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한 성김 미 대북특별대표가 대화와 대결 모두 준비돼있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북한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성김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대화와 대결 모두에 준비돼 있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을 주목한다"며 "김 위원장이 대화를 언급한 것은 우리가 곧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제안한 만남에 대해 여전히 답을 기다리고 있다"며 북미 간 접촉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성김 대표는 "우리(한미)는 외교 및 대화의 방식을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한다는 데 강한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며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규덕 본부장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미국의) 대북 정책에 대한 첫 번째 반응이었다"며 "한국 정부는 한미 간 협의와 조정을 통해 북한과 조속한 대화 재개를 위한 필요한 역할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가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서로 강화되는 구조를 복원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 본부장은 지난 5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18년 판문점 선언 및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의 합의에 기초해 북한과 대화를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동안 한미 간 공조가 완벽하게 유지돼왔다고 평가했다.
성김 대표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대화를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향후 북미 간 접촉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 2월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으며 지난 5월에도 대북 정책을 북측에 전달하는 등 대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성김 대표가 이번 방한을 통해 판문점을 방문, 북한과 접촉을 가지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1차 북미 정상회담 직전인 지난 2018년 5월 말 성김 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판문점에서 실무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와 관련,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 이후 판문점에 방문할 예정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성김 대표는 대답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성김 대표는 뒤이어 열린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협의에서도 북한과 대화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동맹국들의 안보 증진을 위한 실질적인 진전을 추구하면서, 북한이 전제조건 없이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우리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북한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계속 이행할 것"이라며 "모든 유엔 회원국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에게 북한이 국제사회에 가하는 위협을 해결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혀 대북 제재 및 중국의 역할에 대해 상기하기도 했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현지 시각) ABC방송 <디스 위크>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흥미로운 신호"라며 "우리에게 어떤 종류의 더 직접적인 의사소통을 후속적으로 취하는지 지켜보기 위해 기다릴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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