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투혼' 영도 앞바다에 빠진 시민 구한 55세 경찰관

영도서 대교파출소 소속 한순호 경위, 구조된 남성 생명에는 지장 없어

부산의 한 파출소 경찰관의 신속한 출동으로 바다에 빠진 시민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6일 오후 10시 27분쯤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 바닷가 인근을 돌던 순찰차 앞에 한 시민이 가로막아서며 '바닷가에 사람이 빠진 것 같다'라고 급박한 목소리로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위급한 상황을 감지한 한순호(55) 경위는 바닷가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멀리서 시민 한 명이 살려달라며 구조 요청을 했고 한 경위는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뛰어갔다.

▲ 바닷가에 빠진 시민을 구하고 있는 한순호 경위. ⓒ부산경찰청

당시 남성 한 명이 바다에 빠진 채 배 끝에 내려온 닻줄을 잡고 버티고 있었고 한 경위는 급한 마음에 순찰차에 있던 구명환을 던졌다. 하지만 이 남성은 이미 탈진 상태로 구명환조차 잡을 수 없었고 긴박한 상황만 계속 흘러갔다.

곧바로 한 경위는 소방과 해경구조대에 공조 요청을 했지만 시간은 점점 지체되고 더 이상 구조대를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한 경위는 자신의 상의 근무복을 벗어 던지고 조심스럽게 밧줄을 타고 배 밑으로 내려갔다.

배 밑으로 내려간 한 경위는 어렵게 구명환에 남성을 끼워 넣었지만 구조 장비가 없어 남성을 끌어올릴 수는 없었다. 이 상황에서 고통을 호소하는 남성이 의식을 잃지 않도록 한 경위는 20여 분간 다독거리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

이후 이 남성은 출동한 해경에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 조사결과 이 남성은 해상크레인 기사로 바지선에 실린 크레인 작업을 마치고 육지로 건너오던 중 발을 헛디뎌 수심 7m 정도가 되는 바다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긴박한 순간 빠르고 침착한 대응으로 시민의 생명을 구한 한 경위는 "제가 바닷가 출신이고 함께 출동한 젊은 경찰관이 공조 요청하도록 해 이 남성을 구조할 수 있었다"며 "하루빨리 구조된 남성분이 완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