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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시위 논란...영화 <미나리>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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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시위 논란...영화 <미나리> 연상된다

시민단체 “LA폭동 등 한인 피해로 분노했던 우리의 과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대구시 북구 대현동은 최근 이슬람사원 건립을 두고 인근 주민들과 이슬람교인들 간 갈등이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는 이민자의 고충을 담은 영화 <미나리>가 연상된다며 우리의 과거를 돌아봐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대구 북구 대현동 일대에는 “이슬람사원 건립은 주민의 생존권·행복추구권이 박살나게 된다”, “북구청은 책임져라”라는 주민들의 주장이 담긴 현수막이 일제히 내걸렸다.

이런 배경에는 경북대학교 서문 쪽에 위치한 한 동네에 일부 이슬람교인들이 이슬람 사원을 짓겠다고 건축 허가를 내면서 시작됐다.

▲대구 북구 대현동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공사가 중지된 이슬람사원 ⓒ유튜브영상캡쳐

교인들은 지난해 12월 공사를 시작했고 완공을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인근 주민 일부가 소음과 향신료 냄새에 대한 피해 등을 우려하며 건립반대를 주장했다.

반대 주민들은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를 외치며, 350여명의 반대 주민 서명을 받아 12월 16일 북구청에 사원 건립 반대 탄원서를 전달했다.

탄원서를 전달받은 북구청은 결국 해당 이슬람사원 관계자들에게 “주민들과 합의점을 도출하라”고 밝히며 공사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사원건립 반대주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리는 등 더욱 강경하게 대응했다.

하지만 지역사회 전반에선 주민들의 이러한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명확한 피해도 없이 ‘향신료 냄새가 싫다’, ‘기도소리에 시끄러울 것 같다’ 등 추측성 주장만으로, 이방인이라는 선입견과 종교의 자유를 억압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해외에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미나리’에 대한 비유가 이어지고 있다. 영화 ‘미나리’는 정이삭 감독이 실화를 바탕으로 70년대 미국으로 건너 간 한국 이민자들의 인종차별 등 고달픈 삶의 과정을 다뤄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다.

이와 관련해 대구참여연대 강금수 사무처장은 “명확한 피해사례도 없이 배타적으로 이슬람사원을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도 문제지만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종교시설을 추측성 민원만으로 공사중지를 명령한 북구청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 시민은 “‘칼러풀 대구시’라 홍보하고, ‘글로벌 대구시’라 외치는 대구의 한 시민으로서 지역의 민낯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며 “과거 우리도 이민을 통해 겪은 아픔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 오히려 ‘피부색이 다르다’, ‘음식문화가 다르다’, ‘종교가 다르다’고 그들의 권리를 배척하고, 그들의 종교를 마치 이단처럼 치부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슬람사원 건립 관련 교인 상당수가 경북대학교에 석·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바다를 건너 여기 대구까지 온 타국의 인재들이다”며 “한국에서 이러한 배척과 따돌림이 해외로 알려진다면 국가차원에서도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영화 '미나리'의 한 장면 ⓒ유튜브영상캡쳐

시민공익연대 관계자는 “일부 주민들의 ‘생존권·행복추구권이 박살난다’는 주장이 어떠한 원인 때문인지 피해가 명확하지가 않다”며 “인근의 특정 종교와 더불어 일부 지역주민들이 합법적인 절차로 진행되는 이슬람사원 건립을 반대하며, 오히려 이들의 ‘생존권’과 ‘행복추구권’을 박살내고 있는 것이 아닌지 반문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대현동의 일부 주민들의 이런 주장에 한국판 ‘미나리’가 연상 된다. 집단 이기주의를 벗어나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방향으로 풀어 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슬람사원 건립에는 법적인 문제는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주민들의 피해 또한 명확하게 드러난 것도 없었으며, 물질적인 피해사례도 없었다. 단지 “향신료 냄새가 날까봐”, “기도 소리에 소음피해가 있을까봐” 등의 우려 섞인 민원들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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