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치는 원칙과 약속 지켜야" 경선 연기론 일축

개헌론에는 "지금 개헌에 에너지 쏟아야 하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일각이 요구하는 대선 경선 연기론에 대해 "정치는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신뢰는 원칙과 약속을 지키는 데서 나온다"고 일축했다.

이 지사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의견이야 다양하게 있을 수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눈높이, 국민들의 기대치라는 것을 한 번 생각해주셨으면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정세균 전 총리, 최문순 강원도지사 등 여당 내 대선 주자들이 직접 나서 경선 연기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치적 행동은 개인의 일이 아니고, 국민의 일을 대신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제나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들 의사를 존중하고 특히 원칙과 상식에 부합하게 하는 것이 신뢰와 지지를 획득하는 길"이라고 거듭 선을 그었다.

이 지사는 또 정세균, 이낙연 전 총리 등이 개헌을 제안한 데 대해서도 시급하지 않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는 "여야 합의가 쉽지 않고 무산될 가능성이 높은 그 일에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가"라며, "방역, 민생으로 국민이 고통받고 있고 이 문제에 에너지를 집중해도 쉽지 않은 판"이라고 밝혔다.

그는 "분권형 중임제, 인권 강화, 지방 분권 강화라는 방향의 개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문제는 우리가 역량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필요한 일 중 가능성이 높은 일들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정책은 '어떤 건 옳고 어떤 건 그르다'는 진리의 문제가 아니고 결국 선택과 가치 판단의 영역이 있다"며 "다양한 문제 제기, 토론을 통해 완결적 정책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 지도부가 부동산 관련 의혹 의원 12명에 대해 탈당 조치를 결정한 데 대해선 "고뇌에 찬 결단으로,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안타깝지만 대상자들은 대승적 차원에서 수용했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고위공직자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해서는 "고위 공직자는 꼭 필요한 것 말고로 추가적으로 가질 경우 고위직으로 승진시키지 말거나 고위직으로 임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책 결정에 영향 미치는 사람이 불필요한 부동산을 추가로 갖고 있는 건 앞으로 가격이 오른다는 확실한 증거"라며 "증거를 목격한 투자자들이 정부가 집값 잡는다는 메시지를 액면 그대로 믿고 수용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