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전증으로 아파하던 '막막'한 여중생을 '먹먹'한 감동으로 살려낸 전북 완주의 '키다리 아저씨'가 이 소녀를 위한 영원한 후원자를 자처해 소년의 눈망울을 다시한번 적셨다.
지난해 10월 전북 완주군 용진읍에 사는 여중생 A 양이 급성 만성신부전증으로 등교 대신 등원(병원)으로 투석치료를 해오다 신장이식이라는 기회가 왔음에도 구급차 비용을 댈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국민기초생활수급자 가구에서 여섯 형제들과 함께 매일을 버텨내야 했던 A 양과 그의 부모가 감당할 비용으로는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바로 이 때.
이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완주 용진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인 (유)현춘식품의 백용복 대표가 그 자리에서 곧바로 구급차 비용 120만 원을 송금하면서 지난 3월에 이식 수술을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됐다.
신장을 기증해 준 뇌사자와 백 대표 도움에 A 양은 당시 5시간이 넘는 수술을 잘 버텨내고 무균실 등에서 회복돼 얼마 전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세상의 따뜻함을 안고 돌아온 A 양에게 또 하나의 선물이 안겼다.
A 양의 건강을 살피기 위해 자신을 찾아온 '키다리 아저씨' 백 대표가 가슴에 숨겨 안고온 평생의 후원자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 바로 그 것.
수십 만 원 상당의 도서상품권과 함께 제철과일 등 각종 생필품도 양 손에 가득 들고온 백 대표가 자신의 연락처를 A 양의 손에 꼬옥 쥐어줬다.
"도움이 필요할 땐 어디서나, 언제든 연락하렴"이란 백 대표의 말과 함께 명함 한 장을 건네받았다.
이에 A 양은 "평생 감사해하며 건강하게 살아가겠다"고 약속한 뒤 키다리 아저씨만을 위해 준비한 손소독제와 손편지 한 장을 백 대표에게 화답했다.
A 양의 편지에는 "덕분에 신장이식 수술을 잘 마쳐 학교도 가고 친구들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는 감사의 마음이 담겼다.
백 대표는 "생각치도 못했는데 오히려 선물과 편지를 받아 가슴이 벅차오른다. 힘들 때 언제든지 도움을 줄 수 있는 키다리 아저씨가 되고 싶다"면서 A 양의 평생 후원자가 돼 줄 것을 거듭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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