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자들이 1번 방문지로 고 노무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경남 봉하마을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부산지역에 있는 친노, 친문 세력들과의 교감을 위한 행보로 보이며 후보자들 간의 경력도 상이해 미묘한 물밑 지지세 확장 경쟁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27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6일 시작서를 제출한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퇴임 행사를 마무리한 후 곧바로 봉하마을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4.7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를 결정한 변 전 대행은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지난 2007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행사의전팀 의전행정관으로 노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모시며 마지막 임기를 함께 했다.
지난 2007년에는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남북군사분계선을 걸어서 직접 넘어가는 역사적인 현장에도 함께 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노 전 대통령의 임기 말에는 개혁 정책들이 좌절되면서 고뇌하는 모습도 곁에서 지켜봤었다.
변 전 대행은 방명록에 "코로나로 모두가 살기힘든 요즘 '민생이라는 말은 저에게 가슴 아픈 송곳'이라시던 대통령님의 말씀 무겁게 사무칩니다. 부산시민의 삶이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회고했다.
이같은 인연이 알려지면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후보자들의 지지를 두고 잔잔한 반향까지 일으키면서 경선 구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특히 민주당 소속 후보자들이 모두 1번 방문지로 봉화마을을 선택한 것을 두고는 다양한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경선이 예정된 만큼 당원 50% 부분에서의 지지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봉하마을을 방문함으로서 당내 주류인 친노, 친문 세력의 '적자'임을 부각하려는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출마를 선언했던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국회 사무총장직을 내려놓고 지난해 12월 29일 곧바로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을 묘역을 참배한 후 권양숙 여사까지 만나는 등 친노·친문 세력을 잡기 위해 열을 올렸다.
이는 김 전 장관이 YS계열로 정치에 입문했고 민주당 소속이긴 하지만 당의 주류인 친문과의 교류가 높지 않았던 점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박인영 부산시의원도 부산시장 예비후보 등록 후인 지난 20일 봉하마을을 방문했었다. 박 시의원은 20대 젊은 나이에 민주화 운동의 마지막 세대로 정치권에 입문했으며 노무현재단과 긴밀한 관계를 가져왔다.
박 시의원은 "부산은 노무현 정치인생의 시작이자 끝이었다. 고향 부산에 대한 애정은 가덕신공항, 북항재개발 등으로 이어졌다"며 "노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것은 이명박이다. 그런 이명박 세력에게 노무현의 꿈이 서린 부산을 내어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3명의 후보자들의 경쟁을 두고 '원팀 정신'을 강조하긴 했으나 민주당 후보자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결국 친노, 친문 세력으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에 물밑에서의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부산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봉하마을은 이미 민주당에서는 충혼탑과 같은 존재가 됐다. 후보자들의 방문은 당연한 것이다"며 확대 해석에 경계를 나타내면서도 "김영춘 후보가 이미 민주당 인사라는 것은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현재 후보자들의 경쟁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는 김영춘 후보를 박인영, 변성완 후보가 어떤 점을 부각하면서 인지도를 올릴 수 있을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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