 과정에서 심혈을 기울였어야 한다.

청년비서관이 굳이 사회에서 꼭 성공을 해야만 청년들을 대표해 정치할 자격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정당 밖에서 어떤 도전도 경험도 해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일상에 부딪치고 깨지는 수많은 2030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많은 국민들이 알다시피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유력대권주자였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총선에 맞붙을 정도로 깨지면서도 도전하고 부딪히며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어져왔다.

그리고 내로라하는 야당의 유력정치인들과 당당하게 겨뤄서 당원과 국민들의 선택으로 대표에 선출되었다. 스스로 도전하여 실력으로 30대 ‘0선’ 제1야당 대표가 된 것이다. 그렇게 실력으로 당 대표 자리에까지 오른 모습이 2030 청년들에게 ‘아 우리도 도전하면 뭔가 할 수 있구나’ 하는 성취감의 도전정신을 심어주면서 동시에 ‘고생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청년정신을 보여준 것이다.

그런 청년정신으로 대변되는 이준석 대표를 의식하여 청년비서관을 발탁했겠지만 이번 청년비서관 발탁은 ‘도전과 배틀’을 통한 사다리 오르기가 아닌 ‘발탁’ 이라는 파격에 의한 임명이기에 오히려 박성민 청년비서관에 대한 2030 청년세대의 반감과 역풍이 우려된다.

박성민 청년비서관 임명이 과연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하던 ‘평등한 기회 속에서 공정한 과정’을 거친 발탁이었을까. 차라리 청와대가 ‘2030 세대 중에서 배틀을 통해 청년비서관을 선발 하겠다’고 공개경쟁의 과정을 거쳤다면 어땠을까?

직전 청년비서관이던 김광진 전 비서관은 전남 순천에서 부친의 가업을 돕다가 민주당이 처음으로 도입한 공개경쟁 과정을 통해 전국의 청년정치인들과 실력을 겨뤄 1등으로 민주당 청년비례대표 10번을 받아 국회의원이 되었다.

그렇게 청년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된 김 전 비서관은 국회에서도 ‘60년 만에 군 수통’을 바꾸고 ‘노크귀순’의 구멍 뚫린 군 기강해이를 들춰내어 두각을 나타내었으며 ‘군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낸 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초대 청년비서관직을 역임했다.

이는 김광진 전 비서관의 도전정신이 함의된 행보였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에서 김 전 비서관을 가장 젊은 정무비서관으로 임명했을 때 그 신선한 파격에 대해 긍정적 여론이 높았다. 그러나 이번 박성민 청년비서관 발탁은 국민들과 2030 세대들로부터 격려와 지지가 아닌 ‘묘한 배신감’과 ‘공정이 무너지는 좌절감’을 맛보게 한다.

우리 사회에서 진짜 다양한 분야의 청년들을 만나보면 말도 못할 고생, 도전, 성취와 실패의 경험을 가진 2030들이 넘친다. 취업을 위해 발도 제대로 편히 뻗지 못하는 고시원에서 땀 뻘뻘 흘리는 2030들. 전세 구할 엄두가 안 나서 결혼을 미루는 2030들과 박성민 비서관이 공감대 형성이 될까.

그래서 이번 청와대의 청년비서관 임명은 아쉽다. 지금 이 시간에도 각자의 전장에서 각자의 몫만큼 치열하게 살아가는 2030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을지 걱정된다. 그러나 박 비서관은 이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을 받았으니 2030들이 살아가는 치열한 현장에서 청년들을 만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1996년생 박성민 신임 청년비서관이 부디 청년다운 정신으로 청년의 아픔을 제대로 보고 이해하길 바란다. 청년들 삶의 어느 부분을 어루만지고 헤아리고 가려운 곳을 긁어줘야 하는지 청와대 안이 아닌 치열한 청년들의 삶의 현장에서 보고 느끼고 전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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