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 의혹과 관련해 진상규명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불법사찰 대상자들의 개별 정보공개 청구와 함께 특별법을 추진하는 등 전선을 넓히며 야당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낙연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불법 사찰 규모가 상상을 뛰어 넘는다"며 "이명박·박근혜 시절 청와대와 총리실이 어떤 목적으로 불법사찰 보고를 받았는지, 보고 받은 사람은 누구였는지, 보고 받은 뒤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등을 필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불법사찰) 문건 보고처가 청와대 민정수석, 정무수석, 비서실장, 그리고 국무총리로 돼 있는 사례도 있다"며 "정보위원회를 중심으로 불법사찰 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으며, 민주당은 박 후보의 개입 또는 인지 여부를 추궁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 소속 김경협 국회 정보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정원 불법 사찰은 박근혜 정부까지 계속됐고 비정상적 수집 문건 수는 약 20만건에 이른다고 추정한다"며 "보고처로 명시된 것은 민정수석, 정무수석, 대통령 비서실장이고 국무총리가 보고처로 된 자료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불법사찰이 확인되고 있지만 야당은 선거용 정치공작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라며 "선거는 모든 잘못을 덮는 방편이 될 수 없다. 어설픈 물타기를 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과거 잘못을 인정하고 협력하는 것이 옳다"고 촉구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박형준 예비후보를 직격했다. 그는 "당사자인 박형준 당시 정무수석이 사찰 보고서를 보지도, 듣지도, 알지도 못한다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나아가 선거 공작이라고 적반하장 반응을 보여 실망스럽다"며 "지금이라도 본인이 알고 있는 불법 사찰 전모를 국민 앞에 고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사찰 보고서의 배포처가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정무수석실, 총리실이라고 명확히 적시돼 있다"며 "진실이 백일 하에 드러날 일인데 (국민의힘은) 뻔한 정치공세로 은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의식해 박 예비후보를 겨냥한 정치공세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선거 공작이라는 건 가당치도 않다"며 "문서와 기록이 있다. 불법 사찰 보고서는 저희 당이나 정치권이 제기한 게 아니라 법원 판결로 공개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진실이 드러날 일인데 뻔한 정치 공세로 은폐하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박형준 전 정무수석에게 요청드린다"며 "이명박 정부 정무수석 시절에 국정원 사찰 관련해서 정말로 어떠한 보고도 받지 않았는지, 진실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이어 "만약 본인이 억울한 일이 있다면 고소할 것도 권유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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