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중 외교장관 통화 이후 공개한 발표문에서 미국 주도의 대(對)중국 압박 정책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비난하며, 한국의 동조를 요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10일 중국 외교부는 전날인 9일 오후 9시에 이뤄진 한중 외교장관 통화 이후 공개한 발표문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냉전적 사고로 가득 차 집단 대결을 부추기고 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아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왕 부장은 "중한은 우호적인 이웃이자 전략적 파트너로서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며 정치적 공감대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또 정의용 장관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한다고 했다며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민감함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식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같은 내용은 한국 측의 발표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양측이 이견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10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통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평소의 생각을 솔직히 이야기하는 좋은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양측의 발표 문안이 다른 것에 대해 이 당국자는 "발표 문안은 합의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중국 측 발표문 내용에 대해 "중국이 최근에 해왔던 입장을 반복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흐름이 만들어질 것을 예상하고 우리가 먼저 중국에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통화를 요청한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이 당국자는 "G7 회의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가 주최국도 아니니까 그럴 필요도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통화는 우리 측이 희망해서 한 것인데, 지난 4월 3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 이후 후속조치와 한중 문화교류의 해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과 중국 모두 우리의 중요한 외교 파트너"라며 "중요 외교 관계나 상호 관심 사항이 있을때 서로 소통하고 그 결과에 대해 통보하고 하는 행위는 어느 쪽에서나 있던 것이고 있을 수 있는 외교적 소통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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