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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병원 신축 예산은 0원...민간 의료산업 예산은 7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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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공공병원 신축 예산은 0원...민간 의료산업 예산은 7000억"

'공공성 부재'했던 코로나 대응 1년..."더 큰 문제 온다"

지난해 1월 20일, 한국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1년 하고도 한 달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화할 '코로나19 체제'가 어느새 우리 일상이 됐다. 새 체제에 맞추는 정부 정책이 지난 1년간 정신 없이 시행됐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지표가 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표적인 정부 정책이다.

지난 1년의 초반, 한국 정부의 대응은 세계적인 상찬을 받은 '선제적 방역'에 집중됐다. 그늘은 시간이 지나면서 짙어졌다. 부작용의 일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해결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아직 거대한 그림자는 그대로다. 정부 재정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대표적이다.

9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지난 1년 정부의 코로나19 정책을 진단하고, 문제점을 복기하는 전문가 좌담회가 열렸다. 보건의료단체연합과 민주노총부설 민주노동연구원, 참여연대가 공동 주최한 자리에서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사회로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 김진석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창근 민주노총부설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이 각자의 견해를 발표했다.

좌담회 내용을 요약하면 '공공성의 부재'다. 이 같은 부재는 더 큰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공공의 영역에서 해결해야 할 일들을 정부가 등한시하거나, 혹은 외면하면서 코로나19 여파가 커지고, 강화했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정부가 공공 방역 책임 개인에 떠넘겨

정부의 소극적인 대 공공성 강화 대응은 코로나19 방역 및 의료 대응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지난해 1월 9일 정부와 여당이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을 처리하고 같은 달 15일에는 공적사회서비스 일부를 민간보험사에 맡기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한 '바이오헬스 핵심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한 때가 바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시작한 때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의료 공공성을 강화해야 할 때 의료 민영화 강화에 골몰했다는 지적이다.

전 정책국장은 "메르스 사태 당시부터 음압병상 확충 필요성이 제기됐으나,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을 거의 늘리지 않았다"며 정부 출범 이후 의료 공공성을 강화해 위기에 대응할 시간과 여력이 있었음에도, 그 같은 준비를 하지 않은 채 코로나19 위기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이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17년 2월 29개 병원 156병실 194병상이던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은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11월 29개 병원 161병실 198병상이었다. 병상 4개가 늘어났다.

간호인력 부족 문제, 간호인력 처우 개선 문제, 공공병원 부족 문제 등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진보적인 보건의료인과 의료 노동자들이 줄기차에 제기해 온, 한국 사회에 상존한 의료 공공성 위기를 보여주는 문제였다. 이에 대한 대비가 전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며 (방역 위기와 별개로) 의료 위기가 심화했다.

코호트 격리 조치로 인해 사회적 약자의 집단 감염을 야기한 정부 대응을 전 국장은 대표적인 문제로 꼽았다. 코호트 격리로 인한 대규모 사상은 지난해 2월 19일 경남 청도대남병원을 시작으로 대구 제2미주병원, 한사랑요양병원 등에서 꾸준히 발생했고 지난해 발 3차 유행이 절정에 달하는 와중에 그 피해도 가장 커졌다.

전 국장은 "'확진자 코호트는 허용하지만 의심환자 코호트는 전염 위험이 커 권장하지 않는다'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과 어긋나고, 시설 외부에서 시행되는 방역지침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요양병원 코호트 조치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에만 정부가 코호트 격리한 14개 요양병원에서 99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99명이 사망했다"고 지적했다.

처벌 위주로 지속된 지난 1년의 사회적 거리두기 역시 "정부가 개인에게 거리두기를 강제하기만 할 뿐, 그에 걸맞은 지원책을 내놓지 않"아 방역의 책임 주체를 개개인에게 떠넘김에 따라, 거리두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개인은 더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린다고 전 국장은 지적했다.

지속되는 물류센터 노동자 간 집단 감염 문제, 소수자 강제 아우팅 문제 등이 실제 지난 1년여 간 코로나 사태에서 개인을 희생양으로 삼는 모습으로 한국 사회에 나타났다.

코호트 격리로 인한 피해 급증을 정부가 환자 개개인 격리 능력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난 참사로 해석할 수 있듯, 정부가 거리두기 미실시 개인을 처벌만 하고 거리두기, 아프면 쉬기가 불가능한 개인을 위한 사회 경제적 여건 개선을 하지 않는 데서도 정부 책임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1년, 정부정책 진단평가 좌담회'에서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의료 공공성 팽개치고 의료 민영화에만 골몰

공공의료 공백 문제는 정신없이 지나간 지난 1년을 되돌아봐야 할 거리를 안겨줬다.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1차 유행 당시 3만6000여 개의 병상을 확보한 대구에서 코로나19 대응의 중심은 불과 433병상을 가진 유일한 지역거점 공공병원인 대구의료원이었다.

지난해 3월 4일 대구 지역에서만 누적 4000여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을 당시 2300명이 병원에 입원 또는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지 못한 채 자택에서 대기 중이었다. 지난해 3월 15일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75명 중 17명이 입원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사망환자의 70%는 인공호흡기 치료도 받지 못했다.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확진자에 매달리면서 일반 의료공백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 2월 24일 부산의료원에서 간경화로 인해 20년을 넘게 진료받던 환자는 이 병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이 되자 강제퇴원당한 후 민간병원 입원비를 감당하지 못해 추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사망했다.

한국의 방역 성과를 자찬하기 이전에 민간 병원 중심의 한국 의료 체계 문제를 진지하게 되짚어봐야 할 이유다. 전 국장은 "지난해 5월 기준 한국의 코로나19 연령 표준화 치명률(연령구조가 치명률에 미치는 영향을 제거한 치명률)은 3.3%로 포르투갈(2.9%), 스위스(3.5%), 독일(3.7%), 스페인(3.9%)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한국의 환자가 현저히 적어 의료시스템 부하도 적게 걸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나라와 비슷한 치명률은 열악한 의료대응 수준을 드러내는 증거"라고 일갈했다.

취약한 공공의료 인프라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2차 유행 이후 더 두드러졌다. 지난해 8월 14일 전국에 세 자릿수의 확진자(103명)가 발생한 지 나흘 만에 수도권 코로나19 전담병원 병상가동률이 58%, 서울에서 75%까지 치솟았고, 곧바로 대기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경기도의 자택 대기 환자는 같은 달 29일 260명으로까지 늘어났다. 같은 달 31일에는 광주, 대전, 강원, 전북, 전남에 즉시 가용한 중증 환자 치료 병상이 사라졌고, 충남, 경남에는 1개만 남았다.

충격적인 건 이 사태를 겪은 후인 9월 1일 정부가 내놓은 2021년도 예산안에 "공공의료 관련예산이 2020년 대비 감액"됐고 "지방의료원과 적십자병원 기능 강화에 쓰일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예산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삭감"됐으며 "공공병원 신축, 증축 예산은 '0원'"이었던데 반해 민간 의료산업 지원책인 "의료산업 육성 예산은 7000억 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 소식에 시민사회단체는 지난해 11월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집중 행동에 나섰다. 그 결과는 같은 해 12월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예산안이다. 공공병원 신축 예산은 0원이었고, 증축 예산에 15억 원이 배정됐다.

이 같은 문제는 저임금으로 시달리는 간호사 처우 문제, 의사 부족 문제, 공공병원 건립 문제 등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일어났다. 그러나 정부는 의료 공공성 강화를 시도해야 할 마당인 지난 달 5일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해, 민간보험사가 헬스케어회사와 마이데이터회사를 자회사로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민영화에만 골몰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 국장은 "지난 1년간 한국의 치료대응 위기는 전적으로 공공병원 부족 문제 때문"이었다며 "지난해 11월까지 전국 병상 수의 10%도 되지 않는 공공병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의 90.9%를 구성했고, 입원환자의 81.7%를 진료했다"고 전했다. 태부족한 공공의료체계가 의료 마비 사태를 비롯한 각종 의료 혼란을 낳았음에도 올해 정부 예산안에서 병원 공공성 강화 예산은 사실상 없다.

1년여 간 불평등 심화 현상 뚜렷

코로나19 위기는 단순히 의료 위기, 방역 위기로만 끝나지 않는다. 사회 위기로 확산한다.

윤홍식 교수는 큰 틀에서 공공성의 부재에 따른 부작용을 진단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기존 누적된 사회 문제를 심화"하면서, 한국 사회에 축적된 모순과 문제가 더 극단화했고, 이들 문제는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지표가 불평등의 심화다. 이른바 'K-자형 회복'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소득 지표의 경우, 2019년 3분기 4.66배이던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최상위권인 5분위 가구 소득이 1분위 가구 소득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은 지난해 3분기 4.88배로 증가했다.

윤 교수는 "대체로 (지난 1년간) 하위 소득분위의 근로소득 감소가 두드려졌고, 가구소득 전체로 보면 특히 상위 40% 가구소득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자산불평등도 심화했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화한 저금리 기조가 코로나19 불황과 맞물리면서, 시중에 풀린 유동자금이 증시와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 자산 투자자가 큰 수익을 거뒀다. 지난 한해 증시 '동학개미'의 평균 수익률이 95.5%에 달했다는 한 언론사 보도는 상징적이다.

고용불평등 역시 심화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고용시장 충격은 '선진적인 방역'을 자찬하기 민망할 정도로 심각하다.

이와 관련해 황선웅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가 지난 달 1일 직장갑질119 주최로 열린 토론회 '코로나19 1년, 일자리 정책의 한계와 대안'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확진자가 1명 발생했을 때 한국의 취업자 감소 규모는 53.2명으로 나타나 호주(83.4명), 일본(69명)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에서 3위였다.

윤 교수는 또 "코로나19로 인한 한국의 취업자 감소 비율은 -3.6%로 독일(-0.7%), 일본(-1.7%), 네덜란드(-1.8%)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은 과연 얼마나 뛰어났나. 한국 정부는 자신이 져야 할 빚을 개인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9일 오전 서울 지하철 3호선에서 출근길에 나선 시민의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한국, 소극적으로 코로나 대응한 "이례적 국가"

이처럼 코로나19 재난이 심화하면서 공공의 역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으나, 한국 정부는 지난 1년간 돈을 푸는 데 극히 인색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지난해 10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례회의에서 지난 40년의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인 '긴축'이 사실상 폐기 선언(지난해 10월 17일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되고 "두 기관이 정책 기조를 '인플레이션 통제와 균형재정'에서 '고용과 소득'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음에도 한국 정부는 정반대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 두드려졌다고 윤 교수는 평가했다.

특히 기존에도 OECD 최저 수준의 복지 지출 수준을 유지하던 한국의 경우 재정의 역할이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 더 중요했다는 평가가 가능했지만, 한국 정부 대응은 그렇지 않았다.

윤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한국 정부의 직접지출(재정지원)은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G20 평균ㅇ니 8%, OECD 평균인 6%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데다, 그마저도 언젠가 피지원자가 금융기관에 갚아야 할 의무를 지니는 "대출중심 지원"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반대로 독일의 직접지원 규모는 GDP의 7~8%, 대출지원 규모는 31% 수준이며 일본은 직접 지원 11%, 대출지원 24%, 미국은 직접지원 12% 수준을 보였다.

그 사이 실업자는 빠른 속도로 증가했고 폐업하는 가게가 줄을 이었다. 지난해 12월의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2월 대비 74만4000여 명 감소했고, 실업자는 35만7000명, 무직자 수(실업자+비경제활동인구)는 98만1000명 증가했다.

한국의 재무 구조가 OECD 평균에 비해 매우 건실한 만큼, 한국 정부는 적극적인 재정 지출 여력이 더 컸다고 볼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정부의 더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에 재정부채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입장을 보여왔으나, 그마저도 사실과 다르다고 윤 교수는 비판했다.

윤 교수는 "2019년 대비 지난해 한국의 국가부채 증가율은 15.5%로 OECD 비교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266.2%인 일본(그만큼 부채 증가 여력이 없음), 205.3%인 그리스를 제외하면 노르웨이와 핀란드 정도가 한국보다 증가율이 낮은 국가"라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건, 복지 체제가 안착한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 코로나19 대응 상황에서 국가 부채 증가율이 대체로 매우 낮았다는 점이다. 이미 복지 시스템이 안착한 만큼, 코로나19 위기에도 큰 흔들림 없이 고용, 복지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윤 교수는 "괜찮은 공공부문 일자리가 25~30%에 달하는 북류럽 복지국가에서 팬데믹으로 인한 실직은 최소한으로 제한되었을 것"이라고 그 원인을 추정했다.

윤 교수는 이 같은 점을 근거로 "한국은 낮은 복지지출로 인해 취약한 사회보장제도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에 매우 소극적인 대응을 한 이례적인 국가"라며 "정부의 낮은 부채가 높은 가계부채로 상쇄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취약한 공공 대응, 더 큰 문제 불러올 수도

코로나19 팬데믹의 1차 위기를 방역과 의료의 위기로 칭한다면 경제, 사회적 불평등 심화를 비롯해 추후 터져나올 온갖 문제는 2차 위기로 칭할 수 있다. 1차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백신이라는 명확한 해답이 있지만, 2차 위기 극복을 위한 정답은 없다.

공공성 강화라는 절대 명제가 주어진 듯 보이지만, 다가오는 선거 국면에서도 이 같은 이슈는 좀처럼 진지하게 쟁점화하지 못하고 있다. 강력한 여당의 힘까지 지닌 정부조차 좀처럼 공공성 강화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점은 상징적이다. 대전환의 시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윤 교수는 이처럼 "팬데믹이 변화 속도를 가속화함에도 사회경제적 대응이 지체"되면서 "우리가 팬데믹으로 가속화한 사회경제적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위기"가 더 커질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만일 앞으로도 한국 정치, 한국 경제, 한국 사회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고 부를 법한 미래에 적절히, 적당한 시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그 지체가 위기를 더 키울 수도 있을 것이다.

외국의 사례에서 전조를 볼 수 있다. 이민자 급증, 난민 문제, 신자유주의화에 따른 빈부 격차 심화, 사회 혁신의 정체 등이 누적된 유럽과 미국에서는 일제히 극우주의의 성장 현상이 일어났다.

한국이 맞은 포스트 코로나 위기 역시 같은 문제를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미 코로나19 위기에 의한 피해가 사회적 약자에게 더 크게 전가된다는 점은 '재난 자본주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난 1년의 사례에서 입증됐다. 그만큼 사회의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기존 체제에 기대할 문제 해결 능력이 사라졌다는 절망과 불신이 커질 경우 "취약계층은 강력한 지도자로 대변되는 권위주의 친화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윤 교수의 일갈을 되새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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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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