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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경주 안강 A고교 '무너진 교권'...교사들 "할 수 있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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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경주 안강 A고교 '무너진 교권'...교사들 "할 수 있는 게 없다"

일부 학생들 교사 앞에 두고 책상에 발 걸치고 수업, 교실에선 버젓이 흡연까지 ‘충격’

시민단체 “너무 충격적이다. 이 정도 일 줄은...”

기간제 교사 “입이 있지만 말 못해...”

시민들 “무너진 교권 다시 살려야...”

경북 경주 안강 A고등학교가 최근 학교폭력 논란을 시작으로, 그동안 감춰졌던 충격적인 내용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특히 '무너진 교권'의 참담함에 지역에선 분노의 목소리까지 확산하고 있다.

먼저 <프레시안>은 지난 5월 21일 ‘경주 안강 A고등학교 학교폭력 논란..기능부 내의 실력 차이로 갈등 증폭’이란 제목으로 안강 A고교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경주 안강 A고등학교 한 학생이 교사가 바로 앞에서 수업을 진행 중임에도 버젓이 컴퓨터 모니터 앞 책상에 발을 올려 놓고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을 본 시민단체 관계자는 "현실이 맞느냐...충격을 금치 못하겠다"고 했다. ⓒ독자제보

A고교의 학교폭력 논란은 기능부를 중심으로 학부모들까지 가세해 학생 간 고소가 이어지고, 피해를 호소하며 고소를 진행한 피해자가 성추행 가해자로 신고를 당하고, 제3자 개입설을 비롯해 절차상 이해할 수 없는 논란까지 복잡하게 얽혀져 있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추가 취재를 통해 A고교가 왜 이렇게 논란이 끊임없이 일고 있는지 확인 할 수 있었다.

특히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의 도를 넘은 행동은 A고교의 교권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이러한 현실은 계속된 제보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제보내용에는 한 학생이 전자담배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버젓이 교실에서 흡연을 하는가 하면 또 다른 학생은 교사와 함께 수업을 하는 상황에서 책상에 다리를 올려놓고 수업을 받는 등 충격적인 장면이 담겼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부 학생의 학부모가 수시로 학교를 찾아와 교사들을 앞에 두고 자신의 분노와 감정을 서슴없이 표출하고, 학교 운영에 대해서도 도를 넘어 개입하는 등 여러 정황들이 쏟아졌다.

또한 일부 학부모가 특정학생을 지속적으로 비방한 내용도 사실임이 확인됐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어떠한 해결책도 내지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듯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었다.

논란이 계속 확산하고 있음에도 교사들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사실 밝히기를 꺼려했다. 일부 학부모의 압박 등 또 다른 논란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학교 교사들이 일부 몰지각한 학생들과 학부모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인신공격을 받아도 보호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학교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기간제 교사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했다.

여기에 방패막이가 되어야 할 학교장까지 입을 다물어 버리면 그 누구도 대응할 수 없이 일방적으로 당해야 하는 것이다.

결국 이것이 현재 안강 A고교가 겪고 있는 현실이었다.

일부 교육 관계자는 “퇴임(학교장)이 몇 달 남지 않은 상황에서 누가 이런 논란이 일어나길 바라겠는가?”, “교사 앞에서 책상에 다리를 올리고, 교실에서 흡연을 하고 이런 현실에서 교권이 설 자리가 있겠는가?”라고 토로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주 안강 A고교에서 한 학생이 교실에서 전자담배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흡연을 하고 있다. ⓒ독자제보

시민공익연대 관계자는 “무너진 교권에 대해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우리 아이는 착하다’, ‘우리 아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다’라는 일부 부모들의 일방적인 입장과 교사들에 대한 도 넘는 폭언, 인격모독 등 이는 오히려 교권을 무너뜨리고, 학생들을 더욱 엇나가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안강 A고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사들이 보호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학교에 절실히 필요한 것 같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일부 학생들과 학부모 등 그릇된 행동에 대해 상부기관에서 단호한 대처가 뒤따르도록 요청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북도의회 교육위원인 C도의원 또한 “안강 A고교 문제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며 “시민단체와 함께 자료를 공유하고 교권붕괴에 대한 문제점을 확인한 뒤 강력한 조치가 뒤따르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실제 교권이 심각한 수준으로 추락한 것이 현실이다. 가장 큰 원인은 교육감 등 일부가 선출직이다 보니 표를 의식하는데 있다. 안강 A고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사들의 교권만큼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그래야 교육의 미래가 바로 선다”고 재차 강조했다.

끝으로 한 기간제 교사는 “‘유구무언’이다. 생업이 달려있다. 내가 현실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침묵을 지키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무너진 교권’...지역에서도 “경주 안강 A고교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교육현장에서 교사들의 권리가 일부 몰지각한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인해 바닥으로 떨어지는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편 지역민들 사이에선 “교사가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 받을 수 있는 학교가 돼야 한다”, “교육부는 심각한 교권붕괴 현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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