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에서 '대선 경선 연기론'을 두고 논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선 연기는 "실제로 (나에게) 유리하다"면서도 "하지만 당에 대한 신뢰는 그 이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대선 경선 연기론을 다루는 민주당 의총을 하루 앞둔 21일 <한겨레>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지사는 "내가 경선 연기를 수용하면 포용력 있다, 대범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실제로 그게 더 유리하다"라며 "하지만 당은 어떻게 되겠느냐. 원칙과 규칙을 지켜야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경선을 미루면 판도가 흔들려서 내게 불리해질 거다? 그렇게 생각 안 한다"며 "9월에 하는 거랑 11월에 하는 거랑 국민 생각이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원칙을 깨고 비례 위성 정당을 만든 것, 당헌 당규를 고쳐 지난 4월 재보선에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 공천을 한 것 등을 언급하며 "우리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석고대죄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을 욕해 놓고 본인들이 위성정당 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말하지 않았나. '원칙 없는 승리보다 원칙 있는 패배를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진짜 이긴다. 그런데 우리는 원칙 없는 이익을 추구했다"고 했다.
이 지사는 당헌 당규를 고쳐 재보선 후보를 낸 것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만든 당헌·당규 아닌가. 한 번도 안 지켰다. 그러면 국민들이 어떻게 우리를 신뢰하나"라며 "나는 보궐선거 때 민주당이 선택을 안 받은 게 아니라 아주 큰 '제재'를 당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지사는 "개인 간에도 약속하고 안 지키면 이행을 강제당하고 위반하면 제재를 당한다. 그런데도 정치는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이 지사는 이어 "이렇게 두 가지 일이 벌어졌는데 다시 세 번째로 (당헌 당규를 고쳐 경선 일정을 변경하는 식의) 원칙과 약속을 어기는 일은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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