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일부 국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 효과가 속속 확인되고 있으나, 한국 방역당국은 기존 입장에 따라 외국의 임상 결과가 충분히 쌓인 후 고령층 접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경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각국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임상시험과 관련한 추가적인 진행이 있고, 일부 국가에서는 고령자 접종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한국 방역당국은) 관련되는 다양한 자료들을 수집하고 분석해서 근거를 축적한 후에 전문가 자문을 받고, 예방접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고령자 접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영국 잉글랜드공중보건국(PHE)이 1월부터 수집한 접종 자료를 연구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 1회차 접종을 마친 80세 이상 고령층으로부터 접종 3~4주 후 입원 예방에 80%의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두 백신 모두 고령층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중증 이행을 막는 효과도 보였다고 PHE는 전했다. 구체적으로 1회차 접종 4주 후 화이자 백신의 유증상 감염 예방 효과는 70대 이상에서 57~61%로 나타났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0~73%로 확인됐다.
앞서 스코틀랜드 보건당국과 영국 에든버러대 영구진이 작년 12월 8일부터 올해 2월 15일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을 1회 접종한 114만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지난달 19일 국제학술지 <랜싯>에 실은 내용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회만 접종하더라도 병원 입원 위험이 접종 전 대비 9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데이터에는 65~79세가 54만 명, 80세 이상자가 21만 명이 포함되는 등 고령자가 다수 참여했다. 전체 접종자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이는 49만 명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자보다 적었으나, 75세 이상자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특히 많이 접종했다.
이처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고령층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감염 예방 효과를 보임이 임상시험을 통해 확인되면서, 당초 고령층을 이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한 일부 국가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허용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합병증이 있는 50세 이상인 고령자를 포함해 65~74세 고령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 임상자료 부족을 이유로 65세 미만에게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게 한 입장을 수정했다.
65세 이상 고령자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자에서 제외한 독일도 기존 방침을 철회할 예정이다. 토마스 메르텐스 독일 로베르트코흐연구소(RKI) 예방접종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공영방송 ZDF에 출연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65세 이상자에게도 접종 허용이 가능하다"며 "곧 새로운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은 앞서 임상시험 결과 부족을 이유로 65세 이상자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자에서 제외한 입장을 변경하지 않았다.
정경실 반장은 "저희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미국 임상시험 결과뿐만 아니라 각국의 고령자에 대한 접종 결과를 모두 포함해서 검토 중"이라며 "전체적인 각국의 접종 결과를 보고 (국내 고령자 AZ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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