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지방 순회를 하던 중 길거리에서 20대 남성에게 뺨을 맞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오후 프랑스 남동부 드롬 주의 작은 마을 탱레흐미타주에서 이러한 봉변을 당했다고 프랑스앵포 라디오, 일간 르파리지앵 등이 전했다.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마크롱 대통령은 경호 차원에서 설치해놓은 울타리 건너편에 모여있는 군중을 향해 다가갔고, "고맙다"고 말하면서 맨 앞줄에 있는 남성의 왼팔을 잡았다.
그 순간 이 남성은 프랑스 왕정시대로 회귀를 꿈꾸는 우익세력의 구호 "생드니 만세"와 "마크롱주의 타도"를 외치면서 오른손으로 마크롱 대통령의 얼굴을 가격했다.
워낙 순식간에 발생한 일이라 경호원이 제지하지 못했다. 경찰은 마크롱 대통령을 때린 남성(28)과 현장에 함께있던 남성(28)을 체포해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나서 마크롱 대통령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을 항상 추구해왔다"며 "그것이 내가 바라는 바"라고 말했다고 AFP, AP 통신이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어떤 사람을 분노를 표출하기도 하고, 혼란을 야기하기도 하는데 그것이 정당하다면 우리는 계속 응대하겠지만 어리석음과 폭력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일간 르도피네와 인터뷰에서는 자신을 때린 남성 옆에 있던 사람들과 계속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며 "나는 여태껏 계속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아무것도 나를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하원에 출석한 장 카스텍스 총리는 "정치 지도자, 특히 프랑스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을 겨냥한 것은 민주주의를 겨냥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참을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며 "국가 원수에게 나라 전체가 연대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재선 도전이 유력한 마크롱 대통령과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경쟁해야 하는 정치인들도 좌, 우를 가리지 않고 마크롱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냈다.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나는 마크롱의 가장 치명적인 경쟁자이지만 대통령을 공격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급진 좌파로 분류되는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 대표는 트위터에 "어떤 의견 차이도 물리적 공격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우파 진영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그자비에 베르트랑 오드프랑스 광역주의회 의장도 "정치적 이견으로 폭력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며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이번 사건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직격탄을 맞은 국가의 "맥박"을 측정하겠다며 지난 2일부터 6주 동안 일주일에 두 번씩 프랑스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차기 대선 출마 의지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이번 지방순회를 사실상 대선 캠페인의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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