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에 "유능함은 단합된 모습에서 나온다"며 민주당과 청와대 사이의 분열을 경계했다. 부동산 해법 등 최대 이슈를 두고 당청 갈등이 불거지는 데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선 당의 의견이 많이 반영돼야 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당청 간 첫 상견례 자리에서 임기 말 정국 주도권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송영길 당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민주당 지도부와 간담회를 하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면서도 그 의견들이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또 깊이 있는 소통을 통해서 결국은 하나로 힘을 모아나갈 때, 그리고 그런 모습들이 일관되게 지속될 때 국민들께 희망을 드릴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임기 마지막이 되면 정부와 여당 간에 좀 틈이 벌어지기도 하고, 또 당도 선거를 앞둔 그런 경쟁 때문에 분열된 모습을 보였던 것이 과거 정당의 역사"라면서 "우리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문제에서 똑같은 목소리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거듭 당청 간 일관된 메시지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재보선의 패배를 쓴 약으로 삼아서 국민이 가장 아프고 힘든 부분을 챙기는 데서부터 정부와 여당이 유능함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자성론을 폈다.
그는 "일자리, 부동산, 불평등 해소 등 당․정․청이 함께 풀어가야 할 민생 과제가 많고, 또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라면서 "경제, 사회가 질적으로 달라지고 있는 대전환의 시기에 변화에 앞서가고, 또 잘 준비해 가는 유능한 모습을 국민들께 우리가 함께 보여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뿐만 아니라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꼭 살려내야 되고, 기회가 온다면 흔들리지 않는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내는 일에도 진력해야 한다"면서 "감염병 대응이나 또 기후변화 대응 같은 전 세계적인 과제에서도 책임있는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고도 했다.
송 대표는 "저희 지도부와 함께 대통령과 당, 정, 청이 하나가 돼서 남은 1년을 잘할 수 있겠다"고 화답하면서도 "앞으로의 모든 정책에 당의 의견이 많이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저희가 저희 당이 3월 9일 우리가 다시 국민으로부터 신임을 받아야 우리 문재인 대통령님이 성공적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저희 당대표실에 D-299라고 써놓고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당의 의견을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다.
송 대표는 특히 "GTX-D노선, 대구-광주 달빛철도, 청주 도심철도 문제 처리 등을 언급하며 첫 대면 자리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당정 간 이견이 노출된 부동산 정책 등과 관련해선 "부동산은 지금 투기가 만들어졌는데 당장 내년 재산세 부과 문제부터 해서 잘 긴밀히 논의해서 처리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발족, 검경 수사권 분리를 언급하며 "이 성과가 너무 빛을 안 보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저는 이것을 해 나가고 2차로 지금 제기하는 수사권‧기소권 분리 문제를 속도조절을 어떻게 해 갈 것인지 이 문제를 청와대와도 긴밀히 나중에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언론 개혁 문제도 이것은 여야를 넘어서 우리 대한민국의 언론 환경을 제대로 만든다는 차원에서 꼭 필요한 개혁"이라며 "잘 수렴해 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송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의 의견을 경청한 후 "당이 주도적으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고, 바람직하다"고 말하며 "부동산의 경우 가격 안정, 투기 근절, 안정적 공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함께 기울이자"고 했다.
이날 당에서는 송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김용민·강병원·백혜련·김영배·전혜숙 최고위원, 윤관석 사무총장, 박완주 정책위의장, 고용진 수석대변인, 송갑석 전략기획위원장, 김영호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호승 정책실장, 이철희 정무수석, 배재정 정무비서관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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