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청자박물관은 소장 유물인 ‘정사색 매병’이 지난달 전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올 연말까지 특별전 성격의 작은 전시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정사색 매명의 정식 명칭은 ‘청자 상감 정사색명 유로문 매병(靑瓷 象嵌 淨事色銘 柳蘆紋 梅甁)’으로 지난달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284호로 지정된 바 있다.
이 매병은 어깨부분에 연판문(연꽃잎을 펼쳐 놓은 형상의 무늬)이, 몸체에는 버드나무와 갈대가 번갈아가며 각2개씩 흑백상감으로 장식돼 있다.
버드나무와 갈대 사이에는 크고 뚜렷하게 ‘淨事色(정사색)’이라는 글씨가 흑상감으로 새겨져 있다.
정사색은 고려 국왕이 도교의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준비를 맡아 하던 왕실 내전의 관청 이름으로 고려사에 따르면 고려 충렬왕~우왕(1274~1388년)대에 왕이 직접 참여하는 초제(醮祭) 기록이 집중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즉 ‘정사색 매병’은 고려 국왕이 도교에서 행하는 의식인 천지와 성신에 대한 제사를 지낼 때 직접 사용했던 기물로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도자기에 ‘정사색’이 새겨진 예는 이 작품이 유일하다.
정사색 매병은 2013년 7월 개인소장자인 김완식 선생이 부안청자박물관에 기탁했으며 2017년 9월 부안군에 이 작품을 무상으로 기증했다.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라 무상 기증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완식 선생은 어떠한 조건도 없이 공공의 자산으로 흔쾌히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부안군에서는 정사색 매병을 도 지정문화재로 신청해 지난달 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이 작품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가운데 도자기로는 최초로 지정됐으며, 개인소장자에 의해 무상 기증된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할 수 있다.
권익현 부안군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정사색 매병에 얽힌 특별한 사연과 문화재적 가치를 살펴보는 뜻깊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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