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에 나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측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이 여론조사 문항과 유·무선전화 비율 등 세부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또다시 중단됐다. 당초 두 후보는 전날(16일) 한 차례 TV토론을 거쳐 17~18일 이틀 간 여론조사 경선을 하기로 했으나, 17일 조사는 실시되지 못했고 18일 조사도 위기를 맞은 상태다.
양측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국민의힘 정양석 사무총장과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17일 밤 9시30분께 기자들과 만나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정 사무총장은 "오늘 저녁에는 더 협의할 사항이 없다"며 "국민의당 입장을 이 시간 이후에 당과 협의해서, 내일(18일)까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지 강구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 후보 선출 방식에 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접점이 있으면 연락을 하고 아침, 새벽이라도 만날 수 있는 거고, 안 되면 조금 늦출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내일 데드라인은 아침 9시라고 본다"고 했다.
설문지를 작성해 여론조사 업체에 전달하고 조사원들에게 배부하는 시간, 실제로 전화 조사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할 때 오전 9시까지 합의가 타결되지 않으면 18일에도 조사를 실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앞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후보등록 마감 시한인 오는 19일까지 단일화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하루 이틀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단일화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양측 협상단에 따르면, 협상의 최종 쟁점은 설문조사 문항을 '경쟁력 조사' 방식으로 하느냐, '가상대결' 방식으로 하느냐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대결에서 누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를 묻는 방식이 경쟁력 조사라면, 두 후보를 놓고 각각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1대1 대결을 실시해 그 결과가 유리한 사람을 단일후보로 선출하자는 게 가상대결 방식이다.
정 총장은 "우리 당은 국민의당에서 요청한 경쟁력 조사는 피하지 않겠지만, 가상대결을 통한 후보 확정은 새로운 방법이고 전례가 없고 합산이 쉽지 않아 수용하기 어렵다"며 또한 "여론조사 정확성을 위해 유선전화 비율을 (더) 반영해야 한다고 요청했고, 절충안으로 10% 정도라도 반영하자고 하는 조정안을 내고 기다렸다"고 국민의힘 입장을 설명했다. 정 총장은 "그런데 국민의당 측에서 (2가지 제안에 대한) 수용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 총장도 국민의힘이 이같은 2가지 제안을 한 사실은 확인하며 "저희 국민의당 입장은, 저희가 가장 중시하는 효과적 방법은 가상 대결이기 때문에 가상 대결을 존중해 준다면 국민의힘 측이 말씀하는 유선전화 10%를 수용하겠다는 것"이라며 "그것(가상대결)이 어렵다면 경쟁력 조사를 하되 대신 유선전화는 수용할 수 없다, 그것도 부족하면 경쟁력 조사와 적합도 조사를 50대50으로 해서(유선전화 조사 없이) 후보를 결정하는 게 어떠냐는 수정 제안을 했다"고 자당 입장을 설명했다.
정 총장은 국민의당 측의 최종 수정 제안, 즉 "적합도와 경쟁력을 각각 묻고, 다만 유선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하지 않는 새로운 입장에 대해서 (당 지도부와) 협의해 봐야 한다"며 "협의해 보고 접점이 있으면 내일 아침에라도 일찍 연락해서 내일이라도 여론조사가 실시될 수 있도록 협상단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후보 간 담판으로 쟁점을 해결할 수는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제 이 상황을 (후보에게) 말씀드려야 한다. 후보들께서 어떻게 움직일지는 후보들이 판단하실 문제"라고만 했다. '내일 오전까지 합의가 안 되면 후보 등록을 양측 모두 각각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 문제에 대해선 협상단이 말할 수 없다. 더 노력해야 하는 것이 협상단의 임무"(정양석), "그건 그때 가서 판단해야 한다"(이태규)라고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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