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정국의 뇌관이 되고 있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추진 여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지도부가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민주당은 10일 오후 의원총회에 이어 비공개 지도부 회의를 열었으나 '임명 강행'이나 '사퇴 촉구' 중 어느 한 쪽으로 입장을 정하지 않은 채 "다양한 의견을 청와대에 전달"하기로 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도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장관 후보자 3인에 대해 여러 의혹 제기와 해명도 있었고 국민 눈높이에 위배되는 점이 있다는 점도 지켜보고 있다"며 "원내대표와 수석부대표를 중심으로 야당을 설득 중"이라고 논의 결과를 전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오늘은 청와대에 구체적 논의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고 의원총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정리해서 청와대에 전달해 드리고, 그 뒤에 야당과의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의 절차에 댛서는 추후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에서 '누가 낙마냐', '몇 명 낙마냐'고 묻는데 그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한 것은 없다"며 이같이 전했다.
당초 송영길 지도부는 이날 의원총회를 거쳐 양단 간에 결단을 내린 후 청와대에 당의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특히 송 대표가 일부 장관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서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1~2명의 후보자의 경우 낙마를 건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이날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4주년 특별 기자회견에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 배경을 직접 설명하면서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인사)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능력 부분은 제쳐두고 오로지 흠결만 놓고 따지는 청문회가 됐다"고 말하자 기류가 일변한 것으로 보인다.
고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 "오늘 담화에서 대통령께서 인선의 어려움, 인사청문제도의 문제점, 인선 배경 등을 이야기하셨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가지고 '그 분들이 문제점은 있으나 야당에서도 여러 가지를 감안할 때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등(에 대해) 여야 간에 원만한 합의를 봤으면 좋겠다고 설득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야당은 문 대통령이 문제 장관 후보자 3인을 감쌌다고 보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야당은 사실상 장관 후보자 3인 문제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와 연계시키는 전술로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소속 서병수 국무총리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이날 문 대통령이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검증 실패가 아니다'라고 말한 데 대해 반발하며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청문특위 전체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청문특위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오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오전 10시반경 민주당 박찬대 간사로부터 (임명동의안 문제는) 원내대표 간 협의 사항으로 넘기자는 의견이 있었고., 11시반경 그 문자를 확인한 제가 박 간사와 통화하면서 '원내대표 합의사항으로 넘기는 게 맞겠다'라고 간사 간 합의됐다"고 주장했다. 총리 청문특위와 장관 인사청문회 담당 3개 상임위 사안을 여야 원내대표가 일괄 협상하자는 의도다.
민주당 청문위원들은 서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회의를 취소했다며 유감을 표하고, 국회법 52조에 따라 전체 위원 1/4 이상의 요구로 위원회를 즉각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서 위원장이 불응하자 민주당 간사가 위원장 역할을 해 결국 오후 4시 45분께부터 여당 위원들만이 참석한 가운데 특위 회의를 열기까지 했다.
다만 여당 위원들도 임명동의안을 일방 처리하지까지는 않고, 야당을 규탄하며 인준 절차에 협조할 것을 촉구하는 발언들을 이어가는 선에서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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