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은 남북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한 시민들의 모임인 평화통일시민행동(대표 이진호)의 '2021평화통일시민강좌 퇴근 후 학교'를 연재합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이하는 평화통일시민강좌는 북한바로알기, 평화와 통일의 걸림돌, 통일방법론을 주제로 4월 15일부터 12월 16일까지 매월 세번째주 목요일 저녁 7시반, 6.15남북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회의실에서 진행됩니다.
아래는 지난 5월 20일 "미국의 대중국 압박정책과 MD, 그리고 사드의 현재"를 주제로 진행된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및 김영재 소성리 평화지킴이의 강의 주요 내용입니다.
■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1999년 미국이 한국에 MD 참여를 요청했을 때부터 MD가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MD가 한국과 동아시아 평화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로 거론이 됐었고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한국 내에서도 굉장히 논쟁이 많이 됐던 주제였다.
하지만 현재 MD는 논쟁이 사라졌다시피 한 상황이다. 정치권과 이른바 전문가들은 이제 MD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소련의 근본적 의문, 절대방패인 MD로 인해 안전해졌는가
사드는 MD 패밀리 중에 하나다. 한반도와 관련한 MD는 4가지가 있는데 막내가 패트리어트시스템이고 사드는 셋째다. 둘째는 이지스함에 요격미사일을 장착하는 이지스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이고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주변의 미 본토 방어용의 MD가 맏형이다.
핵 군비경쟁을 벌이던 미국과 소련이 날아오는 핵미사일을 중간에 떨어뜨려 보자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1960년대부터 미국과 소련이 MD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국과 소련은 이것이 좋은 것인지 근본적인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다.
이미 서로를 절멸시킬 수 있는 핵미사일을 보유한 상태에서 어느 일방이 핵미사일을 중간에 떨어뜨릴 수 있는 방패를 갖게 된다면 방패를 가지지 못한 쪽은 상대방이 쉽게 선방을 날릴수 있겠다고 판단을 하고 상대의 방패를 뚫을 수 있는 핵미사일을 더 만들게 될 것이다. MD로 인해 안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더 불안해지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서로 취약한 상태로 있어야 어느 누구도 먼저 공격을 하지 않게 된다. 그리하여 1970년대 미국과 소련이 ABM조약을 체결하여 서로 MD를 안만들기로 하였다.
MD 포기가 안되는 세력들
하지만 이것이 쉽게 포기가 안된다. 무기상들 입장에서 MD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다. 날아오는 미사일을 중간에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최첨단 위성도 띄워야 하고 레이더와 여러 지휘통제 본부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MD는 돈먹는 하마다. 그래서 MD를 원하는 미국의 군수산업체, 군부, 정치인들, 싱크탱크와 언론들은 국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을 위협하는 미친 나라'가 필요했다. 그들이 콕 짚은 나라가 북한이다.
한반도 사드 배치로 탄력받는 MD구상
MD의 정확성을 높이려면 제일 중요한 것이 레이더다. 미국이 MD를 추진하면서 명시적인 적대국은 북한이고 잠재적이면서 본질적인 나라들은 중국과 러시아다.
이들 나라와 가장 가까운 나라가 남한이다. 남한에 고성능레이더를 가져다 놓으면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볼 수 있다. 사드배치가 강행되면서 미국의 MD구상이 상당히 탄력을 받고 있다.
주한미군의 한반도 역외 투입 가능성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가 5월 18일 인사청문회에서 굉장히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폴 라캐머라는 "주한미군 사령부는 인도태평양 사령부의 예하 부대다. 이지역(인도태평양)에서 우발사태가 발생하거나 지역적 위협이 부상할 때 주한미군도 투입 할 수 있다"는 말을 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그런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지역은 주로 남중국해나 대만해나 동중국해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 충돌한다고 하면 미국과 중국밖에 없다.
만약에 미중 충돌이 발생해서 미군이 개입하는데 여기에 주한미군이 투입된다고 하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굉장히 중차대한 문제다.
한반도 평화 자체의 위기도 있고 요즘 남북관계가 안 좋기도 하지만 나는 남북간 전쟁가능성보다 미중간 무력충돌에 한반도가 휘말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미중간에 무력 충돌이 발생하여 주한미군이 투입된다고 하면 제3자인 한국은 미국에 발진기지를 제공하는 셈이 되고 한국은 중국에 군사적 적대행위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국제법적으로 보복할 권리를 가지게 된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들인데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가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MD와 연동시키기 위한 사드 업그레이드
만약에 미중간에 무력충돌이나 긴장이 발생하면 오산공군기지나 군산공군기지에서 미 군용기가 출격할 수 있다. 미국은 주한미군기지를 방어하기 위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배치하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니 2017년에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였다.
미국은 현재 성주의 AN/TPY-2레이더와 패트리어트시스템을 연동시키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성주의 AN/TPY-2 레이더가 날아오는 미사일의 정보를 패트리어트 부대로 보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다. AN/TPY-2레이더는 업그레이드가 되면 기술적으로 미국의 다른 MD시스템과 연동될 수 있다. 미 본토의 북부사령부 혹은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있는 하와이에 MD체계 두뇌 기능을 하는 C2BMC(전투지휘통제관리본부)라고 하는 시스템이 있다.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국의 MD레이더가 미사일을 탐지하면 그 정보를 실시간으로 C2BMC로 전송하고 C2BMC는 실시간으로 요격체계에 명령을 전달한다.
중국의 항공모함 킬러 미사일과 미국의 사드레이더
중국과의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면 미국은 항공모함을 분쟁지역 즉 남중국해나 동중국해 혹은 대만해협에 보내려고 할 것이다. 중국은 그 가능성에 대비하여 항공모함 킬러로 불리는 둥펑-21계열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유사시에 중국의 미사일을 떨구는 것이 중요한데 탄도미사일이 낙하할 때 속도가 초속 3~5km인 것을 생각하면 엠디작전에서 미사일을 1, 2초 빨리 탐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항공모함을 호위하는 이지스함에 장착된 SPY계열의 레이더보다 성주의 AN/TPY-2 레이더가 더 빨리 정확하게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다.
사드배치 비용 10억 달러를 한국으로부터 받아내지 못할거면 당장 빼오라는 트럼프에게 미 국방장관이 이런 말을 했다.
사드는 보험사기
오바마 행정부 때 처음으로 사드배치를 요구했다. MD능력을 강화하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테고 한반도 비핵화에 기여할 것이라 이야기했다. 하지만 MD는 미국이 이미 소련과 해봤던 게임이다. 말도 안된다는 것을 오바마 행정부도 알았을 것이다.
미국과 동맹국들이 MD능력을 강화할수록 잠재적, 명시적 국가들은 핵과 미사일을 더 많이 만들었다. MD가 비핵화에 기여할 수 없음이 입증이 되었는데도 이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가능성이 거의 없으니 MD를 강화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
1999년 미국이 한국에 MD참여를 요구했을 때 김대중 대통령은 거절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데 MD는 논의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대신 한미일이 대북정책을 같이 만들자고 미국에 제안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페리프로세스다.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MD를 다시 논쟁거리로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군비증강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MD다.
그들에게는 제한전이겠지만 우리에게는 전면전
마크 밀리 전 합참 의장은 "2차 세계대전 이후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강대국들 사이에 전쟁은 없었다. 다만 베트남전이나 한국전쟁과 같은 제한전쟁은 있었다"라고 말했었다. 이것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무력충돌이 발생해도 최대한 제한전쟁으로 가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 제한전쟁이 누군가에는 국가의 존망이 달려있는 전면전이 된다는 것이다. 그 누군가가 한국도 될 수 있고 일본도 될 수 있다.
얼마전 미일정상회담에서 '양안관계 평화안정 유지'를 약속했다.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양안관계에 문제가 발생하면 일본도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일부 전직 외교관들은 "일본이 루비콘강을 건넜다. 일본은 중국과의 전쟁을 감당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동시에 어떤 일본 전직 관리는 "우리만 들어가면 안된다. 한국도 끌어 들여야 한다"라고 말한다. 일종의 리스크분산 전략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자기 본토에 핵무기가 떨어지는 것을 원치 않으므로 최대한 동맹국들에게 리스크를 분산시키려고 한다. 미국은 이번에 일본을 상대로 부분적으로 성공을 한 것이고 여기에 한국도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이다.
■ 김영재 소성리 평화지킴이
매일 진행되는 사드기지 감시와 평화행동
2020년 5월 29일, 사드 성능 개량을 위한 레이더의 핵심 장비 EEU와 발전기, 발사대가 기습 반입되고 구형 장비 일부가 반출되었다. 그로부터 20여 일 뒤, 주민들이 모두 자고 있던 새벽 시간을 틈타 경찰들이 마을을 봉쇄한 채 구형 EEU장비는 기습 반출되었다.
이에 분노한 주민들과 지킴이들은 기지 진입로에서 24시간 차량 저지 활동을 6개월간 벌였다. 현재는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기지 출입 차량을 감시하고 저지하는 평화행동이 지속되고 있다.
반드시 출입을 저지하는 차량들과 허용하는 차량들
출입을 저지하는 차량들은 사드 장비, 미군, 유류, 미군관련 물품 및 비품 일체, 기지공사 인부 및 장비와 자재들이다. 즉, 사드 운용에 직접 연관된 것들이다. 사드배치는 불법이며 반(反)평화, 반(反)자주의 대표적인 무기체계이므로 지금까지 우리는 스스로 열어준 적이 없다. 그래서 미군은 교대병력과 유류 반입출에 헬기를 활용하고 있다.
반면 기지 출입을 허용하는 차량들도 있다. 식수차량, 구급차, 소방차, 오폐수 수거차량 및 관리업체 차량, 쓰레기차, 분뇨차, 폐유 수거차량, 식당 근무자 차량, 대외협력관 차량, 기지에서 요청해 오는 고장난 설비 수리 차량은 기지 출입을 허용해왔다. 즉, 생활에 필요한 필수 인원과 물품 반입은 허용한 것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최근의 차량강제 진입이 '한미 장병 생활 여건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사실을 왜곡하며 국민들을 속이고 있다.
경찰병력 1000여 명 동원해서 진입한 차량, 평소 출입 허용했던 차량이 대부분
4월 28일, 5월 14일, 18일, 20일, 25일, 27일, 31일. 5월에만 여섯 차례에 걸쳐 경찰은 매번 1000여 명의 진압경찰을 동원해 작은 소성리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공사관련 차량을 저지하기 위해 모인 주민들은 지금까지 기껏해야 30~50명이었다.
경찰은 새벽부터 오후 네다섯 시까지 사드기지 관련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주민들을 고착시키며 소성리는 계엄과도 같은 상황에 몰아넣고 있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국방부가 1000여 명의 경찰을 동원하여 마을길을 확보하고 진입시키는 차량들은 우리가 평소에도 출입을 막지 않았던 차량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이 미국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이자 상시적인 육로 확보를 위한 사전연습이라고 판단한다.
'사드 반대 단체가 막아서 장병들 4년째 컨테이너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 역시 명백한 가짜 뉴스다. 현재 기지 내부에 설치된 컨테이너들은 2019년 헬기에 매달아서 기지로 들어간 컨테이너들이다. 4년째라면 2017년부터라는 말인데 컨테이너가 반입된 것은 2년에 불과하다.
언론들은 이렇게 확인도 안된 가짜 뉴스를 생산해 장병들에 대한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고 불법사드 철거를 외치는 주민들과 지킴이들을 피도 눈물도 없는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사드 성능개량 저지 싸움
현재 소성리에서 가장 핵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안은 사드 철거를 전제로 한 '성능개량 저지'와 '기지공사 저지'다. 소성리에 배치된 사드는 2017년 9월에 1개 포대의 장비 반입이 완료되었고 불과 3개월 후인 12월부터 주한미군의 사드 성능개량이 시작되었다.
이 사실은 미군이 시도한 성능개량의 내용으로 보아 미국이 애초부터 미 본토와 지역 미군을 방어하기 위한 탐지, 요격체계의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었음을 확인해주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사실이 적시된 자료를 포함해 성능개량과 관련된 많은 자료를 발굴했고 확보하고 있다.
사드와 관련해 우리 국민을 속인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과 국방부는 성주에 배치된 사드 레이더를 종말 모드로만 사용한다고 줄곧 말해왔다. 그렇지 않을 거라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올 때마다 북한이 남한을 향해 쏘는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것이니 800km까지 볼 수 있는 종말모드로만 사용할 것이라 강변했다.
하지만 2018, 2019년 주한미군 사드 대상이라 명시해놓은 성능개량 실험에서 미군은 사드 레이더를 전방배치모드로 실험했음이 확인됐다. 전방배치모드는 수천km의 탐지범위를 가져 유사시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서 미 본토를 향해 발사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측면을 탐지하고 그 정보를 제공하는 미 본토 방어의 전초기지로서 조기경보의 역할을 하게 된다.
도대체 무슨 공사 하는지 들여다봤더니
현재 강행하고 있는 사드기지 공사는 환경영향평가법에 근거한 공사가 아니므로 불법이다. 또한 미 육군의 2021년 국방예산 예산(안)설명서를 보면 한국 사드기지에 해당하는 예산이 580억 원 책정되어 있고 세부항목으로 '탄약고, 도로, 기지보안, 조명, 온라인 보안 등' 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자료를 보아 해당 예산이 올해 집행될 것으로 보이며 최근 기지 내 불법감시 활동에서 관측된 중장비의 작업 지점이 이 예산의 집행과 관련이 있지 않을까 의심된다. 아마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지공사는 국방부가 이야기하는 한미 장병들의 생활개선공사 수준이 아니라 미군기지 미군시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렇게 성능개량이나 기지공사를 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육로 통행이다. 육로가 막히면 자재나 설비, 인력이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육로통행을 그토록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1500명 vs 30명, 그래도 우리는 막는다
30명. 이 인원이 전부다. 30명이 어떻게든 한번 막아보겠다고, 시간을 더 벌어보겠다고 온갖 방법으로 길을 막아보지만 1500명 경찰의 폭력적인 물리력 앞에 30명이 버텨낼 재간은 없다.
충돌 상황에서 주민들의 피로도는 상상 이상이다. 더구나 주민들은 고령이라 더 힘들어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는 저지할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 벌기 위해 격자 구조물을 제작하고 사용하기도 한다.
결국은 경찰에 의해 끌려 나올 것이라 누구나 알지만 공사차량이 들어오면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또다시 도로위에 앉는다.
주민분열 조장하는 민군상생협력체
사드기지를 드나드는 사람들 중에 대외협력관들이 있다. 이 사람들은 주민들의 요구가 있을 때 주민들을 만나 문제점을 해결하고 합의점을 이끌어내며 주민들의 요구가 수용될 수 있도록 최대한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문제에 있어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기는커녕 국방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민들에 대한 군사작전 또는 공작을 펴는 게 아닐까 의심할 만큼의 모습을 보여왔다.
대외협력관들이 김천시청이나 성주군청을 드나들며 국방부가 기획한 사업을 지자체와 조율한 후, 지자체는 사람들을 조직하고 민관군상생협력체라는 이름으로 소성리 이장님의 참여를 종용한다.
그리고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 '열어는 놓을게요' 하는 식이다. 지금은 또 간담회 얘기도 솔솔 나온다. 소성리 주민들이 반대를 해서 무산되면 '우리는 노력했지만 소성리 주민들이 반대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언론 플레이를 할 것이다.
사드가 배치된 성주 소성리와 해군기지가 들어선 제주 강정마을은 너무도 많이 닮아있다. 불법적으로 무리하게 강행한 국방부의 사업 문제를 끈질기게 제기하며 수 년째 고통받아온 주민들과 시민들은 철저히 배제한 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조직을 출범시키고 민관군상생이라는 허울 좋은 말로 포장해 마치 주민들과 군이 상생하기로 한 것처럼, 마치 갈등이 마무리 된 것처럼 호도하려는 모습은 한 치도 다르지 않다.
지금도 포털에서 '사드'를 검색하면 보상과 지역사업 관련 뉴스가 많이 나온다. 실상 소성리 주민들은 보상의 '보'자도 꺼내지 말라하고, 지역개발 사업도 사드와 연관시키지 말라고 한다.
주민들은 이러한 입장을 처음부터 명확히 밝혔고 지금껏 한 번도 바꾼 적이 없다. 그런데도 심지어 옆 마을 사람들조차 보상 얼마 받았는지 물어보니 소성리 주민들의 마음은 어떨까. 도대체 소성리 주민들이 보상 많이 받았다고 소문낸 사람들은 누구며 그 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한 배후는 누구일까?
대한민국에서 미군이 마음놓고 마을길로 다니지 못하는 유일한 마을
소성리 주민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소성리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 사드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분탕질 치고 우리 주권 훼손하니 미군들은 나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소성리 주민들은 사드가 들어오기 전의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주민들은 자주와 평화를 이야기한다. 더구나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자주와 평화를 이야기하는 마을은 한국땅에서 소성리가 유일하다. 미군들이 마음놓고 마을길로 다니지 못하는 유일한 마을이다. 우리의 최소한의 자존심이 이곳 소성리에서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성주 내려와서 가발 쓰고 노래했던 정치인들은 지금 뭐하고 있나
사드가 국내 최대 이슈였던 2016,17년 민주당 의원들은 성주로 내려와 가발을 쓰고 노래를 했다. 소성리 마을회관에는 전국에서 보내온 연대 물품으로 보관이 힘들만큼 차고 넘쳤다. 전국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소성리로 모여 집회를 했다.
지금은 사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이 줄고 그래서 찾아오는 사람도 많이 줄었지만 사드는 여전히 이곳에 있다. 광화문에서 박근혜 퇴진 촛불을 들었던 그때, 우선 청산해야 할 6대 적폐 중 하나로 지목하고 목이 터져라 외쳤던 "사드배치 철회하라", 그 사드가 아직도 이곳에 있다.
마지막으로 소성리에서 할머니들과 나누는 일상의 대화를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할머니들은 최소 70대에서 최고 90대이시다. 이 할머니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가 무엇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할머니들이 사드철거를 위해 싸우고 있는 소성리로 달려와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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