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활동 17년째를 맞는 평화·통일·나눔의 벗, 전북겨레하나가 19일 오후 4시 정기총회(비대면)를 개최한다.
전북겨레하나는 정기총회 개최와 함께 남북관계 교착이 장기화되는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성명을 발표한다.
겨레하나가 발표할 성명서를 미리 들여다본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8천만 겨레의 희망을 돛 삼아 힘차게 나아가던 평화의 배가 암초에 걸려 있다.
남북 정상이 손 맞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나들던 순간의 환희도, 백두산 천지에 흥겨운 아리랑이 울려 퍼지던 그날의 감동도 마치 꿈처럼 느껴진다. 한 해에만 세 번의 정상회담을 이루어내고 역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만큼 들끓던 한반도가 왜 이리 얼어 붙어버렸을까? 문재인 정부는 올해가 평화프로세스 성공의 마지막 기회이며 최선을 다해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근본 원인을 제대로 찾지 않으면 그 또한 허언으로 그치고 말 것이다.
오늘 한반도 위기의 핵심 원인은 지키지 못한 '약속'과 이로 인해 깨어져버린 '신뢰'다.
우리는 4.27판문점선언, 9.19평양공동선언, 군사 분야 합의를 굳건히 지켜내지 못했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한다는 민족자주의 원칙은 미국의 압력과 요구에 허망하게 무너졌다. 철도와 도로 연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는 물론이고 인도적 지원조차 미국의 반대와 대북제재 장벽을 넘지 못했다. 대북전단과 한미연합군사훈련, 군비 증강 등의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서 남북 간 군사적 대결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포부 또한 퇴색되었다. 마침내 북은 더 이상 남측에 기대할 것이 없다며 문을 걸어 버렸다.
우리는 단순히 정부의 실책을 일방적으로 질타하고 싶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는 우리 민족의 모두의 손실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반도 문제의 주체로서 오늘의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제시하고 함께 노력하고자 한다.
첫째,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여 남북대화를 복원해야 한다.
우리 정부와 미국은 그동안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연례적인 방어 훈련이라고 밝혀 왔다. 그러나 최대 규모의 군대와 무기를 동원하여 북한 지역 점령과 지휘부 제거를 상정한 훈련이 방어적일 수는 없다. 역사적으로 이 문제가 남북, 북미 대화 성사와 진전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였다는 면에서도 그 무게를 짐작할 수 있다. 북측 또한 8차 당대회를 통하여 한미연합군사훈련 문제가 신뢰 회복의 요건임을 밝혔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여 남북, 북미 간 신뢰를 회복하고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둘째, 남과 북은 군사 분야 합의서의 정신을 되살려 군비 증강을 중단하여야 한다.
남북 정상은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전쟁 없는 한반도’를 공언했다. 9.19 군사 분야 합의서를 채택하여 접경지역 일대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남북관계 교착 국면이 길어지면서 양측의 군비 경쟁이 가열화 되고 있다. 올해 우리 측 국방비는 52.8조원으로 2017년보다 12.5조원이나 늘어났다. 스텔스 전투기 등 첨단무기도 획기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북측 또한 각종 미사일 성능을 고도화하고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는 등 군사력을 증강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군비 경쟁은 또 다시 한반도의 긴장을 격화시킬 뿐 아니라 양측 경제의 정상적인 발전을 가로막는다. 남과 북은 소모적인 군비경쟁을 멈추고 긴장을 완화시켜 한반도 구성원들의 평화롭고 안정적인 삶을 보장해야 한다.
셋째, 남북공동선언을 이행해야 한다.
신뢰는 약속을 지킴으로써 회복된다. 남과 북은 4.27 판문점선언, 9.19 평양공동선언, 군사 분야 합의서를 통해 전쟁을 끝내고 공동 번영의 시대를 열기로 약속했다. 이 대장정은 다른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니라 8천만 우리 겨레의 미래와 행복을 위한 길이다. 여건이 마련되어야 비로소 지키는 선택 사항이 아니라 조건을 만들어가면서라도 반드시 이행해야 할 필수 과제다. 하루 속히 남북공동선언을 국회 비준하고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각오로 나서야 한다.
이 모든 과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남북관계를 북미관계에 종속시켜온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미동맹도 민족의 이익에 부합할 때 의미가 있다. 마침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섰고 대북정책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지는 시기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협력하는 것이 동맹의 의무이며 그들의 국익에도 부합하다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 동시에 남과 북 사이의 일은 우리의 자주적 결단과 행보로 개척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전북겨레하나는 올해도 도민과 함께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의 화해, 통일을 향해 우직하게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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