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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연설 뒤 상·하원 의장 모두 여성..."美 역사상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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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연설 뒤 상·하원 의장 모두 여성..."美 역사상 처음"

취임 100일 맞아 상하원 합동연설..."1% 부자들에 증세해 저소득층 혜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북한 핵 문제에 대해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억지력을 통해 위협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취임 100일을 앞두고 첫 상·하원 합동연설을 갖고 "미국의 안보와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우리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엄중한 억지(deterrence)를 통해 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은 중국에 대해선 이전에 비해서는 톤 다운된 발언을 했지만 미국의 이익을 관철시키겠다는 뜻은 분명히 했다. 그는 "시진핑 주석에게 미국은 경쟁을 환영하지만,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며 "국영기업의 보조금, 미국 기술과 지식재산권 절취 등 미국 노동자와 산업을 약화하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맞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유럽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함께 하는 것처럼 인도 태평양에 강력한 군사력 주둔을 유지할것이며 이는 분쟁의 시작이 아닌 방지 차원"이라면서 "어떤 책임 있는 미국 대통령도 기본적 인권이 침해될 때 침묵할 수 없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본질을 대변해야 한다"며 중국을 압박하는 발언을 했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미국 대선 개입 등은 (응당한)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분명히 했다”면서 “하지만 상호 이익이 될 때는 협력할 수 있다”고 말해 관계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1% 부자에게 증세해 무상 보육-교육, 의료비 인하 등 추진...월스트리트가 아니라 노동조합이 미국 건설"

바이든은 이날 연설에서 1조8000억 달러(약 2005조 원) 규모의 '미국 가족 계획'을 공개했다. 바이든은 이날 500만 명 가량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3~4세 아동 유치원 무상교육, 커뮤니티 칼리지 2년간 무상 교육, 보육료 지원, 유급 육아휴직 확대, 건강보험료 인하, 아동 세액공제 확대 등을 언급했다.

이에 필요한 재원 조달은 '부자 증세'를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연소득 40만 달러(약 4억4276만 원) 미만인 국민들에게 어떠한 증세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이제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1%가 공정한 조세 부담을 위해 협력에 나서야 하며 공정한 과세가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자 증세'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저소득층 20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은 반면 대기업들은 오히려 자산이 크게 늘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또 이날 연설에서 "일자리 창출"을 수십번 반복하며 크게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국 일자리 계획'은 미국을 건설하기 위한 청사진"이라며 "월스트리트(금융업을 지칭)는 이 나라를 건설하지 않았다. 중산층이 이 나라를 건설했고, 노동조합이 중산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일자리 계획의 90%는 대학 학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망 1주기 전에 경찰개혁법안 만들어야"

바이든은 인종차별, 총기규제 등에 대해서도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5월 경찰의 과잉진압에 의해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딸이 "우리 아빠가 세상을 바꿨다"고 말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최근 플로이드를 살해한 전 경찰관 데릭 쇼빈에게 유죄 평결이 내려진 사실을 지적했다. 바이든은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이 뒤따라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경찰개혁법안에 대해 "의회에서 플로이드 사망 1주기(5월 25일) 전에 제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총기 사고에 대해 언급하면서 총기 규제 관련 법안의 통과를 주문했다.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에서는 신원조회 강화를 담은 법안 3건이 처리된 상태다. 바이든은 공격용 무기와 대용량 탄창 금지, 유령총 확산 방지, 신원조회 강화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바이든은 연설 초기에 자신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한 세기만의 최악의 보건 위기, 대공황 이래로 최악의 경제위기, 남북전쟁 이래로 최악의 민주주의의 위기(지난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무장 난입 사건)의 상황에서 정권을 물러받은 사실을 지적하며 "미국이 불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취임 100일(4월 29일) 만에 1억 명이 넘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을 완료하고 1.9조 달러의 경기 부양책이 의회를 통과하는 등 안정을 되찾아 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미국이 다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특히 의회 폭동과 관련해 "우리는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우리는 민주주의가 여전히 작동한다, 정부가 여전히 국민들을 위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바이든 연설 내용과는 별개로 상하원 의장이 모두 여성이라는 사실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 통상 대통령 의회 연설시 뒤에 상원 의장과 하원 의장이 자리하는데 상원 의장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하원 의장은 낸시 펠로시 의원(민주당, 캘리포니아)으로 모두 여성이다. 바이든도 연설을 시작하면서 해리스 부통령과 펠로시 의장을 소개하는 과정(마담 바이스 프레지던트, 마담 스피커)에서 "어떤 대통령도 이렇게 하지 못했다"며 미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 바이든 대통령이 28일 취임 후 첫 의회 연설을 했다. 해리스 부통령(윗줄 왼쪽)과 펠로시 하원의장이 뒤에서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상하원 의장을 모두 여성이 차지한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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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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