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적 영농과 다수확열풍 : [5] 주체농법의 요구대로 과학기술적 영농(1-②), 주체농법의 요구대로 과학농사열풍 전개(2-①), 과학적 농사방법 도입(3-②), 과학농법의 장악과 다수확열풍 전개(4-①), 과학농사 주력(5-①), 품종별 특성과 영농공정별에 따른 과학적인 재배방법 확립(6-④)
둘째, 농민들의 과학적 농사방법에 관한 과제들이다.
주체농법은 적지적작(適地適作)‧적기적작(適期適作)의 원칙을 기본으로 삼는 농법이다. 북한에서 주체농법은 기후풍토와 농작물의 생물학적 특성, 지대의 조건에 맞게 농사를 과학기술적으로 짓는 것, 그에 따라 높고 안전한 수확을 거둘 수 있는 영농방법으로 여겨진다(《농업법》 제7조).
협동농장에서 각 농경지에 가장 적합한 작물을 심어야 하고 모든 농사가 그렇듯이 파종을 비롯해 농사 시기가 잘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주체농업은 농경지에 적합한 작물과 품종 배치, 과학기술적인 비배관리(肥培管理, 토지를 기름지게 하여 작물을 가꾸는 것)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다.
농사는 해당 지역의 농민들이 가장 잘 알고 그들의 농사경험과 판단도 중시된다. 주체농법이 등장한 이래 한때 강냉이농사 등에서 밀식(密植, 씨를 뿌리거나 어린 모종을 옮겨 심을 때 촘촘하게 심는 것)과 다락밭 개간이 유행했었다.
밀식은 토양 부분에 바람 흐름과 햇빛 부족으로 습도가 높아져 병충해가 자주 발생하는 문제 등이 있어 지금은 장려되지 않는다. 다락밭 개간은 홍수에 논밭이 휩쓸려 작물 훼손이 심해지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켜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지금은 주체농법이 과학기술적 영농 위주로 설명되고 있다.
북한의 협동농장들은 과학농사와 과학기술적 영농의 열기로 가득하다. 무엇이 과학농사냐 라고 묻는다면 그 답은 일률적이지 않다. 그 포괄범위가 넓고 다양하다. 북한 농정당국은 과학농사의 전개와 관련하여 △간부들부터 선진영농방법과 기술을 학습하고 일반화할 것 △낡은 경험을 고집하면서 과학기술을 홀시(忽視, 얕잡아 보는 것)하는 경향을 없애고 과학연구 성과들을 농업생산에 제때에 도입할 것 △농업과학기술보급실 운영을 실속 있게 할 것 △농업발전을 위한 발명과 창의고안, 기술혁신운동을 전개할 것 △한 가지 이상의 기술을 소유하고 현대적인 농기계들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할 것 등을 강조해왔다(<로동신문>, 2020년 12월 20일).
북한 언론들은 올해 들어서 여러 가지 과학농사활동을 소개했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조선중앙통신>, 2021년 1월 27일). 과학기술적 영농활동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북한 농민들은 과학농사를 위한 기술 강의를 많이 듣고 있다. '과학농사제일주의'라는 슬로건도 등장했다. 농민들은 자신의 경험을 중시하면서 소속 협동농장과 분조의 해당 농사일에 관해서는 자신이 가장 잘 안다고 여기는 습성이 있다.
농정당국은 품종별 특성과 영농공정별에 따른 과학적인 재배방법을 강조해오고 있으나 이런 재배방법이 협동농장에서 안착되려면 시간이 걸린다. 제대군인들을 비롯해 협동농장에 새로 배치되는 젊은 농민들 사이에서는 과학적인 재배방법의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다.
북한에서는 다수확열풍을 불러오기 위한 경험교류를 중시한다. 2020년 1월에 열린 '2019년 농업부문 총화회의'에서 다음의 경험들이 보고된바 있다(<조선중앙통신>, 2020년 1월 18일).
농업과학연구기관과 농업 과학기술인재 육성 : [6] 농업부문의 과학기술역량과 농업과학연구기관들의 조성(4-②), 농업 과학기술인재 육성사업 주력(4-③)
북한을 대표하는 농업과학연구기관은 농업연구원이다. 농업연구원 산하에 여러 부문의 연구소들이 있다. 작물 종류별로 보면 벼연구소, 강냉이연구소, 감자연구소, 밭작물연구소, 평양남새(채소)과학연구소, 작물재배연구소, 공예작물연구소, 버섯연구중심, 잔디연구소 등이 있다. 축산‧과수 등을 연구하는 축산학연구소, 가금공학연구소, 과수학연구소, 잠학연구소 등도 있다.
농업연구원 산하에 과학농사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별 연구소들도 있다. 농업기계화연구소, 농업수리화연구소, 농업화학화연구소, 농업정보연구소, 육종연구소, 농업나노기술연구소, 농업생물학연구소, 식물보호학연구소, 수의학연구소, 토양학연구소, 간석지연구소 등이 그것이다. 각 도에는 농업연구원 분원들과 농업과학연구소들이 거미줄처럼 펼쳐져 있다(통일부, <북한 기관별 인명록 2020> ).
농업과학연구기관들의 조성과 관련, 2020년에 농업생물학연구소, 식물보호학연구소, 농업나노기술연구소, 농업화학화연구소 등 4개 연구소의 신축공사가 진행됐고(<로동신문>, 2020년 2월 3일), 2021년 3월에는 벼연구소 온천연구분소가 준공됐다(<로동신문>, 2021년 3월 12일). 평양남새과학연구소가 수경(水耕)온실을 개발해 보급했다거나 농업나노기술연구소가 농업용 나노기능성 박막(비닐)을 새로 개발했다는 등의 보도도 있었다.
농업 과학기술인재 육성은 주로 대학에서 이뤄진다. 북한에는 원산농업종합대학, 남포농업대학, 김제원해주농업대학, 순천농업대학, 신의주농업대학, 온천농업대학, 청단농업대학, 청산농업대학, 청진농업대학, 함흥농업대학, 함흥수리동력대학, 강계농림대학, 혜산농업대학, 혜산농림대학, 선봉농업대학, 수의축산대학, 평성수의축산대학, 신천농업단과대학 등 지역별 농업대학들이 있다. 그밖에 농업(농림)전문학교들이 전국 각지에 산재해 있다. 이들 대학‧전문학교와는 별도로 농업간부들의 재교육을 담당하는 김보현대학(김보현은 김일성주석의 할아버지)과 내각 농업성 중앙간부학교가 있다(통일부, <북한 기관별 인명록 2020>).
[7] 어떤 불리한 기상기후조건에서도 농업생산을 안전하게 장성시키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과 물질기술적 토대 구비(5-④)
북한은 최근 년에 태풍과 홍수‧가뭄의 피해를 많이 입고 있다. '어떤 불리한 기상기후조건에서도 농업생산을 안전하게 장성시키기 위한 과학기술적 대책과 물질기술적 토대 구비'는 그러한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과학기술적 대책에는 여러 분야의 대책이 포함된다. 특히 바람‧홍수‧가뭄 또는 병충해에 강한 생육조건을 가진 종자를 개발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물질기술적 토대를 갖추기 위해 관개 및 강하천 정리에 의한 배수체계의 확보에 힘쓰고 있다.
종자혁명과 우량품종의 육종 증대 : [8] 우량품종의 육종 증대, 지방별‧품종별 수요에 맞는 종자생산(2-②), 지대별 특성과 자연기후조건에 맞는 작물과 품종 배치, 농작물 비배관리에서 과학기술적 요구 준수, 선진영농방법의 적극 도입(2-③), 종자와 비료, 물문제와 경지면적 보장에 특별한 주목(3-①), 종자혁명 주력(5-①)
셋째, 종자혁명에 관한 과제들이다.
북한의 농경지는 전 국토의 20%에 해당하는 약 191만 헥타르이다(2014년 통계. 북한에서는 1헥타르를 1정보라 한다). 남한보다 약 21만 9000헥타르가 많다. 남한 통계청의 2019년 경지면적조사에 따르면, 북한의 벼 재배면적은 55만 7016헥타르이고 남한 논 면적의 67% 정도였다.
우리 민족의 주식이 쌀인 점에서 볼 때 옥수수‧감자로 알곡목표량을 채운다고 해도 쌀 부족이 늘 문제로 남는다. 벼 재배면적의 열세를 감안하면 북한에서 단위면적당 수확고를 늘리기 위한 종자혁명이 선결과제로 부각될 수밖에 없다.
북한은 1997년부터 종자혁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업연구원 산하의 벼연구소, 강냉이연구소, 감자연구소, 평양남새과학연구소 등은 농산부문의 종자혁명의 최전선이다. 육종연구소, 축산학연구소, 과수학연구소 등도 분야별 종자혁명을 담당한다.
각 도에 있는 농업연구원 분원들과 농업과학연구소들은 지역에 적합한 종자 개발의 메카이다. 종자혁명, 과학농사, 새땅찾기, 저(低)수확지에서의 증산, 당적 지도 강화 등을 북한에서는 '농업발전의 5대 요소'라고 부른다.
북한 《농업법》은 종자의 생산‧공급 기관‧기업소들은 종자생산 공급체계를 올바로 세워 생산성이 높고 지대의 기후풍토에 맞는 종자를 제때에 생산 공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기관‧기업소들은 종자의 생육조건을 보장하고 퇴화를 막으며 종자의 보관관리를 정해진 대로 하여 질을 보장해야 한다(제15조). 종자의 생산‧공급처에는 농업지도기관, 종자관리기관, 원종장, 채종농장, 종축장, 종묘장, 종란장 등이 포함된다.
종자 생산에서 우량품종 육종, 지방별‧품종별 수요, 지대별 특성, 자연기후조건 등의 여건에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다수확 품종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병충해‧자연재해에 강한 품종의 개발도 중요하다.
종자혁명의 대표사례인 다수확강냉이(평옥9호), 가뭄에 강한 벼(밭벼24호), 정보당 수확고가 높은 콩과식물과 가축먹이작물, 시험재배에 성공한 남새(단백초) 등을 직접 보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지도에 나설 정도로 새 종자를 중시한다.
북한 농정당국은 남한의 국제옥수수재단의 옥수수종자, 월드비전의 씨감자 등을 받아 종자증식과 보급체계를 시범적으로 가동해보기도 했다.
[9] 정보당 수확고 제고 및 다수확품종 육종 및 다수확품종의 재배면적 확대(6-②)
북한에서는 알곡생산을 가장 중시한다. 쌀‧강냉이‧감자 등 주식용 식량 부족은 인민들의 '먹는 문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농정당국은 알곡생산 재배면적의 확보에 가장 중점을 둔다. 알곡생산 재배면적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제한된 경작지에서 알곡생산량 550~650만톤(정곡 기준)을 생산하려면 협동농장의 경작지인 172만 정보(전체 경작지 191만 정보의 90%)에서 알곡생산의 목표량에 어느 정도 도달해야 한다.
국영농장‧국영종합농장(19만 정보)에서는 종자‧종축‧축산물‧특수작물 생산과 과수‧담배 등의 전문농장을 운영한다. 다수확품종을 육종하는 종자혁명과 다수확품종의 재배면적 확대가 기본과제인 것이다. 농사에서 기본에 충실하지 않으면 바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북한 언론매체의 보도를 보면 1년 내내 알곡 생산에 집중하며 긴장감이 감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