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에서 후백제 때 토기와 기와 등을 생산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마가 발굴됐다.
14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문화재청의 긴급발굴조사비를 지원받아 (재)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전주 우아동 도요지(가마터)를 조사한 결과, 후백제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토기가마를 발굴했다.
토기가마가 발굴된 곳은 전주시 덕진구 우아동1가 산108번지 일원 왜망실 지역으로, 후백제의 생산유적(生産遺蹟)이 자리하고 있는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발굴된 토기가마는 진흙을 이용해 만든 반지하식 굴가마로, 토기를 구워 만드는 곳인 소성실(燒成室)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연료를 연소시키는 연소실(燃燒室)과 아궁이, 배수로 구조가 확인된데 이어 가마의 하단에서는 폐기장이 조사됐다.
연소실의 경우 길이보다 너비가 두 배인 220㎝였으며, 연소실의 불 기운이 소성실로 넘어가는 불턱(불을 피우는 자리) 중간에 단이 형성돼 있는 특이한 구조로 돼 있다.
아궁이의 너비는 65㎝ 정도로, 아궁이 쪽이 높고 연소실이 낮은 외고내저형(外高內低刑)이고, 바깥쪽으로는 깊이 50㎝ 내외의 배수로가 연결돼 있다. 연소실의 불턱과 아궁이 앞부분, 배수로는 한 차례 이상 개·보수가 진행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함께 폐기장에서는 회색 연질(손톱으로 새겨질 정도의 무른 성질)의 주발(밥그릇)을 비롯해 회청색 경질(단단한 성질)의 항아리, 병, 장군 등이 출토됐다.
회청색 경질의 토기편에서는 토기를 구울 때 자체적으로 생기는 자연유약이 확인됐는데, 이는 토기에서 도기(陶器)로 전환되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판단되고 있다.
특히 우아동 토기가마에서 출토된 토기가 전남 영암 구림도기유적과 전주 동고산성 주 건물지에서 출토된 유물과 유사성을 보이고 있어 제작시기를 나말여초(羅末麗初)인 후백제 시기로 내다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토기가마의 구조로 보았을 때 국내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청자가마로 알려진 진안 도통리 유적과 연관성이 있어 고고학적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주변 지역에 대한 확대 조사를 통해 가마 운영시기의 생산체계를 규명하면서 향후 조사 성과에 따라 보존 및 정비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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