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김명수 대법원장 퇴진 시위에 참석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재판을 언급, '사법 농단' 사례로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4일 페이스북에 '선거 끝나자 수구 복귀하는 국민의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주호영 대표가 저와 관련된 재판에 대한 거짓 선동을 했다"며 "국민의힘은 선거 때만 중도 행세를 하고 선거 끝나기 무섭게 수구로 복귀하려나 보다"고 비판했다.
앞서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23일 오전 대법원 앞에서 보수성향 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이 주최한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 공동선언' 시위에 참석했다. 한변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내걸고 각종 법률 소송 캠페인을 전개해 온 보수 단체다. 제주4·3 기념관 전시금지 소송, 탈원전 정책에 대한 소송, 최저임금 인상 반대 관련 소송, 남북 군사합의 위헌 소송 등 주로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해 반대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최근에는 김진태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고문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주호영 권한대행은 이 지사의 파기환송 무죄 판결을 언급하며 "여러분들은 소극적 거짓말이 괜찮다는 판례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라며 "이 지사 사건을 대법원에서 궤변으로 파기환송 했다. 만약 파기환송 되지 않았다면 지금 실형을 살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이 이재명 지사 봐주기 선고를 했다는 취지의 주장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 지사는 이에 대해 반박글을 올리고 "제가 '소극적 거짓말'을 했다고 하셨는데 이야말로 '명백한 거짓말'이다. 판사 출신이니 판결문부터 똑바로 읽어보기 바란다. 재판부가 파기환송한 이유는 '공표 의무 없는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은 허위사실공표(거짓말)가 될 수 없다'이다. 제가 본 판결문 그 어디에도 소극적이든 적극적이든 '이재명이 거짓말 했다'고 판시한 부분이 없던데 주호영 대표는 ‘소극적인 거짓말은 괜찮다’는 말이 판결문 어디에 있는지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반박했다.
이 지사는 이어 주 권한대행에 대해 "사법농단이 무엇인지 잘 모르시는 것 같으니 알려드린다. 양승태 대법원의 법원행정처가 스스로의 이해관계를 위해 판사를 압박하고 재판에 개입하며, 수많은 판결 당사자를 피눈물 흘리게 한 것이 바로 사법농단"이라며 "주호영 대표께서 속한 그 당의 집권 당시 벌어진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선거가 끝나자 수구로 복귀하는 제1야당은 우리 민주당의 건설적 성찰을 막는다. 저를 포함한 집권여당은 재보궐 선거의 민심을 받들어 더 낮은 자세로 오직 유효한 민생개혁을 실천하고자 절치부심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상대보다는 우리가 낫다'는 주장만으로는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없음이 드러난 만큼, 수구로 향하는 국힘이 우리 당의 겸허한 성찰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바랄 뿐"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여전히 저는 여야가 파괴적 정쟁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둘러싼 '잘하기 경쟁'에 몰두하는 정치를 꿈꾼다. 제1야당을 존중하고 타협의 파트너로 함께해야 하는 것은 민주정치의 기본이겠지만 이런 소모적 논쟁은 국민의 뜻이 아닐 것"이라며 "코로나19로 하루하루 절박한 국민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정치가 되었으면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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