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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인이 양모에 '살인죄'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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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인이 양모에 '살인죄' 적용

법의학자 3명 재감정 "살인 의도 있거나 사망 가능성 인지했을 것"

검찰이 '정인이 사건(양천 아동학대 사건)' 양모 장모 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13일 열린 양모 장 씨와 양부 안모 씨의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허가했다. 검찰은 장 씨에게 '주위적 공소사실'로는 살인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는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예비적 공소사실은 주위적 공소사실에 무죄 판결이 날 때 다시 판단을 받는 죄목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장 씨에 대해 살인 혐의 판단을 구하고 입증이 되지 않으면 아동학대치사에 판단을 구할 수 있다. 살인죄의 기본 형량은 10~16년이고 가중 요소가 인정될 경우 무기징역까지 선고가 가능하다. 반면 아동학대치사죄는 징역 4~7년에 6~10년 가중할 수 있다.

정인이는 사망 당시 췌장 절단, 복강 내 출혈 등 심각한 복부 손상을 입었고 쇄골과 늑골 등에 골절 흔적도 발견됐다. 검찰은 정인이가 등 쪽에 가해진 강한 충격에 따른 복부 손상으로 사망했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충격이 가해졌는지 드러나지 않아 장 씨에게 살인이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만 적용해 지난해 12월 기소했다.

검찰은 이후 살인죄 적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전문 법의학자 3명에게 정인이 사인에 관한 재감정을 의뢰했다. 법의학자들은 장 씨에게 살인의 의도가 있거나 정인이가 사망할 가능성을 장 씨가 인지했을 것이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자문을 의뢰한 대한소아청소년의사회 또한 지난 5일 검찰에 의견서를 제출해 "외력으로 췌장이 절단되려면 교통사고 정도의 큰 충격이 있어야 한다"며 "장 씨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장 씨 측은 이날 재판에서 "고의로 정인이를 사망하게 한 것이 아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양모 장 씨와 양부 안 씨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정인이를 상습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정인이는 지난해 1월 이들에게 입양된 후 같은 해 10월 장기 손상으로 인한 복강 내 출혈 등 복부 손상을 입은 상태로 서울 양천구 소재 병원에서 치료받다 숨졌다.

당초 장 씨에게는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적용되고 안 씨에게는 아동학대·방임 혐의가 적용됐으나 정인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이들을 살인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이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3만 명이 넘게 동의했고 한국여성변호사협회도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정인이의 피해, 현출된 증거 자료만 보더라도 살인죄를 적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에 대한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부 안 모 씨가 13일 1심 첫 공판이 끝난 뒤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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