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역화폐형 기본소득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유일하고도 가장 강력한 경제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28일 경기 일산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1 대한민국 기본소득박람회' 개회사에서 "코로나19로 인류가 맞이한 극한의 상황은 기본소득에 대한 확신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해 대한민국은 완전하지는 않지만 재난지원금의 이름으로 기본소득이 시행됐다. 경기도는 도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 원씩, 3개월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을 시행했다"라며 "그 결과 연 매출 10억 이하인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점포 등에서 가맹점포 매출이 많게는 150%, 평균적으로 39.7% 정도가 증가해서 지역화폐형 기본소득이 경제활성화에 큰 기여를 한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위기 대응은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우리에게 커다란 시사점을 안겨준다. 지금은 전 세계가 기술혁명으로 무한공급의 가능성을 열고 동시에 수요부족으로 지속적인 경기 저성장의 위기상황"이라면서 "기본소득은 소득지원을 통한 수요 확충으로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고 이를 통해서 경제의 회복과 지속적 성장을 담보하는 정책으로, 세계 유수의 CEO들과 성공한 시장주의자들이 오늘날 자본주의 체제 위기의 대안으로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 정책에 대해 '해외에 구체적인 선례가 없다', '재원조달 방안이 없다'는 등의 우려가 제기되는 점도 언급했다.
이 지사는 "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인 사회복지 지출을 평균 수준으로만 맞춰도 현재의 두 배에 가까운 가용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라며 "처음부터 완벽한 형태로 기본소득을 시행할 필요가 없다. 재원 역량이 안된다는 이유로 포기할 것이 아니라 시행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순차적으로 단계적으로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가면서 확대 시행하면 충분하다"고 했다.
이 지사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탄소세를 부과하고, 부담을 안게 된 우리 국민들에게 배분한다면 그것이 기본소득 목적의 탄소세가 될 것"이라면서 "인공지능 로봇세, 데이터세, 부동산 불로소득을 일부 환수한 기본소득 목적 토지세, 그리고 기존 세금 체계의 기본소득 목적의 특별 추가징수를 하면 얼마든지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국의 전례가 없으니 우리가 할 수 없다고 할 것이 아니라 반 발짝 늦으면 끌려가는 것이고 반 발짝만 앞서면 선도한다는 자부심으로 우리가 기후위기, 기술혁명의 새로운 대전환의 시대에 질적으로 전혀 새로운 새길을 열 수 있다"라며 "대한민국은 기본소득을 체계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경기도의 지역화폐형 청년기본소득처럼 이미 기본소득은 하나의 정책으로 우리 사회에 깊이 들어와 있다"라고 했다.
이어 2019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브히지트 비나약 바네르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도 기조연설로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네르지 교수는 "케냐 등에서 기본소득 실험을 한 결과 사람들이 현금을 지급 받는다고 나태해지고 일을 하지 않는다거나, 돈을 낭비한다는 등 부정적인 효과의 증거는 없었다"라며 "사람들은 일을 계속 유지했고 총수요가 늘어났다.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안정되면서 사람들의 우울감이 줄어들고 행복도가 높아졌다"라고 전했다.
바네르지 교수는 이점을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시스템이 유지된다는 믿음이 사람들에게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의지를 준다"라면서 "기본적인 생활수준 누린다면 투자나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케냐에서 진행 중인 실험에서는 농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비농업분야의 자영업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이 보고됐다. 당장 극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분명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열린 개막식에서는 카니 위그나라자 UN 개발계획 아태지역사무국장, 줄리 제로위츠 캐나다 연방하원의원, 그레고리 나시프 미국 비영리단체 휴머니티 포워드(Humanity Forward) 총괄대변인 등 각국 주요 인사들도 기본소득 확대 기원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으며 사라트 다발라 기본소득지구네트워크(BIEN) 의장과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교수 등 68명의 기본소득 활동가와 전문가 등이 연사로 참여해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정책에 대해 열띤 정책토론을 펼친다.
'사람을 사람답게'라는 슬로건을 낸 이번 컨퍼런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공식홈페이지(basicincomefair.gg.go.kr)와 유튜브 채널(경기도청)에서 실시간으로 온라인 시청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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