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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뒤 한국기업, 알고 계셨나요?

[기고] 미얀마 인권운동가 "미얀마 쿠데타, 한국기업 '포스코' 역할 우려"

민주주의를 짓밟고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의 돈 줄은 한국의 모습을 하고 있다. 미얀마의 도심에 지어진 롯데호텔은 수익이 그대로 군부의 자금이 되는 형태이며, 포스코C&C와 포스코제철이 미얀마에서 합작투자를 하고 있는 군부 기업 MEHL의 회장은 이번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훌라잉 최고사령관이다.

유엔 인권 이사회에 보고된 유엔 미얀마 진상조사단의 보고서 <미얀마 군부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와 합작투자를 하는 기업 14개 중 6개는 한국 기업이었다. 포스코의 계열사들, 부동산 그룹인 이노그룹, 태평양물산 소속의 와이즈퍼시픽 등의 한국기업들이 버젓이 군부와 함께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정치적으로도 어마어마한 권력을 지니고 있었지만, 이 권력이 유지될 수 있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이들의 실체가 '군재벌'이기 때문이다. 미얀마 군부는 MEHL과 MEC라는 거대기업을 운영 중인데, 미얀마 현지 인권운동가들은 해당 기업들과의 협력을 중단해달라고 국제사회에 수차례 호소한 바 있다. 미얀마 군부가 해당 기업들로부터 벌어들이는 자금 덕분에 그들이 미얀마의 경제권까지 장악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Dirty List(군부와 연계된 기업 명단)'에 올라 있는 포스코. Burma campaign UK 웹사이트 갈무리

군부가 악의적으로 작성한 헌법 탓에, '합법'적으로 군부에게서 권력을 빼앗을 수 있는 방법은 딱 한 가지 뿐이었다. 바로 국제사회가 나서 군부와 거래하는 기업들을 규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윤만을 추구하던 세계의 자본은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짓밟는 군부와 거래, 나아가 합작투자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중에서도 한국의 기업들은 특히 미얀마 군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덕분에 군부는 언제든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미얀마의 인권운동가 킨 오마르 씨는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에 보내온 긴급호소문에서 "미얀마 군의 범죄행위를 종식시키려면 그들의 경제력을 박탈하고 군을 시민통제 아래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포스코의 역할은 매우 우려스럽다. 미얀마에서 포스코의 기업행위는 미얀마 군의 정통성과 특권을 뒷받침해주며, 군에 이익을 제공하고, 무엇보다도 전쟁범죄를 포함한 인권 침해를 부채질할 가능성마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 포스코라는 기업 하나에서 한 달 동안 노동자 5명이 다시는 퇴근하지 못했고, 한국 탄소배출총량의 1/9을 차지하고 있는 이 부조리에 진작 책임을 물었다면, 미얀마 뿐만 아니라 한국의 사회 또한 조금 더 평등했을 것이다. 미얀마에서 행해지는 폭력이 한국의 모습을 하고 있다면, 한국에 사는 우리의 삶 또한 부정의를 마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있고, 함께일 수록 더욱 강하다.

자국의 기업들에 쿠데타와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이 있는데도, 이를 무시한 채 말로만 군부를 규탄하는 각국 정부들의 목소리는 모두 거짓이다. 미얀마 군부의 전쟁범죄나 쿠데타는 그저 '남의 나라 일'이 아니라 분명한 한국의 일이기도 하다. 이제 한국 정부 또한 책임국으로서 기업 제재 등의 실효성있는 국제연대 행동을 보여주어야만 할 때이다.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민불복종 운동에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리며, 세계시민선언의 성명 중 일부를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보통의 시민들은 때로는 부조리한 세상에 지쳐 침묵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모두 부정의한 일에 맞서 거리로 몰려나올 준비가 되어있는 혁명가들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미얀마 군부가 진정으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아웅 산 수찌의 권력이 아니라, 그들의 폭력을 목격하고 있는 세계의 민중들이다."

기고글 내용 중 "포스코의 계열사들, 부동산 그룹인 이노그룹, 태평양물산 소속의 와이즈퍼시픽 등의 한국기업들이 버젓이 군부와 함께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와 관련해 태평양물산에서 "2019년 8월 UN Human Rights council에서 미얀마 군부와 연결된 기업리스트 발표 확인 후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여 2019년 9월부터 MEHL 지분 인수협상을 적극 진행했다. 2020년 7월, MEHL이 보유한 Wise-Pacific Apparel Yangon 법인의 지분 45%를 전량 인수하였으며, 2020년 9월, MWY 법인지분 100% 모두를 확보하여 합작투자를 종료했다"고 알려왔습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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