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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 넘겨 석사학위받고 모교 교단에 서는 '늦깎이 대학원생'의 인생역전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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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 넘겨 석사학위받고 모교 교단에 서는 '늦깎이 대학원생'의 인생역전 화제

박성은씨, "배우는 즐거움·나누는 기쁨위해 교단 섭니다." ...정읍 남일초‧중‧고교 교사로 9월 임용 예정

▲24일, 우석대학교 2020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에서 당당히 총장상을 받은 박성은씨 ⓒ우석대학교

"내일 당장 죽음이 닥친다면 무엇이 가장 후회될까 생각해보니 공부를 못한 게 가장 한(恨)으로 남을 것 같아 공부를 시작했다."

‘불치하문(不恥下問)’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이 수치가 아니라는 뜻으로 자기가 모르는 부분은 누구에게든지 물어서 식견을 넓히라는 말.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이처럼 ‘불치하문’을 실천해 24일, 우석대학교 2020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에서 당당히 총장상을 받고 임용을 앞둔 늦깎이 대학원생이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우석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전공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박성은(만 62세) 씨.

베이비붐 세대에 태어난 박성은 씨는 어려운 가정형편에 배움을 포기하고 열심히 일해 자식들을 가르치며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 어느 날 자신이 하지 못한 일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박 씨는 "공부하기 전에는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이 가슴속에 남아 사람들을 만나면 주눅 들기도 했다"며 "내일 당장 죽음이 닥친다면 무엇이 가장 후회될까 생각해보니 공부를 못한 게 가장 한(恨)으로 남을 것 같아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천명의 나이에 들어서면서 못다 한 배움을 완성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

50세에 정읍시 감곡면에 있는 학력인정학교인 남일초‧중‧고교를 다니며 학문에 대한 열정을 키웠고, 방송통신대학교 영문학과 졸업과 동시에 우석대학교 교육대학원 영어교육전공에 진학했다.

새로운 학문을 배운다는 사실 자체가 즐거웠지만, 외국어 전공 특성상 암기의 중요성이 크고 휘발성이 강해 많은 어려움도 뒤따랐다.

그는 "방금 배운 것도 기억나지 않아 힘들 때도 있었지만 ‘같은 행동을 66일간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라는 글을 읽고 매일 아침 단어와 문법을 복습했다"며 "특히 함께 공부했던 자식이나 손자뻘 되는 동기생들의 응원과 지도교수님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공부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다가올 9월 자신의 모교인 남일초‧중‧고교의 영어 교사로 임용될 예정이다.

남일초‧중‧고교는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 50~60대 장년과 70~80대 어르신들 등 835명의 만학도가 초‧중‧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곳이다.

박성은 씨는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하는 과거의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더 넓은 식견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며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눈높이 교육을 통해 많은 배움과 동기부여를 해 줄 수 있는 참된 스승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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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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