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 한 달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이달 초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소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미국과 남한 등을 상대로 한 대외적인 메시지는 없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5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차 정치국 회의가 6월 4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를 사회하셨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지난 5월 7일 군인가족 예술소조원과 기념 촬영을 했다는 보도 이후 29일 만이다. 한 달 만에 다시 나타난 김 위원장은 대외적인 메시지 없이 '2021년도 당과 국가의 주요정책집행실태를 중간총화하고 경제사업과 인민생활에서 절실한 현안들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추가적인 국가적대책을 수립하기 위하여' 전원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조성된 불리한 주·객관적 조건과 환경으로 하여 국가 사업의 순조로운 발전은 많은 도전과 제약을 받고 있으나 당 제8차 대회가 비상히 격상시킨 전당과 전민의 사상적 열의와 자력갱생의 투쟁 기풍에 의해 계획한 많은 사업들이 전망성 있게 촉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하고 상반년도 국가사업 전반 실태를 정확히 총화하여 편향적인 문제들을 제때에 바로잡기 위한 추가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회의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북한은 통상 1년에 한 차례 전원회의를 개최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지난 1, 2월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전원회의를 예정하고 있다. 이에 올해 8차 당 대회에 이어 전원회의 때 결정했던 경제 분야를 비롯한 북한 내부의 여러 목표가 원만하게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지난 2월 2차 전원회의에서는 북한 내부에서 경제 분야와 관련한 '허풍'과 '보신주의'에 대한 강한 질책이 있었다. 또 당시 8차 당 대회에서 임명된 김두일 경제부장을 한 달 만에 오수용으로 교체하는 등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이에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경제 목표 달성 경과를 점검하고 내부 기강을 다잡는 한편 인사 문제도 거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월 8차 당 대회 당시 개정한 규약에서 제1비서를 총비서의 대리인으로 신설한 만큼, 공석일 가능성이 높은 제1비서가 발표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자리가 김 위원장의 후계자를 염두에 두고 마련한 것이라면, 이후 후계 구도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는 시기에 제1비서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이와 관련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지난 5월 21일(현지 시각)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 이후 성김 주 인도네시아 대사가 대북 특별 대표로 임명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대외적 환경에 일정 부분 변화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관련한 메시지가 발표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북한이 현재 내부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유의미한 대외 메시지를 발표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예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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