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수백명을 태우고 울릉도에서 포항으로 운항 중이던 여객선 가까이 포탄 4발이 떨어져 해군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사고 당시 사격구역안에 민간 어선 1척도 있었던 걸로 <프레시안> 취재 결과 확인됐다.
방위사업청은 포탄 오발 사고와 관련해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립해양조사원이 해양안전정보시스템에 항행경보를 고지했고, 동시에 공문으로 한국선주협회, 포항해양경찰처등 78개 기관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격전 민간선박 2척(여객선)이 사격구역 인근에 있음을 확인하고 선박자동식별장치 신호를 송신한 한 여객선과 통신해 항로 변경을 요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날 사격구역안에는 사격 사실을 모른 채 이동 중이던 여객선 2척 외에 민간 어선 1척이 어구 활동을 하고 있었던 걸로 알려져 사격전 도로나 다름없는 민간여객선 항로에 대공포를 쏘면서도 해당 구역 ‘안전 유무’ 확인도 없이 사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해군은 지난 1일 오후 2시 30분께 울릉도 인근 해상에서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2800톤급 군함에서 협력업체 54명, 기품원 1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군인수평가단 22명을 현장에 보내 이날 포격 시험을 함께 참관했다. 이후 시험 과정에서 포탄 4발이 승객 319명이 탄 2척의 여객선 코앞에 포탄이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해역을 운항한 여객선사 관계자는 “우리는 선박에 탑재된 레이다로 신원미상의 군함을 발견했는데 해군은 못봤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라며 “달리고 있는 여객선 100여미터 가까이 여러 발의 포탄이 떨어졌다는 것은 표적 사격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에는 해군과 관련 없다고 발뺌하다가 사태가 커지자 해군 관계자 22명이 시험 함정에 타고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며 “이번 사고만 보아도 우리 해군에 심각한 구멍이 뚫린거나 다름없다”고 힐난했다.
이와 관련 해군 관계자는 "충분히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었고, 해군에선 억울한 입장이 됐다. 최근 방사청에서 충분한 입장을 밝혔고, 주최 및 주관 등 모든 법률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방위사업청이 주관한 사안임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입장을 전했다.
한편, 이날 포격 장면을 목격한 한 선사 관계자는 “앞서가던 여객선 우현 선수 0.5마일 이내 지점에 포탄이 떨어져 검은 연기와 물기둥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첫번째 포탄 이후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포탄이 선박 후 측면 0.1마일 부근에 5초 간격으로 떨어지며 폭발음을 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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