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는 2002년 창립 이후 노예 같았던 화물노동자의 삶을 바꿔내고 물류산업의 당당한 주체로 우뚝 서기 위해 쉼 없이 투쟁해왔다. 안전운임제 쟁취, 화물운수사업법 개정, 일부 품목에 대한 산재보험 적용은 화물노동자의 투쟁으로 쟁취한 값진 변화다. 그러나 화물노동자를 착취하여 이윤을 남기려는 자본의 욕심은 여전하고, 수많은 화물노동자가 낮은 운임, 빈번한 사고, 화주와 운수업체의 갑질, 구시대적인 지입제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이에 화물연대는 화물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법‧제도 개선과 이를 위한 국회와 정부의 역할을 요구하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다.
화물노동자들은 낮은 운임으로 인해 장시간노동, 과적, 과속을 강요받고 있다. 잠도 자지 못하고 하루 13시간씩 일해도 할부금 빼고 경유비 빼면 손에 잡히는 건 한달 생활비도 채 되지 않는 열악한 운임. 화물노동자들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덜 자고, 더 오래 일하고, 더 많이 싣고, 더 빨리 달려야만 했다. 낮은 운임은 화물노동자에게 도로 위의 시한폭탄이 될 것을 강요했다. 그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다름 아닌 화물노동자다.
화물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위험 운행을 강요하는 낮은 운임을 해결하기 위해 투쟁 끝에 안전운임제를 도입했지만, 자본과 보수 세력의 농간으로 반쪽짜리 제도에 그쳤다. 안전운임이 두 개 품목에 한정되고 3년 일몰법안으로 도입되었기 때문이다. 제도 시행 2년차인 지금, 안전운임을 적용하는 품목에서 졸음운전 감소, 과적 및 과속 감속 등의 안전 증진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품목제한과 일몰제로 인해 제도의 효과가 일부에만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우리는 안전운임제가 안정적으로 시행되며 그 효과가 전 화물운송시장에 확대될 수 있도록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전차종 ‧ 전품목 확대를 요구한다.
화물노동자들은 위험한 노동조건 속에서 죽음을 넘나들며 매일 가까스로 살아남고 있다. 지난 5월, 또 한 명의 화물노동자가 우리 곁을 떠났다. 공장에서 하차를 위해 컨테이너 문을 열던 화물노동자는, 떨어지는 적재물에 깔려 운명을 달리했다. 1년 새 10명의 노동자가 상하차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운행 중 도로에서 일하다 사망한 화물노동자까지 포함하면 떠나보낸 화물노동자가 몇 명인지 셀 수조차 없다.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안전장비 없이 화물노동자에게 강요되는 상하차 업무, 자본의 비용절감 과정에서 줄어든 안전장비와 관리 인력 등 그간 알면서도 방치했던 위험 요인들을 바꿔나가야 한다. 또한 화주와 운수사업자가 산재사고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지고 이를 개선해나가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에 우리는 화물노동자에게 산재보험을 전면 적용할 것을 요구한다.
화물노동자들은 지입제로 발목이 묶인 채 운수업체의 갑질과 화물운송시장의 불공정한 관행에 시달리고 있다. 매년 수 백 명의 화물노동자들이 번호판 사기로 퇴직금을 잃고 내몰리고 있다. 운송업무는 수행하지 않으면서 지입료만 수취하는 지입 전문 회사들은 화물운송에는 기여하지 않으면서 다단계를 심화시키고 운송비용을 증가시켜 화물운송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화물노동자들은 지입제에 발목이 잡힌 채 운송업체의 사기에 알면서도 당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화물운송시장의 투명하고 건강한 발전을 위해 지입제 폐지를 요구한다.
이상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화물연대는 6월 18일 경고파업을 시작으로 화물노동자의 권리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총력 투쟁에 돌입할 것을 선언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이 경고파업 지침을 발표한다.
하나. 화물연대 전체조합원은 6월 18일 00시부터 경고파업에 돌입한다.
둘. 화물연대 전체조합원은 각 지역본부별 정해진 시간에 지역본부별 거점에 집결한다.
셋. 화물연대 전체조합원은 개별적인 행동과 투쟁을 일체 하지 않으며, 화물연대 지도부의 지침에 따라 행동한다.
넷. 화물연대 전체조합원은 자신과 전체 화물노동자, 국민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화물연대는 화물노동자의 권리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가장 선봉에서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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