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을 공개하는 등 핵무장력을 과시하는 열병식을 개최했다. 북한이 당 대회를 계기로 열병식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5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저녁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로동당(노동당) 제8차대회기념 열병식"을 "성대히 거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열병식에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공개됐다. 통신이 공개한 열병식 사진에는 '북극성-5ㅅ(시옷)'이라는 글씨가 적힌 것으로 보여지는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4ㅅ'이라는 이름의 SLBM을 공개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한 SLBM은 이 미사일보다 탄두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통신은 이와 관련 "세계를 압도하는 군사기술적 강세를 확고히 틀어쥔 혁명강군의 위력을 힘있게 과시하며 수중전략탄도탄, 세계최강의 병기"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10월 열병식에서 공개했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의 경우 이번에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다만 통신은 "어떤 적이든 우리의 영토밖에서 선제적으로 철저히 소멸할 수 있는 강한 타격력을 갖춘 미더운 우리의 로케트 종대들이 우렁찬 동음으로 지심을 흔들었다"고 밝혀 관련 사진이나 영상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통신은 이날 열병식에 대해 "위대한 당 중앙의 전략적 구상을 결사의 투쟁으로 실현한 국방과학자들과 군수로동계급의 고결한 애국충성의 결정체인 첨단무기들이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 국가의 지위, 세계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우리 군대의 위력을 확증해주었다"며 핵 무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북한이 당 대회를 계기로 열병식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통일부 당국자는 당 대회 계기 열병식에 대해 "개최한 사례는 없다"고 확인했다. 이에 북한이 이같은 행태를 보인 배경을 두고 미국의 정부 교체기에 새 정부와 섣불리 관계 개선을 추진하기보다는 일단 자체 핵무장을 비롯해 국방력을 강화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북한은 당 대회 당시 가졌던 사업 총화를 통해 핵잠수함과 극초음속 무기 개발 등 국방력을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통신은 지난 9일 "핵장거리 타격 능력을 제고하는 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는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북한은 SLBM을 탑재할 핵잠수함에 대한 설계 연구가 종료되어 최종 심사단계에 있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통신은 "중형 잠수함 무장 현대화 목표의 기준을 정확히 설정하고 시범개조하여 해군의 현존 수중작전 능력을 현저히 제고할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고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일부에서는 북한이 코로나19와 수해 및 국제적인 제재 등으로 인해 경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내부 결속을 위해 당 대회 계기 열병식이라는 전례 없는 이벤트를 벌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됐던 8차 당 대회는 이날 열병식을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7차 당대회 등 과거사례를 감안했을 때 앞으로도 '군중행사' 등 경축 및 당과업 관철 관련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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