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 기증자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며 뜬 눈으로 밤낮을 보낸지 넉 달.
그동안 절망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던 15살 여중생 소녀의 앞에 연달아 찾아온 희망과 사랑의 손길이 여중생의 아픈 몸과 마음을 치료하고 달래준 사연이 뒤늦게 알려져 먹먹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북 완주군 용진읍에 사는 여중생 A 양에게 만성신부전증이라는 병이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병 치료를 위해 A 양은 진단을 받은 이후부터 최근까지 매일 등교를 하는 대신 병원을 찾아 투석치료를 해와야 했다.
언제까지 투석치료를 받아야할 지 막막했던 A 양과 가족들에게 기적과도 같은 소식이 지난달 26일 날아들었다. 신장이식이 가능한 뇌사자에 대한 소식이었다.
A양과 그 가족은 기증자의 숭고한 뜻에 감사할 뿐이었지만, 당장 이식될 신장을 수송할 구급차 비용을 어떻게 감당해야할 지 막막했다.
수송에 필요한 구급차 비용은 120만 원 정도. 그러나 A 양의 가족은 이 비용을 어디서 구해야 할 지 깊은 시름에 빠졌다.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은 이들에게는 그리 큰 돈이 아닐 수도 있는 금액이지만, A 양의 가정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국민기초생활수급자 가구였던 것이다.
거기에 한 가지 더.
A 양의 형제는 모두 7형제로 부모까지 포함하면 9인 가정의 대식구로 식사 한끼 제대로 한 번 배불리 먹지 못하는 형편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같은 소식을 접하게 된 용진읍사무소 맞춤형복지팀이 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현춘식품의 백용복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백 대표는 소식을 건네 듣자마자 곧바로 A 양의 이식신장을 운반할 구급차 업체에 비용을 즉시 보냈다.
A 양을 살리기 위해 1초의 순간도 고민하지 않았던 백 대표.
그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여중생에게 새생명을 가져달 불 이식 소식에 마냥 기뻤을 뿐이다"면서 "그 어느 것보다 1분 1초라도 신장을 안전하고 빠르게 수송해야 한다는 생각에 잠시라도 주저할 틈이 없었다"고 말했다.
신장을 기증해 준 뇌사자와 백 대표 도움에 힘입어 A 양은 5시간이 넘는 수술을 잘 버텨내고 현재 회복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양은 앞으로 무균실에서 수일 간 치료 후 곧 병실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완주군 관계자가 설명했다.
A 양의 가족들은 "기증한 분과 백 대표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고마움으로 만감이 교차할 뿐이다"면서 며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에게 건강하게 바르고 착한 아이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고마움을 대신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