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황상덕 태백성지화추진위원장 “산업전사위령탑 성지화로 역사적 가치 제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황상덕 태백성지화추진위원장 “산업전사위령탑 성지화로 역사적 가치 제고”

"산업역군에 대한 국가의 정당한 평가와 보상 필요"

강원 태백시 산업전사위령탑 성지화 추진위원회 황상덕 위원장은 “국가 에너지자원 개발에 헌신하다 희생된 산업전사에 대한 합당한 평가와 보상은 당연하다”며 “위령제를 국가주도로 진행하고 관련 법안 제정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주가 ‘민주화의 성지’로 역사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면 태백은 ‘산업화의 성지’라는 당위성이 존재한다.

▲황상덕 태백시산업전사위령탑 성지화 사업추진위원장이 지난 16일 진폐회관에서 '산업화의 성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레시안(홍춘봉)

특히 ‘탄광도시’ 태백시 개청 40주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산업전사위령탑 성지화 추진위 설립과 사단법인 승인에 이어 태백시의회에서도 관련 조례 제정에 나서 성지화 사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지난 16일 진폐회관에서 황상덕 추진위원장(한국진폐재해재가협회장)을 만나 추진위의 향후 계획과 포부를 들었다.

-성지화 사업이 궁금하다.

“태백은 과거 40개가 넘는 탄광에서 연간 600만t이 넘는 무연탄을 생산해왔던 전국 최대 탄광도시였다. 1981년 7월 정부는 무연탄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탄광도시 태백을 개청했다. 태백지역에서 생산된 무연탄을 서울 등 전국 대도시로 수송하기 위해 영암선과 태백선 철도를 개설했다.

특히 정부는 무연탄 증산을 위해 광업주에게 탄가보조와 굴진비 등 엄청난 혜택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지하에서 탄을 캐는 광부는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목숨을 걸고 채굴을 하면서도 낮은 임금과 인간이하의 대우를 받았다. 이런 상황에 사북민주항쟁이 발발했고 탄광사고와 진폐로 사망해도 보상은 미미했다.

늦었지만 태백시 개청 40주년을 맞아 산업전사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산업전사위령제를 국가주도로 진행하고 혐오스러운 이미지를 간직한 산업전사위령탑도 성지화를 통해 역사적인 의미와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 이를 민간단체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 성지화 추진위회의 역할이다.”

-산업전사위령탑은 역사적 가치가 높지만 외면받는 시설이다.

“맞는 말이다. 연간 수백명의 광부들이 석탄증산 과정에서 사망하고 수천명 이상의 광부들이 부상을 당했다. 또 직업병인 진폐증으로 연간 수백 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새로 발병했다. 이를 기리기 위해 강원도에서 1975년 산업전사위령탑을 건립했고 당시 대통령이 친필 휘호를 ‘헌사’했고 노산 이은상 시인이 추모시를 올렸다.

또 진폐 위령각을 세워 진폐재해자들에 대한 추모공간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1년에 한 번 진행하는 위령제 행사를 국가가 아닌 태백시가 주도하고 평소에는 유족과 관련자 외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역사적인 태백의 문화유산이 혐오시설처럼 방치되고 외면 받아 왔다.

현 위령탑 장소가 성지화 장소로 최종 확정된다면 시보건소 인근 사유지와 건물을 매입해 터널형태로 위령탑까지 진입하는 안도 전문가들이 권하고 있다. 안전하고 최적화된 공법에 최소의 비용으로 터널을 만들고 에스컬레이터 형식으로 위령탑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런 방법도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태백시도 성지화를 지원하기 위해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그렇다.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가량 연구용역을 통해 성지화 사업 후보지 5곳을 대상으로 타당성 조사를 하고 성지화에 필요한 시설과 그림을 준비했다. 용역결과 현재의 위령탑 부지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함태탄광 폐광시설을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소도 체험공원 주변을 말한다. 기존 함태 수갱과 갱구를 활용할 수 있고 접근성과 태백산국립공원 입구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시너지 효과가 가능할 수 있을 전망이다.

용역에서는 순직 광부들에 대한 추모 공간 및 명예회복 기회제공, 석탄산업 유산의 보전, 활용과 지역활성화 연계 기반 구축 등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추모. 기념시설을 중심으로 하는 공원, 상징광장 및 위령비, 전시, 체험, 교육, 문화시설, 석탄산업 테마공원 등의 필요성도 제안했다. 용역 결과자료를 참고해 성지화 사업을 추진하지만 보완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시의회에서 관련 조례 제정을 준비 중이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김상수 시의원 발의로 추진 중인 산업전사위령탑 성지화 사업을 위한 민간단체 지원에 관한 조례안에 기대가 높다. 조례안이 제정되면 향후 시민, 전문가들과 토론 및 연구를 거쳐 성지화 사업을 보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전사위령탑과 석탄산업의 역사성과 성지화에 걸맞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템을 추가할 생각이다.

특히 산업전사위령탑은 강원도 주도로 건립되었기 때문에 태백시의회에서 조례가 제정되면 향후 강원도에서도 관련 조례가 제정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다음 국회에서 산업전사 특별법 제정이 진행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향후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이제 시작이다. 태백시가 성지화에 대한 연구용역을 마쳤지만 성지화의 밑그림에 불과하다. 성지화 사업에 꼭 필요한 시설도 중요할 것이며 역사적인 가치와 정체성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다양한 학술토론회와 회의 등을 거쳐 성지화에 포함할 다양한 아이디어도 필요하다.

추진위나 시의회 차원을 넘어 시민 전체의 관심과 성원이 절대 필요하다. 문경 석탄박물관은 규모는 적지만 과거 은성광업소 갱구를 활용해 의미가 남다르다. 인근 정선과 삼척, 영월은 물론 충남 보령, 전남 화순 및 경북 문경 등 전국 주요 폐광지역을 방문해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등을 만나 특별법 제정을 호소할 계획이다.

강원도출신 이광재, 송기헌, 허영 의원 등 민주당 국회의원도 만나 폐광지역의 현안이 성지화 사업을 설명하고 특별법 제정에 도움을 요청할 생각이다. 성지화 사업의 예산확보와 특별법 제정에 지역출신 이철규 국회의원의 힘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필요하다면 누구라도 만나 지원을 요청하고 성지화 사업에 필요한 일에 물불 가리지 않고 앞장설 계획이다.”

-성지화가 쉽지도 않겠지만 난관도 많을 것 같다.

“어렵다. 하지만 반드시 어려운 난관을 극복해 성지화가 성공하도록 하겠다. 일부 단체에서 협조가 필요한데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주변과 함께 이해, 설득 과정을 거쳐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 전쟁터에서 전투하다 사망하면 순직자이고 부상을 입고 치료하다 목숨을 잃어도 순직 처리된다. 광산사고 순직자든 진폐증으로 사망하든 똑같은 산업전사다.

진폐와 사고로 숨진 모두를 추모하고 희생에 대한 숭고한 가치를 포함하는 것이 산업전사 성지화의 기본 개념이다. 아울러 태백은 과거 오투리조트와 안전체험테마파크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넣었지만 애물단지라는 쓰라린 경험이 있다. 류태호 태백시장에게 성지화 사업은 이런 전철을 되밟지 않도록 자체가 태백의 명소는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바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시민들이 적극 동참하는 것은 물론 광부상도 향후 시민 성금 모금 운동으로 시민이 다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모두가 힘을 보태고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시기를 기대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홍춘봉

강원취재본부 홍춘봉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