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올해 7월로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공식 명칭)'이 예정대로 개최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올림픽 관계자들을 인용한 보도들도 서로 달라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2월7일까지 11개 광역지자체에 다시 긴급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이 지난해 도쿄올림픽 연기 결정 때보다 심각해졌다는 점에서 '도쿄올림픽 취소설'에 갈수록 무게가 실리고 있다.
마침내 21일(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더타임스>는 "일본 정부가 예정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취소해야 할 것으로 내부 결론을 내렸다"고 일본 집권당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익명으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2032년에 개최하는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보도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발언과 정반대다. 바흐 위원장은 이날 일본 <교도통신>과의 단독 화상인터뷰에서 "현시점에서 도쿄올림픽이 오는 7월23일 예정대로 개최되지 못할 것이라고 믿을 어떤 근거도 없다"면서 "그래서 플랜B도 없으며, 우리는 도쿄올림픽을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2022년 동계올림픽도 개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앞서 정작 현역 최장수 IOC 위원인 캐나다의 딕 파운드는 "코로나19 사태로 도쿄올림픽이 개최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고, 파운드 위원 발언 직후인 지난 17일 고노 다로 일본 행정개혁 담당상은 도쿄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미 일본의 여론은 도쿄올림픽 비관론으로 기울고 있다. <교도통신>이 지난 9~1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올림픽 취소를 택한 응답자는 35%, 재연기 의견을 낸 응답자는 45%로 나타났다. 다로 담당상의 발언도 이 여론을 바탕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바흐 위원장도 축소 또는 취소 가능성을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다. 그는 “IOC는 유연해야 한다. 안전에 대해서는 금기가 없다”고도 말했다. <교도통신>은 이 발언을 관중 축소에 대한 암시로 해석하며 바흐 위원장이 현재로서는 도쿄올림픽 강행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했다.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은 3월로 예정된 제137차 IOC 총회, 혹은 그 전후에 이뤄질 수 있다. IOC 총회는 3월 10~12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회상회의 방식으로 바흐 위원장과 206개 회원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 33개 종목 체육단체 대표자들이 만나는 방식으로 치러질 것으로 알려졌다.
개최국 일본 여론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IOC가 도쿄올림픽 강행 기조를 바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바흐 위원장이 “플랜B는 없다”고 한 것은 만일 올림픽을 강행하지 못한다면 남은 선택지는 재연기가 아니라 취소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에도 바흐 위원장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선언되고 닷새 뒤인 지난해 3월 17일 종목별 체육단체 대표자들과 화상회의에서 “예선을 6월 말까지 완료한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불과 1주일 뒤인 3월 24일 아베 당시 총리와 전화회담으로 올림픽 연기에 합의했다.
올림픽을 4년씩 순연하자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차기 개최지 프랑스부터 가능성을 일축했다. 토니 에스탕게 파리올림픽 조직위원장은 지난 20일 프랑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을 취소하는 쪽보다 관중을 들이지 않고 개최하는 편이 낫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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