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비정규 노동자의 삶은 더욱 가혹해졌다. 한 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실직 위험은 정규직에 비해 5배 높다. 소득 감소 비율은 3배, 고용 불안을 느끼는 비율 또한 2배 높았다. 저임금 노동자의 경우 고임금 노동자에 비해 실직 경험이 10배나 높았다. 비자발적 휴직 경험 또한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지난해 5월, 아시아나항공 비행기를 청소하는 하청업체 아시아나케이오에서 비정규 노동자 8명이 정리해고됐다. 회사의 무기한 무급 휴직 방침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런데 회사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해 해고를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정리해고를 강행했다. 서울과 인천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는 모두 이를 부당해고로 판정했다. 돈 없다던 회사는 복직 대신 대형 로펌 변호사 3명을 선임해 소송을 시작했다. 현재 남아 있는 해고자들은 복직을 요구하며 1년째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이다. 올해 4월과 5월말 정년이 되는 2명의 해고자들은 13일부터 열흘 넘게 단식 농성까지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부당해고 판정에도 이를 이행시키는데 소극적인 정부와 노동청에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어느새 봄은 다시 돌아왔다. 해를 넘긴 해고자들의 마음은 어지럽다. '비정규직 제로'의 약속은 어디로 갔는지, 비정규 노동자의 희생은 당연한 것인지 묻는다. 코로나만 탓하기엔 비정규 노동자를 향한 세상의 냉대와 국가의 방치에 대해 여전히 많은 설명이 필요해 보였다. 22일 아시아나케이오 해고자들이 오체투지를 시작했다. 이날의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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