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송영길, 화기애애한 첫 만남…"밥 사겠다"

"억까말자" 공감대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첫 만남을 가졌다. 이 대표는 "정치 선배에게 식사 한 번 모시겠다"고 했고, 송 대표는 "여야정 협의체 진행에 힘을 모으자"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취임 인사차 송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덕담이 오갔다.

송 대표는 먼저 "(이 대표의 당선은) 단순히 30대 젊은 대표라는 것을 넘어 내용과 스토리가 있다"며 운을 뗐다. 이어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입장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입장을 소신있게 밝힌 것을 언급하며 "합리적 보수에 새 희망이 보인다고 느꼈다"고 치켜세웠다.

송 대표는 또 "나경원 전 후보와의 TV토론에서 '억까'(억지로 까기) 하지 말자는 말에 100% 동의한다"며 "저도 정치를 하면 말을 많이 하게 되는데, 본 취지를 악의적으로 해석해 억지로 까는 소모적 정치를 이제 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야당이다보니 여당을 지적할 수밖에 없지만, 제가 대통령께 약속드렸듯이, 국가 위기 앞에서 저희가 '억까'를 하려 하면 국민들의 냉정한 평가가 뒤따를 것이라는 걸 다 알고 있다"며 "최대한 여야 간 협치 모델을 잘 구축하는 데 서로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번에 저희 두 대표가 선출되어 앞으로는 양당 간 교류가 다른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는 국민 기대가 많다"고 했다. 이어 "송 대표님은 저보다 연배도 위고 앞으로 배울 점도 많은 정치 선배"라며 "제가 기회가 된다면 식사를 한 번 모시고, 값싸게 송 대표의 정치적 경륜과 경험을 배울 기회를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송 대표는 웃으며 "정치권에서는 현역이 밥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고, 이 대표 역시 웃으며 "이렇게 제안하고 얻어먹는다. 그런 허심탄회한 자리를 많이 만들어가면서 진심을 교환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송 대표는 또 본인이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에 대해 "여야정협의체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받아들인다는 것을 듣고 저도 기분이 좋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끝나고 오면 초청을 할 텐데 여야정협의체의 내용을 내실있게 만들어서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이준석(오른쪽)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를 예방,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