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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현장에서 본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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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현장에서 본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 향방은?

[워싱턴 주간 브리핑] 김동석 KAGC 대표 "2022년 중간선거가 바이든 정부 앞날 결정"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조만간 북한 관련 정책을 발표할 전망이다. 북한이 지난 25일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상태라는 점에서 어떤 정책을 발표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결의안 1718호 위반"이라면서 "우리는 동맹, 파트너들과 상의하고 있다. 그들(북한)이 긴장 고조를 택한다면 우리는 그에 맞춰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대북 정책 검토 완료 시기에 대해 "우리는 다자 이해당사자간 대북정책 검토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한국과 일본의 안보보좌관들과 논의 중이며, 한미일 3자 대화가 다음 주에 열린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은 한국 입장에서 초미의 관심사일 수 밖에 없다. 전임 민주당 정부인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끼쳤던 부정적인 영향 때문이다. 기존의 정치와 외교에 전혀 문외한이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시 오히려 두 번의 북미 정상회담으로 남북미 관계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트럼프와는 전혀 다른 정치, 외교 노선을 주장한다. 때문에 북한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발표를 앞두고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을 감행한 것은 일종의 '관심 끌기'라고 보여진다.

"트럼프 정부 때는 오히려 한국 정부의 역할이 뚜렷했다.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 중재자 역할을 했고 큰 성과를 냈다. 문제는 이런 리더십이 너무 잠깐이었다. 그런 점에서 북한에 대해 좀 원망스럽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27일 오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평통) 몬트리올 지회에서 주최한 온라인 강연회("워싱턴 현장에서 보는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은?")에서 "지금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이 나올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할 때"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평통 운영위원이기도 하다.

"2000년대 초 부시 정부 때 득세한 네오콘들은 중동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다. 이들은 북한도 '악의 축'이라고 지칭했다. 이들 주전주의자들은 당시 북한을 소멸의 대상으로 보면서 '북한 붕괴론'을 주장했다. 그때 그래도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북한을 지원해야 한다고 워싱턴 의회를 설득한 사람이 바로 상원 외교위원장이었던 조 바이든이다. 그리고 당시 자문위원이 토니 블링컨 현 국무부 장관이다."

이전 정부들에 비해 북핵 문제에 있어 큰 진전을 이룬 트럼프 정부도 정권 초 북한의 도발에 전쟁까지 검토했었다. 2017년 8월 트럼프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며 북한을 위협했고, 이에 북한은 "괌 폭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응수하며 한반도엔 전쟁의 불길한 그림자가 드리우기까지 했다. 일촉즉발의 북미간 갈등을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나서 두번의 정상회담까지 갖게 만들었다.

그런 점에서 김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여전히 적극적인 중재자의 역할을 할 필요가 있으며, 바이든 정부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국내외 정치 현실에서 충분히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에서 반중국 정책은 초당적 지지...2022년 중간선거 때까지 '반중국' 기조 계속될 것"

우선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 중 중국 관련 정책은 트럼프 정부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바이든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나는 중국과의 경쟁이 극심하다고 보고 있다"며 "중국은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력한 국가가 되려는 전체적 목표를 갖고 있지만 내 임기 내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 관계에서 있어서 바이든은 시진핑에 대한 배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중국 시진핑 체제는 거꾸로 가는 것이라고 생각해 반중국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 19일 미국과 중국 정부가 앵커리지에서 만나 회담을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미국은 홍콩, 신장 위구르 등에서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자 중국은 미국 내 인종차별을 거론하며 이를 맞받아쳤다. 생각보다 중국의 반발이 더 셌다. 블링컨 장관은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고 오는 길에 중국과 앵커리지에서 회동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아직까지는 미국이 필요로 하는 한국의 역할이 크다. 때문에 한국이 미국에 대해 할말은 하고 원칙적인 공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미국 국내정치적 차원에서도 바이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김 대표는 지적했다. 중국 관련 외교정책 기조가 물론 인권, 경제, 국제정세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국내 정치적 상황도 중요한 영향을 끼쳤다는 지적이다.

"지난 2020년 선거에서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 선거에서 이겼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바이든이 이겼지만, 의회 선거는 트럼프(공화당)이 이겼다고 봐야 한다. 트럼프는 자신이 얻은 대선 7500만 표를 가지고 보이지 않게 내년 중간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트럼프가 잘 보이지는 않지만 생각보다 이 힘이 세다.

바이든 세력은 이에 맞서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바이든 정권 핵심세력의 24시간 고민은 민주당을 통합시키는 일이다. 미국 전체의 통합은 어림도 없고 민주당의 중심이 되는 것이 목표다. 내년 중간선거에 달려 있다. 내년 선거에서 질 경우, 바이든 정부도 어려워진다. 중간선거는 정권 비판적 성격을 띠기 때문에 야당이 유리하다. 그런데 '반중국'은 공화당 의원들도 찬성하는 이슈다. 유권자들의 정서도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바이든은 트럼프의 '반중국' 기조를 이어갈 것이다. 한국 정부도 이런 바이든 정부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워싱턴을 향해 메시지를 보내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주석. ⓒ연합뉴스

"중국 인권 때문에 거론될 수 밖에 없는 북한 인권, 피하지 말고 적극적 대응 논리 만들어야"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 정치권의 흐름 속에 북한 인권 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고 김 대표는 지적했다. 이런 이슈 중 하나가 지난해말 한국 국회를 통과한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이다. 김 대표는 "4월 중으로 미국 의회의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에서 대북전단금지법을 포함한 청문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는 초당적인 기구다. 故 랜토스 전 의원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수용소에 끌려갔다가 탈출한 경험 때문에 인권 문제에 천착해 큰 업적을 남긴 훌륭한 의원이다. 그의 뜻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위원회다. 이 위원회의 공동의장이 공화당의 크리스 스미스 의원과 민주당의 제임스 맥거번 의원이다. 스미스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인권 문제에 있어 큰 영향력을 가진 의원이다. 스미스 의원이 특히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데, 이는 한국의 일부 보수단체에서 탈북자 출신인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 등을 앞세워 이런 입장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는 의회에서 중국, 예멘, 미얀마 등의 인권 문제에 대해 언급이 되기를 바란다. 또 의회 내에서 중국 인권 관련 이슈(신장-위구르, 홍콩, 대만 등)에 대한 문제의식은 초당적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랜토스 위원회에서 조만간 관련 청문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다. 랜토스 위원회 활동, 홈페이지 게시물 등을 볼 때 4월 중으로 열릴 것 같다. 여기에 대북전단금지법 문제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여당과 그 지지자들은 청문회 자체를 반대해왔다. 그런데 청문회는 말 그대로 청문회다. 이런 자리를 활용해 대북전단이 북으로 넘어가지도 않고 오히려 접경지역에 떨어져 농작물을 다 죽일 뿐 아니라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등 접경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만만치 않다고 증언할 수 있다. 이 자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분단 상황에 대해 피상적인 이해를 가질 수밖에 없는 미국 정치인 등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 대표는 116회 회기 때 미국 하원에서 52명 의원이 공동 발의했던 '종전선언 결의안'에 대해서도 변화된 정세에 따른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시 민주당 51명과 공화당 1명 의원이 공동 발의에 참여했다. 민주당 내 주류인 진보적 의원들이 서명을 주도했고, 이들에게 종전선언이 평화적으로 중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한 것은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블링컨 국무장관은 의회 청문회에서 종전선언결의안에 대해 북핵 프로그램이 동결된 뒤에 검토 가능한 이슈라고 시점을 못박아 말했다. 따라서 오히려 지금은 역으로 시민사회에서 여론을 만들어 의원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진보적인 시민단체, 풀뿌리 운동단체가 정치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한국 정치 못지 않게 미국 정치도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해외 민주평통의 활동이 초당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등 한국계를 포함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인종차별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의식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프레시안(전홍기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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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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