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수술실 CCTV 설치 유보' 입장을 밝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엘리트 기득권'을 대변해온 국민의힘 모습과 달라진 게 없어 실망스럽다"고 비판한 가운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이 6월 임시국회의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지사는 지난 15일 페이스북에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우리 당 윤호중 원내대표 질의에 이 대표가 의료 행위가 소극적이 될 것이라며 '사회적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유보 입장을 밝혔다"며 "이 대표의 당선으로 '할 일은 하는' 정치를 기대해온 시민들 바람과 동떨어진 실망스러운 답변이다. 엘리트 기득권을 대변해왔던 국민의힘의 기존 모습과 달라진 게 없다"고 직격했다.
이 지사는 "(수술실 CCTV 설치법은) 국민 80% 이상이 압도적으로 동의하시는 법안이자 오랜 기간 토론의 과정을 거친 사안"이라면서 "수술실의 의료행위는 단 한 번의 사고로 국민 생명이 좌우될 수 있는 문제다. 국민께서는 그 단 한 번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국가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면 의료 행위가 소극적이 될 거라는 (이 대표의) 주장도 이해하기 어렵다"며 "'차량에 블랙박스가 있다고 소극 운전하느냐'는 인터넷 커뮤니티 글의 일침이 바로 국민들의 시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린이집 CCTV가 소극 보육을 유발하지 않는 것처럼 수술실 CCTV는 오히려 양심적이고 불법 저지르지 않는 대다수 의료진들에 대한 국민 신뢰를 높이고 극소수의 불법 의료나 성추행 등으로부터 국민을 지켜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도 '수술실 CCTV 설치 유보' 입장을 밝힌 이 대표를 비판했다.
노웅래 의원은 "CCTV가 있어서 행동이 소극적이 되는 것은 정당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사람, 즉 범죄자뿐"이라며 이 대표를 향해 "애매한 말장난 대신 기득권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청년의 패기를 보여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강병원 의원은 "'과속 감시 CCTV 때문에, 다른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 때문에, 운전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말처럼 황당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 의료진 요구로 모든 응급실에 CCTV가 설치돼 있다"며 "이 대표 논리대로면 응급실에 설치된 CCTV는 응급실 의료진의 소극적 의료 행위를 부른다. (따라서) 주장의 앞뒤가 안 맞다"고 했다.
김남국 의원은 "'따릉이' 타고 다니면서 이미지 좋은 정치만 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수술실 CCTV 설치 법안에 대해서는 국민의 편이 아니라 기득권의 편에 서서 반대한다면 그런 청년정치가 무슨 소용이겠냐"라며 "이 대표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서 통과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현근택 전 대변인은 이 지사의 직격을 되받아친 이 대표에 대해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할 때는 상대방의 주장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며 "이 지사는 '극소수의 불법의료나 성추행 등으로부터 국민을 지켜줄 것입니다'라고 했"는데, "이 대표는 이를 '불법의료나 성추행을 묵인하자는 거냐'로 해석"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이 대표는 "'테러방지법'에 반대한 민주당에게 "그러면 테러를 옹호하는 거냐"라고 말하는 것이 바보 같은 공격인 것처럼 '수술실 CCTV 문제'에 신중하자는 입장에 "불법의료나 성추행을 묵인하자는 거냐"로 받아친다면 이건 정치의 희화화"라면서 "민주당은 언제까지 선악을 조장해서 '여론조사 정치'할 거냐"고 되받아쳤다.
한편, 민주당은 수술실 CCTV 설치법을 6월 임시국회 내에 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국회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23일 법안소위를 열고, CCTV를 수술실 내부와 외부 가운데 어디에 설치할지 등 관련 사항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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