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해고 판정에 따른 복직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17일째 단식하던 아시아나케이오 해고자가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이유로 단식 중인 또 한 명의 해고자는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
29일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 원직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시아나케이오 기노진 해고자가 건강상태가 위험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고 밝혔다.
공대위는 "단식 중 14킬로그램이나 빠져 몸무게가 48킬로그램밖에 안 되는데다 저혈당, 저혈압, 호흡곤란, 빈맥, 근육경련 등이 매우 심각했다"며 "이날 의사의 진료 과정에서 기노진 해고자가 기흉과 대동맥 시술을 받았다는 것도 알게 돼 이 상태로 두면 생명에 위험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후송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공대위는 "기 해고자는 작년 농성 중 몸이 급격하게 나빠져 시술을 받았음에도 '해고자로 정년을 맞이할 수 없다'는 절박함으로 몸 상태를 알리지 않고 단식에 들어갔다"며 "말 그대로 생명을 걸고 단식투쟁을 했다"고 밝혔다.
또다른 단식자는 건강 위험에도 단식 계속
기 씨와 함께 단식해온 아시아나케이오 해고자 김정남 씨는 단식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의료진에 따르면, 김 씨 역시 위험한 상황이다.
오춘상 한의사는 이날 오전 서울노동청 앞에서 열린 '아시아나케이오 단식 노동자 건강상태 브리핑 기자회견'에서 김 씨의 건강 상태에 대해 "당뇨병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당뇨약을 끊고 17일째 단식 중"이라며 "갑작스런 저혈당과 혼수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오 한의사는 이어 "몸무게는 단식 전 72킬로그램에서 9킬로그램이나 빠져 현재 63킬로그램"이라며 "서울노동청 앞은 편도 5, 6차로로 자동차 소음이 심하고 야간에 행인의 왕래가 많아 밤마다 4, 5번씩 잠을 깨고 '다시 잠들기 어렵다'고 하며 수면장애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고 뒤 1년 가까이 거리에서 생활하고, 17일째 단식
기 씨와 김 씨는 지난해 5월 11일 무기한 무급휴직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그 뒤 1년 가까이 동료 해고자들과 함께 금호문화재단 앞, 서울노동청 앞 등 거리에서 농성 생활을 해왔다.
두 해고자는 지난 13일 서울노동청 앞 천막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고용노동부에 지난해 12월 나온 중앙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에 따른 복직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였다.
두 해고자는 단식 중이던 지난 13일과 26일, 서울노동청을 찾아 청장에게 사태 해결을 요청했지만 두 번 모두 경찰에 강제연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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